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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희선(44)이 28년차 배우의 노련함을 보여줬다.
김희선은 28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종영 소감을 남겼다. 김희선은 1993년 데뷔한 후 28년간 활동하며 계속해서 톱스타, 극의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김희선은 "톱스타로 계속 살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저한테는 참 복인 것 같다. 제 배역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작품은 마음에 드는데 제 역할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그런 것도 있고, 작품도 다 좋은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역효과를 내거나 오히려 너무 제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우려가 된다. 저는 물론 드라마의 제일 큰 시나리오 역할도 중요하지만 같이 하는 감독님, 배우도 중요한 거 같다. 배우도 역할이 맞고, 제가 평소 하고 싶었던 배우를 찾기 힘든데 그래도 간절히 원할 때 이런 작품이 주어지더라. 이게 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슬럼프가 없던 것은 아니라고. 김희선은 슬럼프 관련 질문을 받고 "그 시기가 저는 결혼이었던 거 같다. 제가 20대 때는 일을 쉬지 않고 일한 기억밖에 없는데, 100% 제 마음에 들었다고 표현을 못하겠더라. 사실 '나는 이렇게 연기하고 싶은데, 감독님에 의해서 내가 하고 싶지 않은' 방향으로 한 것도 있고 수동적 자세로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때려치울' 생각을 하려던 찰나에 제가 결혼을 해서 좀 쉬어가는 시간도 가졌다가 다시 결혼하고 쉴 때 다시 저의 열정을 갖게 된 거 같다. 만약에 20대처럼 계속 일을 했다면, 30대도 20대만큼 일이 주어지지 않겠지만 그렇게 연기했다면 진작에 때려치웠을 거 같다. 그런 시기에 결혼과 아이와 저만의 시간을 갖고 하고 싶다는 열정을 끌어올렸고, 그 시기를 잘 견딘 것 같다. 잘 버틴 거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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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희선은 30년 가까이 대한민국 대표 미녀로 불리는 소감에 대해 "미모를 유지하는 비결을 물으신다면, 비결은 딱히 없지만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거 같다. 그리고 받는다고 해도 빨리 잊어버리고 털어버리고, 오래 마음에 간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좋은 사람들과 술먹고 떠들면서 수다를 한다. 역시 사람들은 뒷담화할 때 친해지고 그런다. 어떻게든 풀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얼마 전에 허리디스크가 조금 터졌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운동을 하려고 한다. 필라테스도 시작했다. 하루하루 몸이 다르더라"고 말했다. 만약 이정도로 운동을 안 하면 화장실 갈 때 기어간다고, 제 근력이 그정도로 저질이라고 하더라. 대한민국 대표 미녀라고 하시니 태어나며 갖고 태어난 것은 다 썼다. 앞으로도 유지하면서 관리하려고 한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말로는 쉬운데 참 어렵다"고 했다.
게다가 과거에는 예쁜 미모 때문에 연기력이 가려졌다면, 이제는 연기도 외모도 완벽한 '믿보배'로 거듭나는 중. 김희선은 "'믿보배'라는 말이 얼마나 좋나. 배우가 이 세글자를 들으려고 열심히 하는 거 아니겠나. 이 단어는 정말 좋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믿보예배'가 되고 싶다. 믿고 보는 예쁜 배우"라는 재치 있는 수식어를 남겼다.
'시간여행'을 그린 드라마 '앨리스'에 출연했던 김희선은 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왔다고. 김희선은 "시간여행 드라마다 보니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는데 저는 현재가 좋다. 배우로서의 이유다. 예전에는 막 감독님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라'고 하면 그걸 흉내내는 편이었던 거 같다. 감독님에게 의지하고 해주시는 말에 그대로 약간 따라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제가 제 생각대로 연기하고 제가 좀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를 때나 역할을 고를 때 그런 면에 있어서 지금이 훨씬 더 좋다. 시점을 따지자면 현재인데, 굳이 한다면 아무 생각이 없던 순수한 초등학생 때. 동네에서 놀고 있으면 때 되면 돌아오고 그럴 때가 좋다. 현재가 제일 좋다"고 밝혔다.
과거 PD와 감독들의 디렉팅에 의지한 연기를 해왔다면, 이제는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김희선은 "'좋은 연기'는 다른 친구들의 연기를 보며 그 사람이 울 때 나도 울고 그 사람이 웃을 때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연기가 좋은 거 같다. 저는 사실 '국제시장'을 다시 봤다.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그리지 않았나. '국제시장'을 다시 봤는데 다시 보고, 다시 봤는데도 처음보다 더 울게 되더라. 자식이 있다 보니 그런 걸 수도 있는데, 배우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걸 상대방이 느낄 수 있으면 좋은 연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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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희선은 "제가 봐도 너무 바르게 살아도 힘들고, 너무 어긋나게 살면 힘들지만 적당히 어긋나게 사는 저같은 이런 콘셉트는 많이 피곤하지 않은 거 같다. 롤모델로 삼아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다. 더 꾸밈없이 솔직하고, 거짓말 안하고 솔직하고 털털하게 제 모습 그대로. 여기서 제가 콘셉트를 바꿔도 이미 늦었다. 25년을 넘게 이렇게 살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주변에서 "유튜브 열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김희선은 기자들에게 "술방"(술 마시며 하는 방송)을 추천받고 고심했다. 그는 "제가 만약 유튜브를 하면 '오늘 이 자리에는 술을 하는 신동엽을 모셔서 말하겠다' 이런 것을 할 거 같다. 그런데 한 시간 녹화하면 한 50분을 못 나가고 비방(방송 불가)일까봐 그게 문제다. 또 그게 걱정인데 작품을 못할까봐 걱정이다. 다른 걸 다 잘릴까봐 걱정이다"고 말하며 남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김희선을 향한 기다림은 길어지지 않을 전망. 김희선은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더 도전적인 작품으로 여러분들이 깔 수 있는 새로운 모습 많이 보여드려야 된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앨리스'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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