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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포인트' 이경실 "남편 성추행 사건, 시련 없을 줄 알았는데 오더라…친구로 극복" [종합]

이우주 기자

기사입력 2020-10-23 12:49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터닝포인트' 이경실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전 남편의 성추행 사건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23일 방송된 JTBC '인생토크쇼 터닝포인트'에서는 개그우먼 이경실이 출연해 인생사를 고백했다.

이날 이경실은 평탄치 않았던 학창시절을 돌아봤다.

이경실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고백했다. 이경실은 중학교 수업료도 제대로 못 낼 정도였다며 "담임 선생님 시간에 저와 짝꿍이 책을 안 가져왔다. 옆 친구한테 책을 빌려서 보는데 누가 책을 안 가져왔냐고 다그치더라. 친구한텐 온화하게 말해서 '나한테도 저 정도로 하겠지' 했는데 갑자기 정신머리가 썩었다는 등 화를 내더라. 이건 아니다 싶어서 벌떡 일어나 '돈이 없어서 수업료를 안 내는 건데 돈 없는 마음을 아시냐. 왜 이렇게 차별하시냐' 했더니 따귀를 때렸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경실은 "그때 눈물이 터졌다. 그게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뇌막염이 와 병원에 입원했다. 그게 제 첫 시련이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아버지의 병수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을 서울로 가야겠다 결심한 이경실은 등록금을 모으기 위해 개그콘테스트에 참가했다. 당시 금상을 차지했던 이경실은 "어릴 때 코미디언 되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나갔다. 그때 정말 반성 많이 했다"며 "금상으로 받은 70만원은 지인들에게 상턱을 내느라 다 썼다. 이후 MBC에 입사했고, 출연료가 1회당 5만원이어서 '할 만 하다' 싶어 하게 됐다. 그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인기비결에 대해선 '성실함'을 꼽으며 "난 요즘 연예인은 못할 것 같다. 다들 재주가 너무 많은데 난 재주가 없다. 난 그냥 성실했던 것 같다. 후배들에게도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성실히 해야 한다'고 한다. 시청자들은 내가 하고 싶어서하는 프로인지, 아닌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저도 어떤 프로그램을 나가든 최선을 다했다. 토크쇼 같은 거 할 때 솔직하게 꾸미지 않고 하는 것. 묻는 질문에만 답하지 않고 내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고 돌아봤다.

'도루묵 여사'로 승승장구하던 이경실은 27살에 결혼했다. 출산 후 4~5주 만에 복귀하며 쉼 없이 활동해온 이경실은 이혼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경실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어르신들이 뒤에서 혀를 차는데 그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며 "어느날 어떤 어머니가 날 보고 왜 그렇게 강만 쳐다보냐고 걱정하시더라. 나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경실은 자신이 '말술'이라는 오해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이경실은 "예전엔 술을 아예 안 했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친구들이 제가 술 마시는 모습을 보고 놀란다. 제가 이혼을 하고 나서 술을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며 "운동 끝나고 맥주를 마시는 맛을 알게 됐다. 이런 맛이구나 싶었다 요즘엔 또 자제가 되더라. 마음이 아플 때는 많이 마시기도 했는데 술 마신다고 그런 게 잊혀지는 것은 아니"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경실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남편의 성추행 사건으로 공백기를 가지게 된 것. 이경실은 "이제는 그런 시련이 없을 줄 알았는데 나의 계획과는 반대로 올 수도 있더라. 정말 저도 우울했다. 제가 그전에 바빠서 못 만난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된 계기가 됐다. 내가 안 나오려 하면 어르고 달래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끔 해줬다. 그 친구들과 시간을 잘 보내면서 힘든 시기를 잘 견뎠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 친구들 덕에 얻은 새로운 취미도 있었다. 이경실은 "함께 등산을 했다. 동네 산들을 가다가 결국 히말라야까지 등반했다. 정말 넘어가겠다는 순간이 오는데 그동안 있었던 아픔 같은걸 이겨낼 수 있게 해달라고 바랐다. 눈물 콧물이 그렇게 나오더라. 이 산을 넘겨야 또 웃을 수 있는 제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정상에 올라갔을 때 가장 처음 외친 말이 '나는 이경실이다'였다. 제가 그 말을 하려 한 게 아니라 제 자신이 대견하더라. 그러면서 소리 질렀던 기억이 난다"고 등산으로도 아픔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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