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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젊은이의양지' 김호정 "중년 여성이 주인공, 이런 기회 또 있을까 싶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0-23 12:1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카드 연체금을 받으러 갔다가 사라진 후 변사체로 발견된 실습생으로부터 매일 같이 날아오는 의문의 단서를 받게 되는 콜센터 센터장 세연의 이야기를 그린 극현실 미스터리 영화 '젊은이의 양지'(신수원 감독, 준필름 제작). 극중 세연 역의 김호정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1991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완벽한 인물 밀착 연기를 보여준 30년차 베테랑 배우인 김호정. 올해 초 개봉한 '프랑스 여자'를 통해 현실과 판타지를 오고가는 몽환적 인물을 섬세하게 연기했던 그가 '젊은이의 양지'를 통해 진짜 어른의 의미를 되묻는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세연은 휴먼네트워크 콜센터 센터장으로 딸 미래(정하담)을 키우며 살아가는 싱글맘이다. 어릴 때부터 서장을 강조하는 사회 속에서 자란 그는 노력만을 강요하다가 어느 날, 어린 콜센터 현장실습생 이준(윤찬영)이 사라지고 취업 준비를 하는 딸이 몰락해 가는 모습을 보며 심경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이날 김호정은 "세연이라는 인물이 어렸을 때 부터 정말 열심히 살아온 인물인데, 어른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이 가해를 해온다. 우리도 그런 경험을 많이 겪고 살지 않나. 그러다가 어마어마한 일을 겪고 조금이라도 달라지려고 한다"고 극중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을의 입장으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참아야 하는 모습의 세연. 김호정 역시 젊은 시절의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모욕감을 느끼는 순간은 많았다. 그건 모두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후배이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 순간, 여배우이기 때문에 참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순간이 많았던 것 같다"며 "지금 당장 택시만 타더라도, 여성이라서 함부로 대하는게 확실히 있다. 어렸을 때부터 현장에서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과하게 행동하는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과거와 달리 현재 연기 환경은 나아진 것이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김호정은 "환경적으로는 나아졌지만, 지금은 더 냉정해진 것 같다. 과거에는 실수가 용서가 됐는데 오히려 지금은 실수가 용서가 되지 않는 시대인 것 같다. 실수를 해도 술 한잔에 해소되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실수 한 번에 끝나는 시대인 것 같다"고 생각을 말했다.

그럼에도 최근 여성 배우들을 주연으로 내세우는 여성 서사 영화의 증가를 반가운 변화라고 말했다. '프랑스 여자'에 이어 '젊은이의 양지'에서도 중년 여성으로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나간 김호정은 "정말 나에겐 큰 의미다. 다시 또 주인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싶다. 나이 든 여자가 주인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올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여배우가 좋은 영화가 최근 너무 많더라. 엊그저께 '윤희에게'를 뒤늦게 봤는데 너무 좋더라. 정화씨가 나온 '오케이 마담'도 재미있었다. 지금 여성들이 나서는 영화들이 꽤 있는데 너무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한편,'젊은이의 양지'는 '유리정원' '마돈나' '명왕성'을 연출한 신수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호정, 윤찬영, 정하담, 최준영이 출연한다. 오는 28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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