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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인생캐'를 만났던 배우 박은빈이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사실 이세영과 채송아가 비슷한 결의 캐릭터였다면 오히려 고민을 했을 텐데 다른 결을 가지고 있어 선택하기는 편했어요. 제가 가진 본연의 모습이 송아와 비슷한 면이 많거든요. '청춘시대'를 기점으로 잠시 잠깐 다른 쪽으로 갔다온거죠. (송아는) 편한 옷을 입은 것 같았어요. 따로 캐릭터를 잡기 위해 외향적으로 바꾸기위해 노력 같은 것도 안했고요."
공들였던 것은 오히려 감정라인이었다. "감정선이 중요한 작품이고 대사를 통해서 감정을 쏟아내는 것뿐 아니라 침묵을 통해서 쏟아내야하는 감정도 많았어요. 그런 부분에 집중을 많이 했죠. 내레이션을 통해 채송아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점을 이야기하고 화자이면서 관찰자 역할도 담당해야 했어요. 송아가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생생하게 전달해야만 송아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해서 내용 흐름에 잘 따라올수 있겠구나 싶어서 잘 표현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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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와의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 기본 베이스가 좋은 친구라는 생각을 했어요. 목소리도 좋고 다재다능한 면도 많아요. 극중 캐릭터 박준영이 갖추고 있는 은연중에 배려심 같은 것들도 민재 본인에게 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젠틀함들이 박준영 캐릭터와 잘 맞았죠. 촬영 내내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초반 '썸' 탈 때, 어색할 때 장면들도 연기하면서 만들어진 호흡들이 많았어요. 생갭다 재미있게 장면이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박은빈은 실제 스물 아홉 나이에 스물 아홉 채송아를 만났다. "그동안 많은 작품들을 했지만 같은 나이의 역할을 했던 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같은 나이의 역할을 하는건 희박한 확률이 아닐까요. 촬영하면서도 생각했어요. 저의 선택을 뒤돌아보니까 '내가 이 역할을 안했으면 어쩔뻔 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채송아의 스물아홉을 보내면서 정리를 하면서 선물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채송아는 잘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자기 발로 걸어보고자하는 의지가 굳센 인물이거든요. 행복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 동질감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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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에 처음 연기를 시작한 박은빈은 경력만으로는 이제 중견배우다. "감사한 것은 그동안 공백기 없이 일을 해왔다는 거죠. 96년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어렸을때 경험이 되고 현장에 익숙해진 토대가 됐지만 모두가 그 시간을 인정해주진 않아요. 그렇다고 경력이 많다고 으스대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한해 한해 연차가 늘어난다는 것도 주위에서 상기시켜주셔서 알고 있지만 크게 상관하지는 않아요."
물론 슬럼프도 있었다. "연기가 재미없었던 시절도 있었어요. '뭘 더할수 있을까' '어쩌면 내가 좋아한들 나의 성격과 적성에 안맞을 수 있지 않을까' '탁월한 사람들도 많은데 나의 적성과 맞는 걸까'를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껏 연기를 해오고 있는 걸 보면 슬럼프 시기를 불현듯 잘 이겨내온 것 같아요. 이겨낸 원동력이요? 책임감 같아요. 해야만 할 것, 해야할 것을 먼저 생각하고 내가 해야할 몫을 생각하면서 거기에서 성취할 수 있는 목표들을 달성하면서 성취감을 얻었어요. 그렇게 하면서 자존감이 채워지고 다음으로 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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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촬영을 마치고도 그는 촬영장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눈물이 안나는 걸 보니까 '주연으로서 책임감을 은연중에 많이 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긴장을 유지하고 있었나봐요. 긴장감이 풀리려면 또 한동안 집에 있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쉴 때요? 그냥 제 방 침대에서 계속 누워 있는 집순이이에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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