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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한다다'=이초희 만난 작품"..이상이, 늘 새로운 배우의 비결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9-14 09:15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초희는 물론, 시청자들까지 배우 이상이(30)에게 스며들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10학번 출신의 이상이는 다수 뮤지컬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고, 브라운관에서 그 노력의 결실을 맺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부터 '제3의 매력',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으로 이어오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이상이는 13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양희승 극본, 이재상 연출)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히는 인물. 부모와 자식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각자 행복찾기를 완성하는 따뜻한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윤규진의 동생인 윤재석 역을 맡아 송다희(이초희)와 러브라인을 이뤘다. 사돈 관계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사돈 커플', '다재 커플'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상이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서면을 통해 '한 번 다녀왔습니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상이는 "아쉬움이 큰 것 같다.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이상이'가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 내심 기분이 많이 좋다.이렇게 긴 호흡의 작품을 처음 해보는 거였고,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과 가족이 되었는데 이제 촬영이 끝나면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는 게 제일 속상하다.또 촬영 현장에서 배우,스태프들 간의 합이 '척하면 척!' 정말 잘 맞는 팀인데 앞으로 그런 호흡들도 맞출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아쉽지만 그만큼 기분 좋게 잘 보내주고 싶다"는 종영 소감을 남겼다.


이어 이상이는 윤재석 캐릭터를 위해 목소리 톤과 의상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했다. 그는 "원래 제 목소리가 저음이라 목소리 톤을 높이려고 노력했다.재석이가 장난도 많이 치고 능글맞은 성격이니까 그걸 잘 보여드리고 싶어서 말투도 빠르게 했다. 개인적으로 외적인 모습부터 변화를 줘야 그 캐릭터에 잘 녹아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다희를 바라보는 눈빛,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들을 보여주려고 저한테 평소에 없던 외향적인 모습들을 많이 이끌어내려고 노력했었다"며 "첫 등장할 때 터키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는 거여서 스타일리스트와 화려한 의상들을 준비하자고 상의를 많이 했었다.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고 능청스러운 캐릭터니까 오대오 가르마로 설정하고 그 이후에 다희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헤어스타일 변화도 주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윤재석으로서 생각한 명장면과 명대사는 송다희와 함께한 모든 장면. 이상이는 "가짜 여친으로 선자리에 180도 변신한 다희가 나타난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 시점으로 계기로 재석이가 다희를 좋아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터닝포인트가 되는 장면이라 재석이에게 중요한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대사는 재석이가 다희한테 차이고 나서 거리를 두는데 다희가 재석이 속도 모르고 계속 찾아오는 장면에 나오는 대사다. '근데 사돈 혹시 나 좋아해요? 그러면 이런 거 하지 마요. '나는요 사돈. 지금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을 접고 있어요. 근데 사돈이 자꾸 이러면은 나 또 부풀어요. 그럼 되겠어요 안 되겠어요? 다시는 이런 식으로 나 기대하게 하지 말아줘요.' 가만히 대사를 살펴보면 이 말은 분명 거절이 맞는데 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재석이의 마음은 거절이 아닌데 거절의 말들을 다희에게 해야 하는, 대사와 마음이 반비례하는 상황을 연기하는 게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이상이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기억하며 "이초희라는 파트너를 참 잘 만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초희와의 호흡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됐던 것.


사랑을 받았던 덕분일까, 초반 '다재 커플'의 분량이 '나규 커플(송나희-윤규진)'을 뛰어넘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시청자들 사이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이는 "감독님이 그러셨다. 주말드라마가 긴 호흡이라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분량 같은 건 신경 쓰지 말고 믿고 가라고 말씀하셨다. 저도 그런 부분들은 감독님이 알아서 잘 만들어 주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 같은 건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극중 '다재 커플'을 이뤘던 이초희와 이상이는 '실제 사귀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리얼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상이와 이초희의 연기하는 눈빛이 '진짜'라는 의혹까지 이어지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상이는 "그만큼 저와 초희 누나의 케미가 잘 살았다는 칭찬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다. 또 생갭다 훨씬 큰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얼떨떨하기도 하다"며 '실제 연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상이는 "연애를 할 때는 애정표현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리고 재석이처럼 여자친구를 웃게 해주려고 장난을 많이 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는 거니까 서로 알아가는데 시간이 걸릴 거고, 그러다 좋아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 섣불리 고백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것 같다. 재석이가 무조건 직진을 하는 스타일이라면, 현실의 이상이는 깜빡이를 켜고 직진하는 스타일"이라고 자신의 연애 스타일까지 밝혔다.


이상이는 극중 외모도 완벽, 직업도 완벽, 성격까지 완벽한 남자 윤재석으로 열연했다. 실제 이상이는 윤재석과 얼마나 닮았을까.

이상이는 "실제 제 성격도 재석이와 비슷하다. 장난을 잘 치고 어머니에게 살갑게 대하고 형한테 투덜투덜 하는 윤재석은 이상이와 많이 비슷하고 닮아 있다. 저도 어머니와 통화할 때마다 '엄마 사랑해'라고 항상 말하고, 친형이랑 티격태격하면서 친구처럼 지낸다. 재석이와 다른 점은 처음에 재석이가 엄마를 피해서 터키로 도망 아닌 도망을 갔던 건데, 현실의 이상이는 어떠한 문제든 도망가지 않고 그 상황과 직면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게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굿프렌즈 제공
특히 '잘생김을 연기한다'거나, '재며든다(재석에게 스며든다)'는 시청자들의 평에 대해 이상이는 "잘생겼다 못생겼다 스스로에게 정의를 내리지 않는다"며 "작품 속 캐릭터를 좋게 생각해주셔서 저 또한 호감으로 보게 되어서 잘생겨 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상이는 남다른 신체 조건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큰 몸과 그에 비례하는 큰 손이 설렘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했던 것. 이상이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주먹왕 재석'"이라며 "초반에 다희가 가짜 여친으로 변신해서 나타났을 때, 저랑 초희 누나 손 크기 차이가 많이 나서 그걸로 기사도 많이 나오고 이슈가 됐었다. 그 때 어떤 분이 '주먹왕 랄프'에 빗대서 '주먹왕 재석'이라고 한 댓글을 봤는데, 살면서 손으로 관심을 받을 거라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더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방송이 나간 후에 부모님께 연락이 왔었다. 손 크기 때문에 기사가 많이 났는데 정작 저는 '제 손 때문에 기사가 났다구요? '했다. 친형도 떡 두꺼비 같은 손이 이렇게 관심을 받을 때도 있구나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이는 '전설의 10학번'으로 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10학번의 일원. 김고은, 박소담, 이유영, 안은진 등 유명한 10학번들과의 '협업'도 꿈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이는 "당연히 같이 연기하고 싶다"며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각자 배우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동기들이 멋있게 성장해나가는 모습에 같은 배우로서 자극도 많이 받는다. 이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연기를 할 지 궁금하기도 하고 같이 호흡을 맞추면 재미있을 것 같다. 장르는 크게 상관없을 것 같다. 다같이 만나는 게 힘들 뿐이지 같은 작품으로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상이는 '항상 새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항상 새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이 배우가 이런 것도 할 줄 알아?', '이 배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하고 보면, '윤재석이었잖아!'하고 놀라게 해드리고 싶다. 욕심일 수도 있는데 한 배역이나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변신을 시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상이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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