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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가수 영탁과 그렉의 우정이 시선을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 그렉은 여전한 목관리와 함꼐 차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나섰다. 지난 방송에서 '드라이브 스루 노래방'으로 폭풍 고음을 보여줬던 그렉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렉은 영탁에게 전화를 걸었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차에 태웠다. 영탁은 두손에 짐을 가득 들고 있었다. 그렉의 생일을 맞아 생일선물을 챙긴 것. 그렉의 생일선물을 가득 실은 영탁은 자연스럽게 차에 올라탔다.
쉽게 예상하지 못할 두 사람의 조합이었다. 그렉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와 내 형제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꾸준히 함께했던 인연으로 두 사람은 돈독한 형제가 됐다.
무명이던 영탁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그렉의 은혜에 영탁은 "(그렉은)친구이기 전에 스타였다. 부탁하기가 어려웠지만, 흔쾌히 제 뮤직비디오에 나와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추억이 담겼던 신사동을 지나 스튜디오에 닿았다. 영탁과 그렉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을 힘들게 올라갔다. 영탁은 그렉을 위해 영양제와 수박을 선물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러나 수박은 있지만 칼은 없었고, 영탁이 수박 절단기를 들고 나왔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미동도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어설프게 수박을 절단한 두 사람은 수박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렉은 영탁을 초대한 이유에 대해 "한국 노래를 배우고 싶다. 한 3개월 전에 연락이 왔다. '그렉 씨, 애국가 부를 수 있어요?'하더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경기 전 그렉이 애국가를 부르게 된 것. KBO 경기는 미국 전역에도 송출되고 있는 만큼 잘 부르고 싶었다는 그렉은 "한국을 정말 존중한다. 애국가는 제대로 부르고 싶었다. 그래서 긴장했다. 한다면 제대로 하고 싶어서 영탁을 초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탁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애국가를 부를 때만큼은 경건해진다. 정석대로 부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고, 가사 이해하기에 돌입했다. 영탁은 외국인에게 설명하기 힘든 한국의 얼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본격적으로 노래 녹음을 하는 그렉의 열창을 들은 영탁은 표정이 굳어갔다. 문제점을 파악한 뒤 곧바로 "키를 올릴까? 템포 올리자"며 '그렉 맞춤형' 디렉팅에 돌입했다. 또 그렉의 된발음도 지적했지만, '안 되는 것도 있다'는 현실을 깨달은 영탁은 "쌍시옷 발음은 어느 정도 넘어가자"고 타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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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은 영탁에게 미국 진출을 권유했다. 그는 "영탁은 특별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 만약 영탁의 영화를 번역한다면 미국 차트도 갈 수 있다. 지금 K팝이 대세지 않나. K트로트는 아시아에서 뒤흔들고 있다. 영탁에게 조흔 기회"라고 응원했다. 영탁은 "너무 신기한게 그렉이 저 이야기를 하고 나서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제 광고가 나왔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렉과 영탁은 '찐이야'를 영어버전으로 만들어냈고, 모두의 궁금증 속에 영탁은 영어 버전 '찐이야'를 열창했다. 데이비드도 "정말 멋지다. 빌보드 TOP10에 들겠다"며 엄지를 들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30세를 기억한 영탁과 그렉은 '서른 즈음에'를 듀엣으로 불렀다. 마음을 적시는 아련한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졌고, 무명시절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냈다. 영탁은 "무명시절에 그렉이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 가족도 없이 혼자 병실에 누워있던 그렉을 위해 영탁이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왔다고.
그렉은 "당시 한국에 가족이 없어서 많이 힘들던 시기였다. 그냥 저한테 너무 좋은 사람이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사람을 본 신아영은 "아무 이유 없이 잘해주는 가족 같다"고 말했다.
그렉과 영탁은 보양식으로 추어탕을 먹으러 향했다. 영탁의 등장에 식당 안은 술렁였다. 이에 영탁은 '막걸리 한 잔'을 한 소절 부르며 팬서비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영탁은 계속해서 과거를 회상하며 "단돈 70만원을 들고 서울로 갔다. 그때 그렉을 처음 만났을 때는 가수를 반 포기한 상태였다. 노래 강사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 일단 살아야 하니까. 가수로는 돈을 못 벌었다. 꿈을 위해 조금씩 저축했는데 아버지 쓰러지시면서 수술비로 다 나갔다. '미스터트롯' 이후 처음으로 전셋집을 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영탁은 '전셋집으로 살아볼 수 있을까'했는데 2007년 데뷔 이후 13년 만에 전셋집에 들어가게 됐다고.
그렉도 "2014년에 나도 음악이 너무 힘들었다. 사람들이 '외국인이 왜 한국 노래 부르냐'며 뭐라고 했다. '노래하는 흑형'으로만 불렸다. 내 이름이 불리지 못했다"며 "그런데 해냈다. 포기를 안해서 그렇단다. 모두에게 말한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도전하라고"라고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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