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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문아' 변영주가 밝힌 #66년생 #'부부의세계' 박해준 #강풀 원작 차기작 [종합]

김수현 기자

기사입력 2020-06-15 22:00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영화감독 변영주가 풍부한 상식과 알찬 입담으로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활약했다.

15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에서는 카리스마 감독, 변영주가 출연했다.

이날 변영주는 자신을 초면이라 칭하는 김용만에게 "2012년 영화 '화차' 개봉할 때 뵀었다"며 "정신 바짝 차리고 사셔야 한다"고 농담했다. 그는 "우리 연배에 깜빡깜빡하는 건 위궤양 같은 거다. 흔한 일이다"라며 김용만과 비슷한 연배인 66년생이라고 밝혔다.

'옥탑방' 최초 영화감독인 변영주는 "일을 하느라 TV를 못볼 때를 제외하면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챙겨 본다. 한 1분 정도 한 뭔 소리인가 싶다. 저게 왜 문제인가, 궁금해야 하나 (생각하게 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정형돈이 "그러다 동시간대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에 출연하게 되면 어떻게 하시려고 하냐"고 말하자 변영주는 정색해 웃음을 자아냈다. 변영주는 "저는 사실 정형돈씨 팬이다. 일 년에 한 번씩 웃기시지 않냐. 가끔 TV를 보는데 재밌는 게 많으면 몰아보기 힘든데 형돈 씨는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

변영주는 "저를 되게 용감한 사람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다. 코끼리가 돌진해올 때 그 코끼리는 무서워하는 걸 수도 있다. 저는 덩치빨이다. 겁이 많다. 동물도 무서워한다. 말을 듣지 못하는 존재들이 무섭다"고 고백했다.

변영주는 "글을 쓰는 건 제가 그 안에 있는 게 아니지 않냐. 머릿 속에 상상한 것들을 수많은 사람들이 실현시켜 주는 점이 매력적이다. 촬영장에서 마음이 미칠 것처럼 행복하다. 이 세계를 제가 만든 것 아니냐. 그런데 실은 수많은 스태프들이 만든 세계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좋아하면 안 된다. 마음 속에서는 쿵쿵댄다. 이 세상이 다 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차기작으로는 강풀 작가의 '조명가게'를 영화화하고 있다고. 변영주는 "몇 년째 준비하고 있고, 제가 게을러서 오래 걸린다"며 "다섯 명이 주연 배우다. 2명은 캐스팅이 됐고, 3자리가 남았다"고 답해 '옥문아' 멤버들을 설레게 했다. 변영주는 "주변에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지인에게 '나는 일종의 줄을 타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내 마지막 영화일 수 있다. 너희들이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기 때문에 영화 감독을 소개해줄 순 있다. 봉준호라던가"라고 이어 말했다. 변영주는 "그 감독들은 한 두 번 실패해도 괜찮다. 한 번 실패해도 다음이 없지 않다"며 그래도 한 명만 골라달라는 요청에 "왜 그래야 하죠?"라고 단호하게 답해 웃음을 안겼다.

영화감독은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엄청난 공부를 하기 때문에 변영주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변영주는 "저는 역사로 이야기를 만들며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세종대왕이 있다. 그때 유럽으로 눈을 돌리면 비슷한 시기에 잔다르크가 있다. 그럼 둘이 펜팔하는 상상을 한다. '잔~ 요즘은 어때? 너희 귀족들은 말 잘듣니?', '아냐, 도. 애들이 다 영국한테~' 등의 상상을 하는 거다. 그러면 역사가 살아서 나에게 오는 느낌이다"라고 풍부한 상상력을 뽐냈다.


첫 번째 질문은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노화속도가 늦어지면서 생긴 현대인의 진짜 나이 계산법은?'이라는 퀴즈였다. 변영주는 "체육관 가면 신체나이를 재지 않냐. 트레이너들이 신체 나이를 물어보며 협박하지 않냐"며 건강과 관련된 신체 나이에 대해 언급했다.


변영주는 "첫 감독 데뷔가 94년도 29세였다. 50이 넘으면서 사람들이 '어른이다'라고 하지만 저는 여전히 실수가 많다. 50세가 됐더니 이틀 건너 반성문을 쓴다. 어른은 도대체 언제 되는 거지? 싶다"고 말했다. 이에 멤버들은 "김용만을 보면 맞다"고 공감했다.

두 번째 퀴즈를 들은 변영주는 "세 번째 퀴즈로 넘어가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적의 벌레 서식지로 1년에 벌레 1660마리를 함께 섭취하게 되는 이 채소의 정체는 브로콜리였다. 변영주는 "그걸 깨끗이 닦지 않으면 벌레를 섭취할 수 있다"고 부가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기억력에 대한 이야기에 변영주는 "어떤 영화는 저도 소개해놓고 기억 못하기도 한다"고 말해 모두를 끄덕이게 했다.

변영주는 "캐릭터가 죽는 건 미안하기도 하다. 죽음으로 이렇게 끝내는 게 맞아?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 않나. 영화 '화차' 마지막은 추락사로 끝난다. 원작 소설과 다르다. '화차'는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엔딩만 6번을 다르게 썼다. 죽음을 추모하는 것보다는 죽음의 당위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배우 때문에 고생한 적 없냐'는 질문에 변영주는 "미리 말을 잘 조정하면 괜찮다. 저는 다행히 그런 적은 없다"며 '같은 시나리오를 다르게 읽을 수가 있나?'라는 질문에는 "그렇다. 예를 들어 '화를 낸다'고 하면, 화를 내는 게 '악에 받친 화', '가짜 화' 등 다양하다. 하나의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영주는 JTBC '부부의 세계'에 주역 중 하나인 박해준과 인연이 있다고. 그는 "이게 선준씨 얘기부터 할 수 밖에 없다. 영화의 조단역 오디션 당시 이선균 씨가 소속사 없는 배우들의 프로필을 모아 주며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 배우들이 이희준, 박해준, 진선규, 김민재 배우였다. 그래서 저는 선균씨가 준 프로필은 보물창고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변영주는 "과거 박해준 씨가 학교 다닐 때 별명이 '아도니스'였다. 정말 잘생겼었다. 잘생긴 친구가 눈을 슬쩍 뜨는데 진짜 무서울 수 있겠다 싶어서 사채업자로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박해준은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에서 사채업자 역을 맡은 바 있다.


이어 "그러다 박해준 씨가 저에게 '드라마가 들어왔다'고 상의하더라. 상대역이 김희애 배우라고 하길래 '무조건 해라'라고 말했다. 언제까지 악역만 할 거냐, 너 너무 악역만 하면 안 된다고 추천했는데 그렇게 최악의 악역일줄은 몰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변영주는 "불륜이 있지만 따뜻한 멜로가 있는 건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새긴 금빛 자수의 정체에 대한 퀴즈. 변영주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전화 요청에 곤란해하며 "그럼 장윤주 배우에게 연락하겠다"며 즉석에서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장윤주는 반갑게 인사하며 "불러주시면 나가는데 제가 진짜 문제를 잘 못푼다"고 자신없어했다. 장윤주는 패션 잡지에서 그 이슈를 다뤘다고 밝히면서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했던 여성 감독들의 이름을 새겼다'고 힌트를 줬다. 결과는 정답이었다. 변영주는 "다음에 만나면 제 이름 새겨드리겠다"고 장난했다.

'영화 개봉일은 어떻게 정하는가'라는 질문에 변영주는 "영화 개봉일을 정하는 건 비수기 성수기가 있다. 개강과 개학으로 바쁜 3,4월은 피하고 5월에 어린이날부터 여름, 크리스마스가 성수기다. 영화 개봉일은 산업 쪽에서 정해주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재고 영화가 존재하게 됐다.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다. 이제야 개봉 준비를 하고 있다. 방역을 잘하고 안전 수칙을 잘 지켜서 극장이 조금씩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


'영화 스포일러'에 변영주는 "스포일러가 재미를 반감시킬까?하는 의문이 있다. 저는 알고 봐도 재밌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반전이 핵심인 영화에는 스포일러 금지를 당부해야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소녀상'의 그림자에 있는 흰 나비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옥문아' 멤버들은 저마다 의견을 냈다. 나비는 '환생'의 이미를 지니고 있었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더 좋은 세상에서 나비로 다시 태어나 일본 정부의 사죄받는 모습을 의미하는 것.

변영주 감독은 "'화차'라는 소설의 원작 소설은 다른 존재로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탈피하는 뱀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그게 영상으로 형상화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 그러다 나비로 바꿨다. 나비를 추모의 형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변영주는 "6월과 7월 사이에 개봉을 드디어 해서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게 될 감독님들이 다음에 출연하면 좋을 것 같다"며 "모두가 뭉클할 것 같다. 모두 울면서 볼 것 같다. 꼭 개봉하는 영화의 감독님이 한껏 거들먹 거리며 나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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