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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치타 남친 꼬리표? 걱정 안해"…남연우, '초미의 관심사'로 잡은 두 마리 토끼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5-19 14:1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남연우 감독과 영화의 재미와 개인적인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7일 관객을 만나는 영화 '초미의 관심사'를 통해서다.

돈을 들고 튄 막내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극과 극 엄마(조민수)와 첫째 딸의 예측불허 추격전을 그린 영화 '초미의 관심사'(남연우 감독, 레진스튜디오 제작).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남연우 감독이 19일 서울 중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감독, 갱, 편집, 주연을 맡은 영화 '분장'(2016)으로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상을 수상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던 남연우 감독. 소수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연출, 연기, 미술, 음악, 춤 등 예술영역 전반을 두루 다루는 감각적인 시선으로 평단과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가 '초미의 관심사'로 4년 만에 다시 스크린에 돌아왔다.

남연우 감독의 연인 치타(김은영)의 첫 번째 연기 도전작이기도 한 '초미의 관심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엄마와 첫째 딸이 막내딸을 찾기 위해 의기투합한 예측불허의 추격전을 통해 재미와 의미를 전한다. 특히 게이, 드랙퀸,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등 추격전의 과정에서 마주치는 다채로운 인물들을 통해 편견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한다.
이날 남연우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때 상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서 빨리 관객들을 만나고 싶었다. 코로나19 이슈도 있고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 하지만 극장 측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주신다고 해서 개봉을 하게 됐다. 안전하게 관객을 만나고 싶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영화사의 연출 제안을 받고 메가폰을 잡게 됐다는 남 감독은 "사실 저는 원래 배우로서의 갈망이 큰 사람이라 배우로 활동을 계속을 하고 있었다. 출연을 하지 않은 채 연출만 하는 건 제 인생의 계획에는 없던 일"이라며 "그런데 제작사에서 제의가 흥미로웠다. 엄마와 딸 이야기인데 조민수 배우님과 치타 김은영 배우님이 모녀로 나온다고 해서 그 조합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래서 그 조합이 구미가 당겼다. 편견에 관한 음악 영화라는 키워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태원도 자신의 아이디어였다는 남연우 감독.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누구보다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필 딱 이태원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분위기도 괜찮아지고 있었는데 하필 이태원에서 그런 게 터졌다. 하지만 받아들여야 하지 뭐 어쩌겠나.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태원 쪽에 2년 동안 살고 있다. 골목을 다니다 보면 여행 온 외국인 분들이 게스트 하우스 앞에 나와서 커피를 마시고 그러는 모습을 보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여행의 기분을 대리만족하게 되더라"며 "요새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데 여행을 못 가게 되니까 여행 프로그램으로 대리만족을 하는데 이 영화를 통해 안전할 때의 이태원의 모습을 대리만족 하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남연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한 치타와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 했다. 첫 미팅 때부터 대화가 너무 잘 했다며 "치타 씨와 미팅을 나가서 대화를 하는데 가치관이 너무 잘 맞았다. 마음이 끌렸지만 '이러면 안된다'라는 생각이 컸다. 난 연출자로서 이 영화에 참여를 해야 되니까. 그런데 어쩔 수없이(?) 연인으로 발전이 됐고 제작사 대표님께 먼저 말씀을 드렸다. 대표님께서 '그럴 수 있지'라고 이해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연인으로 발전했지만 촬영 할 때의 공과 사는 확실히 했다는 남연우 감독. "치타 씨와 현장 거리두기를 했다. 저는 제 자체 성향이 일할 때는 사적인 게 들어오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다. 사실 찍을 때는 서로 각자의 일을 하는데 바빴다"고 말했다.


남 감독은 첫 연기임에도 연인 치타, 그러니까 배우 김은영의 연기를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특별한 디렉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며 "제가 배우를 하게 됐다고 마음 먹은 지 20년이 됐다. 제가 생각하는 연기관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연기를 처음 하시는 분에게 그런 걸 강요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연기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감정을 표현하는데 급급할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그 순간 극중 순덕이 할 법한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이라는 사인이 들어가면 사실 가만히 있기가 힘들다. 특히 처음 연기를 해보시는 분들은 무엇인가를 억지로라도 하고 꾸미려고 한다. 그런데 김은영 씨를 그렇지 않더라. 그래서 놀랐다. 제가 원래 그런 연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 치타와 함께 MBC '부러우면 지는 거다' 출연 소감도 전했다. 처음에는 출연은 거절했다는 그는 "연애라는 게 저는 자랑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는 그 둘만 재미있는 거 아니냐. 군대 이야기처럼 남들이 들으면 재미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출연 제의가 들어왔고 예능 출연이 영화 홍보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예능에 처음 제 모습을 보니까 많이 낯설더라. 그래도 생갭다 제가 걱정했던 것 보다 잘 편집을 해주신 것 같다"며 "저희의 순간을 기록해주시는 게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첫 방송에서 인터뷰를 했었다. 그런데 '헤어지면 흑역사'라는 댓글이 막 달리더라.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훗날의 흑역사가 두려워서 현재의 행복을 누리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타와의 결혼 생각에 대해 조심스럽게 묻자 "치타 씨와 서로 처음 대화 나눌 때부터 둘 다 결혼에 생각은 없었다. '연애하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 '결혼하면 애 낳아야 된다' 그런 생각은 서로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치타 남자친구' 꼬리표가 걱정되지는 않냐는 질문에 "걱정은 안 된다. 저는 스스로 배우로 존중한다. 저는 항상 이유 모를 자신감이 있었다. 만약 예능을 하게 되면 원래 내가 하던 걸 못하게 될 것이라는 편견도 있었는데, 이제는 전혀 없어졌다"고 답했다.
여성 투톱 영화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초미의 관심사'. 남연우 감독은 "우리나라에 여성 영화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지 않나. 솔직히 말하자면 저 또한 남성이기 때문에 내가 여성의 입장을 잘 이해는 작품을 만들거나 그런 영화의 연출은 잘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친구가 저에게 '남성의 이야기를 쭉 쓰고 그걸 여자가 연기하면 되는 것. 여성만을 위한 이야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많이 깨달았다. '신세계' 같은 작품도 모두 여성이 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미의 관심사'는 두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선 일종의 버디 무비"라면서 "제가 인터넷에 '버디무비'라고 검색을 해보니 버디 무비의 정의가 '두 남자 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라고 하더라. '초미의 관심사'가 그런 용어의 뜻 자체를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통해 여성 버디 무비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분장'(2016)을 연출한 남연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민수, 김은영(치타), 테리스 브라운, 이수광, 오우리 등이 출연한다. 5월 2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주)트리플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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