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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젠 격(格)을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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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는 역설적이게도 게임의 사회적 효용에 대한 재인식을 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에 앞서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달 1일부터 '#PlayApartTogether'(플레이 어파트 투게더)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따로 떨어져서 같이 놀자' 정도의 직역이지만, 온라인상으로 펼쳐지는 게임을 통해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뜻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게임학회는 'WHO가 게임의 가치를 인식하고 적극 활용하는 캠페인에 동참한 것을 환영한다. WHO가 부정적으로 본 게임의 공간적 응축성이 역설적으로 코로나19와의 대결에서 인류가 가진 가장 큰 주도권'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는 WHO가 게임과몰입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에 부여하며 게임산업계와 대립각을 세웠던 지난해와는 완전 대조적인 상황이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조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집에서 독서와 음악감상, 그리고 게임을 하자'고 밝힐 정도다. 물론 WHO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완전히 바꾼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게임이 사람들의 일상적 소일거리라는 점을 인정했다는 점에선 분명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나 블리자드, 유니티 등 게임 관련 회사들이 이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당당하게 연대하자
사실 그동안 게임계는 산업적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수출 위주의 고성장 압축 성장을 해온 한국의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연평균 9.8%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 해에만 64억달러의 수출로 무역수지 흑자의 8.8%를 차지한다는 수치는 게임산업의 절대적인 '응원군'이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넥슨 등 대형 게임사들은 이번주 일제히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앱애니 자료에서 나왔듯 전체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이 전세계 모바일게임 소비자 지출 부문에서 전분기보다 31단계 상승한 6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또 대부분 게임사들의 주가는 팬데믹 우려가 커진 3월에 대부분 연중 저점을 찍었지만, 실적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다시 이전 주가를 넘어서거나 혹은 근접하고 있다. 물론 재택근무로 인해 2분기 이후의 콘텐츠 업데이트나 신작 출시 등이 전반적으로 늦춰진 영향을 받고 있지만 다른 산업계와 비교해선 선방 수준을 넘어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는 이런 산업적 성과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가치를 더 널리 알리고 인정받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심리학 박사)는 "전세계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격리가 된 세상에서 우울, 소외감, 단절감으로 인해 더욱 무기력해질 수 있었지만 게임을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소통하고 위안을 받으며 불편함을 최소화시켰다. 게임의 역할뿐 아니라 중요성이 재인식된 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게임산업계가 움츠러들지 말고 더욱 당당하게 사회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게임사들이 이번 위기에 구호금 기부에 적극 동참한 것도 좋지만, 이후엔 자신들이 가진 기술도 적극적으로 공여했으면 좋겠다"며 "게임사들은 대규모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접속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서버 운영 기술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데, 향후 더욱 활성화될 온라인 강의 시대에 이를 적극 돕겠다고 나선다면 사회적 연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는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장도 "게임사들이 보유한 가상현실(VR) 기술과 콘텐츠를 활용하면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가상 국가까지 구축할 수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단번에 날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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