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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궁'→'더킹'…드라마서 포기못하는 입헌군주제 '王'의 매력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04-03 08:00


사진=SBS '더킹: 영원의 군주'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면….'

이런 가설을 배경으로한 드라마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사실 현실성은 '0'에 가깝다. 전세계에서도 입헌군주제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손에 꼽는다. 영국 일본 같은 경우도 입헌군주제이기는 하지만 왕의 역할은 한정적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끊임없이 이 가설이 등장하고 있다.

시작은 2006년 '궁'이었다.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했던 '궁'은 평범한 신분의 여고생 채경이 할아버지끼리의 약속 때문에 왕위 계승자인 세자 이신(주지훈)과 정략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코미디물이었다. '궁'은 자체 최고 시청률 26.6%(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까지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당시 예능 속 '소녀장사' 이미지가 강하던 윤은혜를 스타덤에 올려놓기도 했다.

2011년에는 김태희가 이설 공주 역을 연기한 MBC '마이 프린세스'가 방송됐다. 하루 아침에 공주가 된 여대생 이설이 외교관 박해영(송승헌)을 만나면서 벌어지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물 '마이 프린세스'는 최고 시청률 20.9%를 찍을 정도로 꽤 인기를 모았다. '마이 프린세스'는 남자 주인공이 아닌 여자 주인공을 왕족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2012년에는 MBC '더킹 투하츠'가 전파를 탔다. 북한 특수부대 여자 장교와 천방지축 안하무인 남한 왕자가 서로에 대한 편견과 세상의 불신, 방해를 딛고 사랑을 키워간다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물이었던 이 작품에는 하지원이 북한 장교 김항아 역을, 이승기가 남한 왕자 이재하 역을 맡았다. 당시 '다모' '베토벤바이러스'를 성공시키며 흥행PD 대열에 들어선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던 '더킹 투하츠'는 시청률 면에서는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화제성은 높았다.

이후 '로코'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입헌군주제' 설정은 지난 2018년 부활했다. 최고 시청률 17.9%까지 오르며 대박을 터뜨린 SBS '황후의 품격'이 바로 그것이다. '황후의 품격'은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명랑 발랄 뮤지컬 배우 오써니(장나라)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내용이다. 특이한 점은 '막장'드라마의 원톱으로 꼽히는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김순옥 작가의 손으로 만들어진 왕실은 파격적이다 못해 추악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작품마다 한국 드라마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김은숙 작가도 이 입헌군주제 설정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오는 17일 첫 방송하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 SBS '더 킹: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차원의 문을 닫으려는 이과형 대한제국 황제 이곤과 문과형 대한민국 형사 정태을이 두 세계를 넘나드는 공조를 통해 그리는 차원이 다른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더 킹'은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이 차원이 다른 두 개의 세계로 존재한다는 '평행세계' 설정이다. 마치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를 보듯 설정 자체가 블록버스터급이다.

여기에 '상속자들'과 '도깨비'로 각각 김은숙 작가와 연을 맺었던 이민호와 김고은이 함께 출연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건축물과 빌딩 숲의 향연이 두드러지는 도심의 모습이 상하 반전을 거듭하면서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의 확연히 다른 면모까지 드러낼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입헌군주제라는 설정은 작가들에게는 꽤 매력적인 소재다. 한국 로맨틱코미디의 전형인 재벌2세와 캔디의 만남이 극단적으로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라며 "입헌군주제 설정이 대부분 로맨틱코미디물에서 등장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때문에 로코물에 교과서로 불리는 김은숙 작가의 '더 킹'이 더 기대를 모을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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