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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안보현(31)은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확실하게 빛났다.
모델로 먼저 얼굴을 알렸던 안보현은 2014년 KBS2 '골든크로스'를 시작으로 연기에 도전, KBS2 '태양의 후예'(2016)를 거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로도 차근차근 성장을 이어왔다.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2017)부터 KBS2 '란제리 소녀시대'(2017), MBC '숨바꼭질'(2018)로 존재감의 크기를 키워갔고, 웹드라마 '독고 리와인드'(2018)로도 남다른 액션신을 보여주며 관심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tvN '그녀의 사생활'로 첫 주연에 도전하며 시청자들의 '(남)은기'로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안보현은 최근 서울 양천구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이태원 클라쓰'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작부터 '이태원 클라쓰'를 좋아할 정도로 큰 팬이었다는 안보현은 직접 회사에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는 요청까지 했었다고. 그는 "웹툰을 보는 것을 원래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친구들이 추천해줘서 딱 두 개의 웹툰을 봤다. 그중에 하나가 제가 했던 '독고'였고, 또 하나가 바로 '이태원 클라쓰'였다. 이미 명작이라는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팬이었고, 드라마화가 된다는 소식이 들려서 회사에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말을 했었다. '그녀의 사생활'을 찍고 있던 때였는데 그때부터 어떻게든 해보고 싶으니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고 말해서 기회가 주어지게 됐다. 총 다섯 번의 미팅을 했고, 식사 자리까지 여섯 번의 과정을 거쳐서 합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현은 "다음에서 1등을 했던 웹툰이고 안본 사람들이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제 여동생이 봤다는 것도 이유였다. 여동생이 '완전 띵작(명작)'이라고 할 정도였고 아이디까지 빌려주면서 저한테 전도를 할 정도였다. 걔(여동생)가 그런 말을 할 애가 아닌데, 오디션을 본다니까 흥분을 해서는 '무슨 역할이냐'고 물어보고 그러더라. 애정을 담아줬다. 저희 집에서도 원래 제가 배우고 연예인이라고 해서 뭐 '연예인이다'라거나 그런 반응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집인데, 유독 이상하게도 '이태원 클라쓰'를 하는 동안에는 바로바로 호평이 이어지다 보니 가족들도 좋아하는 거 같더라. 제 여동생은 완전 '상 부산 여자애'라 감정표현에 서툰데 계속해서 게시물 링크도 캡처해서 보내주고, 자기가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칭찬한 메시지를 저한테 보내주고 하는 걸 보면 자기가 못하니까 그 쑥스러움을 이렇게 표현한다 싶었다"며 가족들의 반응을 언급했다.
'띵작' 속 팬이 연기했기 때문일까. 장근원이 나올 때마다 긴장감이 살아난다는 평도 존재했다. 안보현은 "확실히 욕받이가 있어야 하는 거 같다"며 "흑화가 됐지만, 그 모습이 궁금했나 보더라. 새로이를 도와주는 것 아니냐, 장회장에게 복수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들도 있었지만, 악역은 그대로 주이공을 괴롭혀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본직에 충실하는 느낌이다. 욕은 먹었지만, 그 욕이 당여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재미가 있지 않나. '확실하게 욕을 먹자'고 생각한 신들에서 욕을 먹어서 좋았다. 새로이와 붙을 때에도 '새로이가 불쌍하다'가 아니라 '내가 나쁜새끼'라는 말을 들어야 했고, 아버지와 있을 때에도 '진짜 멍청해 보인다. 지질해 보인다'는 말을 들어야 캐릭터 분석을 잘 한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행히 욕도 많이 먹고 지질하다는 말도 많이 들어서 오래 살겠구나 싶었다. 지금으로서는 만수무강도 가능하고, 사실 90까지는 거뜬할 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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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현은 "흑화된 이유를 보여주고 싶어서 중간에 흑발로 바꿨는데, 턱선이 잘 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체중도 감량했다. 평소에는 86kg 정도를 유지하지만, 82kg까지 살을 뺐다. 드라마를 하면서도 운동을 바진 적이 없을 정도인데, 수트를 입었을 때 헐거운 수트가 아니라 몸에 꽉 찬 수트핏을 보여주고 싶었고, 갑질을 해도 귀티가 나는 몸을 만들고 싶어서 운동을 했다. 또 흑화된 모습을 보여줄 때에도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체중을 감량했던 거다.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고민을 좀 하다가 외형적 모습을 바꿔서 보여주면 이입하기 좋을 거 같아서 했는데, 반응이 좋더라. 흑발을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완벽한 '수트핏'을 보여준 덕일까. 안보현에게 또 하나의 수식어도 생겼다. 바로 '한국판 조커'가 그것. 안보현은 "제가 노린 것은 아니지만, 첫날 첫 촬영이 바로 경찰서 신이었고 보라색 옷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안 입는 색의 의상에 머리가 조커의 상징이던 올백 머리다 보니 그렇게 보인 거 같다. 사실 올백머리를 한다는 것은 단점을 드러내고 멋짐을 포기행 하는 거라 쉽지 않았지만 '그냥 하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조커와 이미지가 겹쳤고, 또 영화 속에서 실성한 듯이 웃는 조커의 모습을 모티브로 삼아서 연기해보니 잘 맞더라. 근원이에게 그 웃음을 입혀서 공기반 소리반 호흡으로 얄밉게 연기를 하려고 했고, 사람들이 볼 때 재수가 없었나 보다. 경찰서 신에 이입을 해봤는데 많이들 좋아해줬다"고 말했다.
안보현이 가진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해졌다. 안보현은 "자랑은 아니지만, 악역과 선역을 넘나드는 것이 가능한 얼굴인 거 같다. 두가지 역할을 모두 해봤는데, 전작은 '은기새끼(극중 애칭)'였고, 이번에는 나쁜 새끼였다. 많은 분들이 모르고 '걔가 걔냐'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 반응이 너무 좋더라. 연기로 승화시킨 거고 안보현으로 두 인물을 보여준 거니까. 그럴 때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다음 작품이나 차기작들도 그런 느낌으로 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현은 "진심으로 저의 앞날을 걱정해주신느 분들도 있다. 제 고민을 자신의 고민처럼 해주시는데, 어차피 해야 하는 거 멜로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한번 더 이런 악역을 해볼까 싶기도 하다. 저에게 이런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다. 제 앞에 주어진 것이 어떤 것이든 열심히 해나가고 충실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보현은 '이태원 클라쓰' 종영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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