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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뿐만 아니었다. 사람들의 온기로 넘치는 책방에서 알바를 하게 된 해원은 그곳에서 북현리 곳곳을 내려다보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람의 온기를 여실히 느꼈다. 책방의 창문 너머로는 항상 화기애애한 북현리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 그 중 해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건 은섭의 가족이었다. 은섭의 엄마 윤여정(남기애)은 아들이 행여 추울까봐 목도리를 단단히 여며줬고, 아빠 임종필(강신일)은 맛있는 생밤을 아들 입에 쏘옥 넣어줬다. 동생 임휘(김환희)는 오빠에게 "야"라고 부르며 막대 하는 것 같아도 알고 보면 진정한 오빠 바라기였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그들은 해원이 꿈꿔왔던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은섭은 따뜻함 그 자체였다. 자신의 기분이 울적할 때면 뜨거운 커피를 건네며 슬픔을 누그러트려줬고, 세심한 배려는 차가웠던 해원의 마음에 온기를 슬며시 퍼트렸다. 그런 따뜻한 사람이 "네가 와서 좋아"라며 취중진담 일삼아 십년간 담아왔던 마음을 꺼냈으니 해원의 마음에도 파동이 일었다. 그 따뜻함에 처마 밑에 얼어붙은 고드름이 조금씩 녹아가듯 해원의 마음도 그렇게 녹아가고 있었다.
'날찾아' 제3회, 오늘(2일) 월요일 밤 9시 30분 JTBC 방송.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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