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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오스카 효과 '기생충:흑백판'도 코로나19 못 피했다 "상영 잠정 연기"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2-24 16:1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를 위험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하면서 극장가 신작들이 잇따라 개봉을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개봉을 이틀 앞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흑백판' 역시 개봉을 전격 취소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5월 첫 공개된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갱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국제영화상·갱상 수상 등 전 세계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17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한국영화 101년 역사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야말로 유례없는 수상 기록을 세우며 1년째 전 세계 관객을 만나고 있는 '기생충'은 이 기세를 몰아 오는 26일 재개봉격인 '기생충: 흑백판'을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었다. 봉준호 감독과 홍준표 촬영감독이 직접 흑백으로 리마스터링한 '기생충: 흑백판'은 흑백의 아름다움과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해 지난해 공개된 '기생충'과 또 다른 재미와 여운을 전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기생충: 흑백판'은 지난 2일 폐막한 제49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선공개돼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기생충: 흑백판'을 접한 사람들은 '지난밤, '기생충'을 흑백판으로 다시 보았다. 오스카의 밤이 '기생충'을 머리에 심어주지 않았어도 여전히 반드시 봐야 할 영화이다'(Independent Australia)며 흑백으로 더욱 묵직해진 '기생충'만의 메시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싱가포르의 유명 감독 에릭 쿠는 ''기생충: 흑백판'은 그 극단적임이 더욱 강조되어 매우 강렬하며,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같이 느껴진다.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극찬했다. 이런 폭발적 반응에 힘입어 '기생충: 흑백판'은 관객상을 수상, 재개봉된 버전까지 높은 완성도를 입증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석권한 영화 '기생충' 팀의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봉준호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소공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2.19/
봉준호 감독 역시 '기생충: 흑백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봉 감독은 지난 19일 진행된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후 첫 기자회견에서 "로테르담에서 ''기생충'을 흑백으로 보니 화면에서 더 냄새가 나는 것 같다'라는 평을 받았다. '무슨 소리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의 디테일이나 뉘앙스들을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알록달록한 컬러들이 사라지니 배우들의 눈빛과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전해 '기생충: 흑백판'이 선사할 새로운 영화적 체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이런 이유로 국내 관객들 역시 '기생충: 흑백판'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영화계에서는 일명 '오스카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기생충: 흑백판'은 재개봉된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세울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지만 이런 '기생충'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피하기 쉽지 않았다. 사실 '기생충: 흑백판'의 개봉 연기는 신작 개봉이 아닌 재개봉인 상황으로 다른 작품보다 고심이 더 컸다. 신작의 경우 시사회, 인터뷰, 쇼케이스 등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가 많아 부득이하게 행사를 취소하고 개봉을 연기해야만 했지만 '기생충: 흑백판'의 경우 별다른 행사가 계획되지 않았기에 막판까지 개봉일 연기를 논의해야 했던 것. 최종적으로 '기생충' 제작진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따르기로 결정한 것.

'기생충'의 투자·배급사인 CJ ENM은 24일 오후 스포츠조선을 통해 "'기생충'이 26일부터 흑백판으로 전환상영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 격상에 따라 전환상영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전환상영 일시는 추후 상황을 보고 다시 전달하겠다. '기생충 흑백판' 상영을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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