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도상우 "'간택'은 터닝포인트..인생 원동력 됐죠"

TV조선 드라마 '간택'에서 대군이 된 남자 이재화를 연기한 배우 도상우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e-mail]/2020.02.1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도상우(32)가 '간택'이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도상우는 2008년 패션모델로 먼저 데뷔한 후 배우로 전향, 2014년 방송된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극중 지해수(공효진)의 전 남자친구인 최호 역을 맡아 '국민 나쁜놈'에 등극한 바 있는 인물. 여기에 tvN '하늘에서 내리은 일억개의 별'에서도 '미운 전남친'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들의 시선몰이를 제대로 했다. 늘 '나쁜 남자'이자 '세련된 남자'만 연기했기에 그에게 이렇게 수더분한 모습이 있었나 싶지만, 도상우는 최근 종영한 TV CHOSUN 토일드라마 '간택'(최수미 극본, 김정민 연출)에서 시골에 살다가 하루아침에 왕위 계승 서열 1위가 된 남자 이재화 역을 맡아 이전과는 다른 모습도 보여줬다.

뿐만 아니었다. 중반 '흑화' 장면은 시청자들의 박수를 유도한 포인트. 수더분하고 순수한 줄만 알았던 이재화가 사실은 가장 가까운 턱밑에서 왕위를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안방은 충격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열연 덕분이었을까. '간택'은 첫 방송시청률 2.6%를 시작으로, 최종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6.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넘어서며 3배에 가까운 상승효과를 누렸다.

최근 종영한 '간택'은 쌍둥이 언니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왕비가 되려 하는 한 여인과 예지몽을 통해 그 여인을 보는 조선 왕의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로, 간택 과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하고 애달픈 '궁중 서바이벌 로맨스'를 그린 작품. 도상우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을 찾아 '간택'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간택' 속 사투리 연기를 여전히 벗지 못했던 도상우는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사투리를 누르며 "재화에서 벗어난 줄 알았는데, 떨쳐내기가 힘들더라. 떨쳐냈다고 생각을 했는데도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니 갑자기 울적하고 안쓰러운 느낌도 들고 그랬다. 인터뷰를 돌면서 재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 또 떨쳐내지 못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도상우는 오랜만에 '간택'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그동안 군입대와 전역 등의 개인적인 사유 등으로 연기자로 인사할 기회가 없었지만, 지난해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을 시작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시 점차 다가서는 중이다. 도상우는 '간택'에 대해 "환경도 너무 좋았고 스태프들도 좋아서 재미있고 즐겁게 촬영했다"며 "시청률이 더 잘 나와서 기쁜 부분도 있다. 기사를 보고 'TV CHOSUN 역대 최고 시청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포상휴가도 갔다면 좋았겠지만, 못가더라도 더 돈독해져서 배우들끼리는 강원도 쪽으로 한 번 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한 상태다"고 밝혔다.

도상우가 연기한 이재화는 경상도 사투리가 입에 밴 인물. 부산 출신이기 때문에 쉽게 연기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연기와 실제 사투리는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도상우는 "부산 출신이지만 사투리는 힘들더라. 연기를 사투리로 해본 것은 처음이라 제가 자신있게 햇는데도 주변에서 '자연스럽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부산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고 녹음 해서 다시 들어보기도 했다. '이게 맞느냐'고 묻고, 초반에 '어색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점점 저의 톤을 만들어가면서 체크했고, 그렇게 재화를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TV조선 드라마 '간택'에서 대군이 된 남자 이재화를 연기한 배우 도상우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e-mail]/2020.02.13/

TV조선 드라마 '간택'에서 대군이 된 남자 이재화를 연기한 배우 도상우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e-mail]/2020.02.13/

억양부터 하나 하나 쌓아 올린 재화였기에 아쉬운 부분도 더 많이 보였을 터. 도상우는 "부족한 부분은 너무 많이 보였다. 사극이다 보니 발성이나 호흡이 아쉬웠고,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초반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중반부 흐르며 집중도가 좀 떨어진 부분들이 있었는데, 중반부터 그게 많이 보여서 저 스스로도 보완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다"며 "이재용 선배님처럼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감정선 하나 하나를 잘 잡아주셔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왜 나는 저렇게 안될까' 고민하기도 했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첫 사극을 만나다 보니 도상우는 '간택'에 더 큰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 그는 "사극이 처음이라 그런지 정말 힘들었고 긴장도 됐고 부담도 컸다. 잘못하면 연기가 다 들통날 것 같아서 더 긴장했는데,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재미있더라. 현장에서 잘 만들어지다 보니 초반에 조금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고, 중반 이후부터는 변화하는 과정을 쌓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마지막에 감정을 폭발시켰을 때는 희열도 있었다. 복합적인 감정을 폭발시켜 연기할 수 있던 것은 감독님과 작가님이 중간에 제게 귀띔해주셨던 덕분이다. 재화의 감정을 미리 넘겨주셨기 때문에 그 감정을 쌓아 마지막에 폭발할 수 있던 것 아닌가 싶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 덕분일까. 도상우는 시청자들에게 '두 얼굴'이라는 호평까지 받을 수 있었다. 도상우는 "저에게 '두 얼굴'이라고도 해주시고 다양한 모습을 많이 봤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처음으로 작품을 하면서 '깔끔하게 마무리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작들을 할 때에는 불만을 가지고 자책을 했던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에도 역시 부족했지만 깔끔하게 잘 마무리했던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저한테도 자신감이 좀 생겼다. 연기적인 자신감보다는 사람 자체가 조금 더 원동력이 생긴 느낌이다. 저한테는 그래서 '간택'이 뜻 깊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작품을 만나기가 힘든데, 저에게는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도상우는 '쉼 없이 달릴 예정'이다. 쉬는 것이 더 싫다는 그는,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