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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칸→골든글로브→아카데미 찢은 #봉하이브"…전세계 열광한 봉준호 신드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2-10 16:35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또 한 번 이변을 낳았다. 지난해 칸영화제에 이어 올해 골든글로브, 미국 조합상에 이어 이번엔 아카데미라는 드높은 장벽을 넘으며 전 세계 #봉하이브(hive·벌집) 신드롬을 증명해냈다.

10일(한국 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아카데미)이 열렸다. 이날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갱상 등 총 4관왕을 휩쓸었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 수상이자 한국 영화 최초, 순수 아시아 영화 최초 기록이다. 봉준호 감독은 작품상 수상 이후 백스테이지에 내려와 취재진을 향해 "일어나면 꿈일 것 같다. 초현실적인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놀랍다"며 연신 믿을 수 없는 수상의 감격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인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가족희비극이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등이 출연, 제작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살인의 추억'(03) '괴물'(06) '마더'(09) '설국열차'(13) '옥자'(17) 등을 통해 촌철살인 메시지와 위트있는 블랙 코미디 전개로 전 세계 수많은 팬을 양산한 봉준호 감독은 이번에도 역시나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매 작품 한계없는 스토리와 뛰어난 연출 및 미장센, 그리고 압도적인 앙상블을 펼쳐온 봉준호 감독은 그 정점으로 '기생충'을 꺼내 들어 한국 영화 101년 역사의 파란과 사건을 만들었다.

특히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필모그래피 중 최고의 마스터피스이며 더 나아가 한국 영화 최고의 역작으로 손꼽히며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 한국 사회의 빈부 격차의 폐부를 찌른 스토리였지만 비단 이는 한국에 국한되지 않았다. 한국 사회를 넘어 전 세계가 직면한 현실적인 빈부 문제를 꿰뚫는 날카로운 메시지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관객의 공감을 산 것. 대담하면서 참신하고 또 자극적이면서 아름다운 마스터피스의 탄생이었다.


이러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시작부터 달랐다. 전 세계 최초 공개된 무대였던 2019년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단번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명작으로 떠올랐다. 국내 흥행도 당연했다. 그해 5월 30일 국내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칸과 국내를 점령한 '기생충'은 지난해 10월 북미 배급사 네온(Neon)을 통해 미국에 상륙하며 본격적인 '오스카 레이스'를 시작했다. 개봉 초 3개의 상영관으로 시작해 지난달 1000개의 상영관을 돌파, 북미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작품으로는 '디 워'(07, 심형래 감독)를 꺾고 12년 만에 흥행 신기록을 세우며 미국 내 '기생충' 신드롬을 일으켰다.

일명 '#봉하이브' 신드롬으로 불리며 미국 내 폭발적 반응을 얻은 '기생충'은 이런 반응을 입증하듯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미국의 4대 영화 조합상으로 손꼽히는 제작자조합상(PGA), 감독조합상(DGA), 배우조합상(SAG), 작가조합상(WGA) 중 배우조합상의 앙상블상, 작가조합상의 갱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낭보를 전했다. 또한 지난 2일 열린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갱상과 외국어영화상 수상 기록을 더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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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망의 아카데미에서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최다 4관왕 영예를 안으며 전례 없던 역사, 사건으로 남게 됐다.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로 가장 특별한 131분을 만든 봉준호 감독에 칸, 한국, 그리고 아카데미까지 두 팔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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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 '기생충'의 아카데미 현장 속에 함께한 윤성은 영화 평론가는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전 세계 관객이 '기생충'에 열광한 이유로 "'기생충'이 보여준 자본과 그것이 구축한 동시대 계급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에 깊이 공감하는 동시에 그것을 보여주는 봉준호만의 창의적 방식에 열광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장르적 익숙함을 기반으로 하되 참신하고 독창적인 갱과 연출이 가미된 작품인데, '기생충'이 바로 그런 작품에 부합한다"라는 고무적인 반응을 전했다.

또한 "아카데미 수상이 발표되기 전 현지에서는 '기생충'에 대해 작품상 후보 톱3에 들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공공장소 여기저기서 '기생충'을 이야기하는 걸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며 "할리우드 영화인들 역시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 가능성을 많이 열어뒀다. 아카데미의 보수성을 배제한다면 '기생충'이 충분히 받을 수 있고 작품상 수상을 받아 마땅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었는데 실제로 수상까지 이어져 놀랍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카데미는 1929년부터 아카데미 회원들이 뽑는 상으로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진,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미국 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올해 아카데미에는 한국 영화 최초 '기생충'이 작품상(곽신애·봉준호), 감독상(봉준호), 갱상(봉준호·한진원), 편집상(양진모), 미술상(이하준·조원우),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갱상, 국제영화상 4관왕을 수상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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