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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완전히 '기생충'으로 세계를 장악했다. 외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백인주의의 영화축제'에서 '기생충'이 새 역사를 썼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가운데,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대한 반응이 한국을 넘어 외국에서도 뜨겁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며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가족희비극이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등이 출연했으며 이미 '마더'와 '괴물', '살인의 추억'으로 명망이 높았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5월 개최됐던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은 같은 해 5월 30일 개봉한 이후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흥행 역사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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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쓴 새 역사에 외신들도 주목했다. 이미 아카데미 시상식 개최 전 외신들도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관심을 가졌던 바 있다. 외신들은 나란히 "'기생충'이 새 역사를 썼다"며 기립박수를 쳤다.
AP통신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작품으로 작품상을 수상했다"며 '기생충'의 수상에 대해 "'세계의 승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어 AP는 "'기생충'의 수상은 오랜 세월 외국 영화를 낮게 평가해오는 데 만족해온 미국 영화상에 분수령이 됐다"고 덧붙이며 '기생충'의 수상이 3년 전 유력 수상작이던 '라라랜드'를 제치고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깜짝 수상했던 것을 떠올리게 만든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결과는 바로 그간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다양성이 부족하고 여성 영화 제작자들이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중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기생충'의 승리에 대해 AP는 또 "할리우드의 전격적인 변화와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전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생충'의 수상은 AMPAS를 비난해온 이들이 요구해온 '좀 더 포용력 있는 오스카'를 약속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햇으며 봉준호 감독이 이날 수상소감에서 오스카가 과거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이라 불렸던 시상 분야를 '국제영화상'으로 새롭게 명명한 것을 언급, "이러한 새로운 변화가 상징하는 방향을 지지하고 박수를 보낸다"는 소감을 밝힌 점을 재차 짚었다.
'기생충'의 수상을 유리하게 점쳤던 CNN은 "'기생충'이 오늘 밤 새 역사를 만들었다"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비영어권 영화"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봉준호를 위한 파티를 준비하라"고 외쳤다. 또 영국 가디언지도 "봉준호의 밤이자 '기생충'의 밤"이라고 극찬했다.
쟁쟁한 후보들 속에서도 단연 빛났던 '기생충'이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껏 어떤 한국영화도 오스카 할리우드 최고상에 후보로 오른 적이 없었다"며 "한국영화 '기생충'의 수상은 국제영화에 대한 AMPAS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또 영화평론가 카일 뷰캐넌은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에 대해 "아카데미가 백인 일색의 편협한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일본 NHK도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에 대해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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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카데미는 1929년부터 아카데미 회원들이 뽑는 상으로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진,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미국 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올해 아카데미에는 한국 영화 최초 '기생충'이 작품상(곽신애·봉준호), 감독상(봉준호), 갱상(봉준호·한진원), 편집상(양진모), 미술상(이하준·조원우),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바 있으며, 이 중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이날을 완전히 '기생충의 밤'으로 만들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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