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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음식은 마음" '욱토크' 정관스님의 사찰 음식에 반하다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20-02-05 23:03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음식은 마음으로 먹는 것"

5일 방송된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이하 욱토크)에서는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3'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사찰 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이 출연했다.

이날 이동욱은 "오늘은 무엇을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먹어야 하는 이야기 해보고 싶다"라며 "음식을 통해 깨달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정관 스님이다"라고 게스트를 소개했다. 세계적으로 집중조명 받은 정관 스님에 대해 '철학자 셰프(2015 뉴욕 타임즈)', '서양 최고 요리사들에게 영감을 준다(2016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의 극찬 소개를 덧붙이자, 정관 스님은 "저는 그냥 수행자일 뿐이다"라고 인사했다.

정관 스님은 '셰프의 테이블3'을 찍게 된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저는 안찍어요'라고 거절했다. 나는 셰프가 아닌 수행자다"라며 "다만 우리나라의 자연을 알릴 수 있는 사찰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것. 우리나라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음식 외교'에 대한 마음을 밝혔다. 이어 "며칠동안 외국인 스태프 10명이 천진암에서 숙식하며 촬영했다"라며 "스태프들은 마음에 드는 음식을 사진 찍었다가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가족이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관 스님은 미국 다큐멘터리 스태프들에게 '샤론 스톤'으로 불렸다고. 스님은 "만능 아티스트라는 의미였다. 정말 뿌듯했다"고 답했다.

또 정관 스님은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받아 레드카펫을 밟았다"면서 "작품이 끝날 때마다 기립박수가 나왔다. 이유는 우리 동포였다. 그 분들이 고향 생각을 했다"라며 회상했다.

정관 스님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사찰음식'에 대해 "사찰음식은 출가한 스님들이 수행을 하기 위해 먹는 음식이다"라고 정의하며 "사찰음식에는 육류가 빠진다. 뜨거운 열을 내는 '오신채'도 금지다.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에너지만 작게 먹고 기쁜 마음으로 먹는 다"고 이야기했다.

호스트 이동욱은 전남에 있는 천진암을 찾아 스님과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음식 준비를 함께했다. 정관 스님은 "식재료가 가진 맛과 향을 최대한 끄집어내야 한다", "음식은 레시피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철학을 앞세운 조리법을 공개했다.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스님과 이동욱은 예상치 못한 케미를 자아내 큰 웃음을 안겼다. 펄펄 끓는 물에서 막 건진 시금치를 맨손으로 만져야 하는 상황이 오자 괴로워하는 이동욱을 놀리 듯 스님은 "수행이 안되서 그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관 스님은 "왜 우리나라 사찰음식이 주목을 받게 됐나"라는 질문에 "식재료와 음식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있다. 된장, 간장, 김치 등 우리나라의 발효음식에 매료되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최근 서울 근교에 사찰음식점을 오픈한 이유에 대해 "제안이 왔다. 많은 걱정을 하다가 생각을 했다. 정작 3년은 한국사람이 탬플 스테이에 없었다"며 "나하고 같이 하는 사람들과 우리 음식을 공유해야 겠구나. 대중과 함께 하기 위해 사찰음식을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쇼MC 장도연은 유럽 각국 출신의 외국인들과 함께 정관 스님의 사찰 음식을 맛봤다. 사찰 음식의 맛을 본 그들은 "다른 레벨이다"라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 재방문까지 약속했다. "사찰음식을 처음 접해봤다"는 장도연은 "몸에 좋은 건 맛이 없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맛있다. 꽤 많이 먹었는데 든든한 느낌을 받았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욱토크'의 시그니처 코너인 플렉스 코너에서 정관 스님은 우려와는 다르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토크를 이어갔다. '셰프들의 BTS'라는 키워드가 나오자, 정관 스님은 "내가 셰프들의 이름은 모른다"고 운을 뗐다. 이에 이동욱은 미슐랭 스타 셰프들을 언급하며 "김장철이 되면 국내외 유명 셰프들이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다"며 설명했고, 스님은 "맞다"고 한껏 플렉스 했다.

스님은 "처음에는 국내 셰프들과 함께 했다. 절의 김치는 오신채가 안들어가기 때문에 세계인들이 먹기 편하다. 2년 정도 전수했는데, 이후 20~30명의 외국 셰프들이 알아서 찾아왔고 김치 담그는 인원만 100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 셰프라도 설거지 당연, 밭에 잡초도 뽑아야 한다"라며 "난 별이 다섯개다"라고 플렉스를 이어갔다.

이어진 시추에이션 토크에서는 호스트 이동욱과 쇼 MC 장도연이 정관 스님과 함께 차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스님이 차를 따라주자, 차분하고 엄숙해야 할 자리에서 이동욱과 장도연은 자꾸만 평소의 버릇이 튀어나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정관 스님은 인생에서 결정적인 시간에 대해 "출가하던 날"을 이야기했다. "열네살 때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 사이 몇년 뒤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어머니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상처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출가를 결심했다"라며 "서울서 불교 공부를 하고 절에 내려오니 아버님이 20일 동안 절에서 딸을 기다리셨다. 집으로 가자는 아버지에게 표고버섯을 푹 고아 대접했다. 고기 안먹어도 이렇게 편안하게 살 수 있다. 내가 살 곳은 여기다고 이야기했다. 그 맛에 감동한 아버님은 저에게 삼배를 하고 내려가셨다. 일주일 뒤에 그냥 자는 듯이 돌아가셨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음식을 통해서 소통하는 것은 음식으로 속마음을 열게 되더라. 언제까지나 음식으로 여러분과 함께 할거다"고 덧붙였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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