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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해치지않아'는 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바, 특히 데뷔 이래 첫 정통 코미디에 도전한 강소라는 털털한 사자 털을 쓴 수의사로 변신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동산파크의 마스코트 북극곰 까만코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 여긴 동산파크의 터줏대감이지만 새 원장 태수(안재홍)의 제안에 말도 안 되는 사자 털을 쓰고 사자 연기를 하게 된 소원으로 180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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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지않아'에서 동물탈을 쓰고 연기한 것과 현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자이언트 펭귄 펭수와 비교에 "우리는 동물 탈을 쓰고 연기했지만 펭수는 아니다. 펭수는 진짜다. 내 주변에 펭수 팬이 정말 많다. 처음에는 펭수를 잘 몰랐는데 보다 보니 펭수가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다들 우리 영화 무대인사 때 펭수를 안 부르냐고 묻더라. 펭수가 온다면 무대인사를 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더라. 과도한 팬들이 많다"고 밝혔다.
강소라는 "우리 영화 속 동물 탈을 쓰고 진짜 동물인 척 연기를 한다는 설정 자체가 어린 친구는 정말 재미있어할 것 같다. 부모와 아이 모두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는 얼마 없는 것 같은데 우리 영화가 그런 영화인 것 같아 좋을 것 같다. 비록 뽀로로는 아니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그리고 착한데 재미있기까지 하다. 그 균형을 맞추기가 참 힘든데 그게 다 있는 것 같다. 웃으면서 나오는데 돌아보게 하는 요소도 있는 것 같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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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에 대해서도 털털하고 쿨한 면모를 보여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특히 전작 '자전차왕 엄복동'(19, 김유성 감독)으로 흥행 참패라는 씁쓸한 실패를 맛본 강소라였지만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털어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찍을 때 흥행적인 욕심은 많이 없는 편이다. 내가 편하게 하고 싶은 작품은 뭘까 찾게 되는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작품을 찾으면 만족했다. 그런 작품을 찾는 와중에 '해치지않아' 기회가 찾아왔다"며 "'자전차왕 엄복동'은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계에 UBD('자전차왕 엄복동'이 동원한 17만명 관객수를 기준하는 신조어)라는 기준과 척도를 만든 작품이기도 하지 않나? 내가 한 작품이 영화계 척도가 되고 기준점이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영화가 잘 되면 'HC'라는 좋은 기준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내 첫 영화 데뷔작인 '4교시 추리영역'(09, 이상용 감독)도 관객수가 약 5만명이 들었다. 사실 흥행 실패는 내게 드문 일은 아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흥행이 되면 너무 행복하지만 현장에서 재미있게 찍고 좋은 추억이 됐으니 그걸로 만족하고 싶다. 흥행이 '되겠다, 아니다'가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너무 좋다"고 행복한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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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원래 자기 개발을 비롯해 뭐든 많이 배우려고 했다. 배우들은 쉬는 시간에 이것저것 다 배우지 않나? 나도 영어, 일본어 등 언어를 비롯해 다이어트도 심하게 하고 매일 정신없이 살았다. 이제는 콤팩트하게 명상을 하고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다이어트 때문에 친구들과도 못 만났는데 이제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많이 늘렸다. 몸을 생각해 한약도 챙겨 먹게 됐다. 몸에 쓴 약이 좋은 약이라는 걸 알게 됐다. 누군가는 날 보면서 애늙은이 같다고도 하고 특히 최근엔 편안하고 기능성이 좋은 아웃도어룩을 자주 입고 있다"고 밝혀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이어 "물론 주변에서는 '광고주가 싫어할 텐데 너무 내려놓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또 누군가는 '정극 안 들어온다. 진지한 작품 못 한다'고도 걱정한다. 그런데 그런 것보다 나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됐다. '해치지않아' 촬영 후 1년간 그냥 쉬기만 했다. 이런 적이 처음이었다. 늘 앞에 있던 일을 해야 했다. 여유라는 게 없었는데 비는 시간이 생기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 것 같다"며 "다이어트도 전에는 굉장히 말라야 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건강하게 먹을 정도만 관리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광고주에게도 그런 부분을 어필했고 광고주 역시 내가 생각하는 건강 라이프를 존중해줬다. 스스로 '행복이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전엔 돈을 벌면 쇼핑을 많이 했다. 날씬해지면서 옷에 대한 한이 너무 커 옷 쇼핑을 많이 했다. 지금은 친구들,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에 집중하게 됐다. 크리스마스 때 연락하고 싶어도 딱히 연락하고 시간을 보낼 사람들 없더라. 편하게 '밥 먹으러 나올래'라고 말할 사람이 없더라. 그런 걸 많이 돌아보며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변화된 삶을 고백했다.
HUN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 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와 팔려 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안재홍, 강소라, 박영규, 김성오, 전여빈 등이 가세했고 '이층의 악당' '달콤, 살벌한 연인'의 손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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