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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UBDX다이어트 내려놔"…20대보다 30대 강소라가 더 아름다운 이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1-07 14:3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조급했던 20대가 지난 뒤 여유 찾은 30대를 맞았어요. 나를 내려놓게 됐고 이런 나 자신이 겁이 나기도 하지만 행복해요!"

코미디 영화 '해치지않아'(손재곤 감독, 어바웃필름·디씨지플러스 제작)에서 털털한 사자탈을 쓴 망해가는 동산파크의 수의사 소원을 연기한 배우 강소라(30). 그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해치지않아'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폐업 위기의 동물원을 살리려는 이들의 고군분투를 다룬 '해치지않아'. 2013년 개봉해 69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장철수 감독)의 원작자 HUN 작가의 또 다른 인기 웹툰 '해치지않아'를 영화화한 '해치지않아'는 팔려 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사람들이라는 기상천외한 캐릭터 설정, 동산파크 5인방이 선보이는 동물과 사람을 넘나드는 역대급 1인 2역 활약 및 팀 케미스트리 등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코미디를 선보여 새해 관객을 찾았다. 탄탄한 구성과 배꼽 잡는 코미디, 여기에 동물 학대와 보호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사로잡은 것. 또한 '해치지 않아'는 지난 1월 개봉해 1626만명의 관객을 동원, 코미디 장르 흥행 신기록을 새로 쓴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의 제작진이 만든 신작으로 일찌감치 '제2의 극한직업'으로 불리는 중이다.

무엇보다 '해치지않아'는 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바, 특히 데뷔 이래 첫 정통 코미디에 도전한 강소라는 털털한 사자 털을 쓴 수의사로 변신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동산파크의 마스코트 북극곰 까만코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 여긴 동산파크의 터줏대감이지만 새 원장 태수(안재홍)의 제안에 말도 안 되는 사자 털을 쓰고 사자 연기를 하게 된 소원으로 180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강소라는 "시사회에서 처음 영화를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다. '해치지않아' 콘셉트를 들었을 때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새로운 작품을 촬영해보고 싶었다.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시도해본 작품이다. 시나리오도 재미있었는데 손재곤 감독을 실제로 만난 뒤 믿음이 갔다. 손재곤 감독의 전작 '달콤, 살벌한 연인'(06) '이층의 악당'(10)을 재미있게 봤다. 평소 안재홍도 팬이었고 박영규 선배와도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좋아 '해치지않아'를 선택하게 됐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말문을 열었다.

다만 강소라는 동물 탈을 쓰고 연기한다는 지점에 우려가 컸다고. 그는 "'해치지않아'를 준비할 때 내용은 걱정을 안 했는데 우리가 연기할 탈과 동물 CG 퀄리티가 잘 나올까 걱정은 좀 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만족스럽다. 생갭다 탈이 너무 잘 나와서 놀랐다. 큰 기대는 없었는데 너무 잘 나왔다. 동물 탈 연기를 할 때도 찍을 때 무겁고 더워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면 언제 또 이런 연기를 하나 싶어 재미있었다. 머리에 쓰는 탈만 10kg가 넘었으니까 많이 무겁긴 했다. 동물 탈 자체가 비싸다더라. 억 소리 난다고 들었다. 실제 동물원에서 사자 포함 다 봤는데 멀리서 보면 진짜 같았다"고 웃었다.

'해치지않아'에서 동물탈을 쓰고 연기한 것과 현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자이언트 펭귄 펭수와 비교에 "우리는 동물 탈을 쓰고 연기했지만 펭수는 아니다. 펭수는 진짜다. 내 주변에 펭수 팬이 정말 많다. 처음에는 펭수를 잘 몰랐는데 보다 보니 펭수가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다들 우리 영화 무대인사 때 펭수를 안 부르냐고 묻더라. 펭수가 온다면 무대인사를 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더라. 과도한 팬들이 많다"고 밝혔다.

강소라는 "우리 영화 속 동물 탈을 쓰고 진짜 동물인 척 연기를 한다는 설정 자체가 어린 친구는 정말 재미있어할 것 같다. 부모와 아이 모두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는 얼마 없는 것 같은데 우리 영화가 그런 영화인 것 같아 좋을 것 같다. 비록 뽀로로는 아니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그리고 착한데 재미있기까지 하다. 그 균형을 맞추기가 참 힘든데 그게 다 있는 것 같다. 웃으면서 나오는데 돌아보게 하는 요소도 있는 것 같다"고 자신했다.



흥행에 대해서도 털털하고 쿨한 면모를 보여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특히 전작 '자전차왕 엄복동'(19, 김유성 감독)으로 흥행 참패라는 씁쓸한 실패를 맛본 강소라였지만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털어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찍을 때 흥행적인 욕심은 많이 없는 편이다. 내가 편하게 하고 싶은 작품은 뭘까 찾게 되는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작품을 찾으면 만족했다. 그런 작품을 찾는 와중에 '해치지않아' 기회가 찾아왔다"며 "'자전차왕 엄복동'은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계에 UBD('자전차왕 엄복동'이 동원한 17만명 관객수를 기준하는 신조어)라는 기준과 척도를 만든 작품이기도 하지 않나? 내가 한 작품이 영화계 척도가 되고 기준점이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영화가 잘 되면 'HC'라는 좋은 기준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내 첫 영화 데뷔작인 '4교시 추리영역'(09, 이상용 감독)도 관객수가 약 5만명이 들었다. 사실 흥행 실패는 내게 드문 일은 아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흥행이 되면 너무 행복하지만 현장에서 재미있게 찍고 좋은 추억이 됐으니 그걸로 만족하고 싶다. 흥행이 '되겠다, 아니다'가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너무 좋다"고 행복한 소회를 전했다.


올해 만 30세가 된 강소라. 달라진 마음가짐 또한 시원하게 털어놨다. 강소라는 "확실히 예전보다 편해진 것 같다. 20대 때에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욕심도 많이 가졌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느낌이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예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스스로 많이 편해진 느낌이다. 과거에는 조급함이 있었다. 작품에 대해서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조급했다. 그때는 작품을 선택할 때 '사람들이 싫어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많이 했고 주변의 시선을 신경 썼다. 지금은 온전히 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미래에 내가 지금 하지 못해 후회할 것 같은 일을 해보자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내가 선택할 수 있을 때 선택하는 걸 누려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원래 자기 개발을 비롯해 뭐든 많이 배우려고 했다. 배우들은 쉬는 시간에 이것저것 다 배우지 않나? 나도 영어, 일본어 등 언어를 비롯해 다이어트도 심하게 하고 매일 정신없이 살았다. 이제는 콤팩트하게 명상을 하고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다이어트 때문에 친구들과도 못 만났는데 이제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많이 늘렸다. 몸을 생각해 한약도 챙겨 먹게 됐다. 몸에 쓴 약이 좋은 약이라는 걸 알게 됐다. 누군가는 날 보면서 애늙은이 같다고도 하고 특히 최근엔 편안하고 기능성이 좋은 아웃도어룩을 자주 입고 있다"고 밝혀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이어 "물론 주변에서는 '광고주가 싫어할 텐데 너무 내려놓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또 누군가는 '정극 안 들어온다. 진지한 작품 못 한다'고도 걱정한다. 그런데 그런 것보다 나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됐다. '해치지않아' 촬영 후 1년간 그냥 쉬기만 했다. 이런 적이 처음이었다. 늘 앞에 있던 일을 해야 했다. 여유라는 게 없었는데 비는 시간이 생기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 것 같다"며 "다이어트도 전에는 굉장히 말라야 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건강하게 먹을 정도만 관리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광고주에게도 그런 부분을 어필했고 광고주 역시 내가 생각하는 건강 라이프를 존중해줬다. 스스로 '행복이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전엔 돈을 벌면 쇼핑을 많이 했다. 날씬해지면서 옷에 대한 한이 너무 커 옷 쇼핑을 많이 했다. 지금은 친구들,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에 집중하게 됐다. 크리스마스 때 연락하고 싶어도 딱히 연락하고 시간을 보낼 사람들 없더라. 편하게 '밥 먹으러 나올래'라고 말할 사람이 없더라. 그런 걸 많이 돌아보며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변화된 삶을 고백했다.

HUN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 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와 팔려 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안재홍, 강소라, 박영규, 김성오, 전여빈 등이 가세했고 '이층의 악당' '달콤, 살벌한 연인'의 손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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