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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늦어서 죄송하다"…'TV는 사랑을 싣고' 전찰우, 남한父 산소 앞에서 '눈물'

정안지 기자

기사입력 2020-01-03 20:39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사랑을 싣고' 전철우가 남한 부모님을 찾았다.

3일 방송된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1세대 탈북 개그맨이자 성공한 요식사업가, 방송인 전철우가 출연했다.

이날 전철우는 남한에 왔을 때 쌀밥과 미역국이 차려진 생일상은 물론 난생 처음 먹어보는 케이크로 생일을 축하해줬던 '남한의 부모님' 김영수 이정열 부부를 찾아 나섰다.

1989년 23세에 남한으로 넘어와 1년간 안기부의 관리 하에 지냈던 전철우는 1991년 한양대에 입학하며 강동구 성내동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이때 강동구 지역 주민들의 봉사활동 단체 '강동구 보안지도위원회'의 임원이었던 김영수 씨가 홀로 지내는 전철우를 아들로 맡겠다고 선뜻 나서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김영수 씨는 틈만 나면 전철우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그 덕분에 전철우에게는 남한에 6명의 가족이 생기게 됐다.


4년간 뜻 깊은 인연을 이어 가다, 전철우는 방송계의 러브콜을 받으며 1994년 개그맨으로 데뷔하게 됐다. 그러나 김영수 씨는 개그맨으로서의 삶보다, 공부를 하며 평범한 삶을 살길 바랐고 점차 서로 간에 오해가 쌓이며 서먹한 사이가 됐다.

전철우는 "아버님이 마음이 깊었다. 나를 위해 집으로 실향민들을 부르셨다. '우리 아들이야'라고 소개를 해주셨다"면서 "맹장염 때는 어머님이 제 손을 만져주셨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 마음을 잘 몰랐던 것 같다. 마음을 표현했어야 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철우는 "방송일이 많아지고 이사하게 되면서 멀다는 핑계, 꾸지람을 하시니까 그 핑계로 못 보면서 멀어졌다"면서 "냉면 집하고 바쁘다고, 또 안 좋아지니까 안 좋아져서 못 보겠더라"고 했다.

전철우는 지난 2000년 결혼했다가 4년 만에 이혼, 또한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40억을 날렸다. 전철우는 "당시 나가기 싫고 집에서 매일 술만 마셨다"면서 "집이 9층이었는데, 떨어지고 싶은 생각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어느 순간 부모님 생각이 나고, 친누나가 왔는데 부모님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빨리 찾아뵈야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후 전철우는 남한 부모님을 찾기 위해 경기도 가평군으로 향했다.

홀로 집으로 향하던 전철우는 남한 누나와 여동생들을 보자 눈물을 흘렸다. 남한 누나는 "아버지한테 가보자"며 전철우의 손을 꼭 잡았다. 누나는 "아버지가 원하셔서 저쪽에 우리가 뿌려드렸다"고 했다. 조부모님 곁에 뿌려진 아버님의 유해. 남한의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시고 10여 년 쯤 시작된 치매, 5년 전 심해지셔서 요양원에 계시다가 지난 2019년 5월 돌아가셨다.

전철우는 "어려울 때 많은 힘이 돼 주셨는데,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누나는 "네가 잊어버리지 않고 지금이라도 찾아와 주니 얼마나 고맙니"라며 위로했다. 전철우는 남한 아버지에게 "아버님 때문에 지금까지 잘 살 수 있었다. 죄송하다"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전철우는 큰 누나 손을 꼭 잡고 남한의 어머니에게로 향했다. 어머니는 단번에 "철우야"라며 "어디 갔었나 궁금했었네. 찾아줘서 고맙다"면서 손을 꽉 잡았다.

이후 전철우는 가족들과 한 자리에 모여 과거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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