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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사랑을 싣고' 전철우가 남한 부모님을 찾았다.
1989년 23세에 남한으로 넘어와 1년간 안기부의 관리 하에 지냈던 전철우는 1991년 한양대에 입학하며 강동구 성내동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이때 강동구 지역 주민들의 봉사활동 단체 '강동구 보안지도위원회'의 임원이었던 김영수 씨가 홀로 지내는 전철우를 아들로 맡겠다고 선뜻 나서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김영수 씨는 틈만 나면 전철우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그 덕분에 전철우에게는 남한에 6명의 가족이 생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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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우는 "방송일이 많아지고 이사하게 되면서 멀다는 핑계, 꾸지람을 하시니까 그 핑계로 못 보면서 멀어졌다"면서 "냉면 집하고 바쁘다고, 또 안 좋아지니까 안 좋아져서 못 보겠더라"고 했다.
전철우는 지난 2000년 결혼했다가 4년 만에 이혼, 또한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40억을 날렸다. 전철우는 "당시 나가기 싫고 집에서 매일 술만 마셨다"면서 "집이 9층이었는데, 떨어지고 싶은 생각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어느 순간 부모님 생각이 나고, 친누나가 왔는데 부모님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빨리 찾아뵈야겠다'고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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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전철우는 남한 부모님을 찾기 위해 경기도 가평군으로 향했다.
홀로 집으로 향하던 전철우는 남한 누나와 여동생들을 보자 눈물을 흘렸다. 남한 누나는 "아버지한테 가보자"며 전철우의 손을 꼭 잡았다. 누나는 "아버지가 원하셔서 저쪽에 우리가 뿌려드렸다"고 했다. 조부모님 곁에 뿌려진 아버님의 유해. 남한의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시고 10여 년 쯤 시작된 치매, 5년 전 심해지셔서 요양원에 계시다가 지난 2019년 5월 돌아가셨다.
전철우는 "어려울 때 많은 힘이 돼 주셨는데,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누나는 "네가 잊어버리지 않고 지금이라도 찾아와 주니 얼마나 고맙니"라며 위로했다. 전철우는 남한 아버지에게 "아버님 때문에 지금까지 잘 살 수 있었다. 죄송하다"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전철우는 큰 누나 손을 꼭 잡고 남한의 어머니에게로 향했다. 어머니는 단번에 "철우야"라며 "어디 갔었나 궁금했었네. 찾아줘서 고맙다"면서 손을 꽉 잡았다.
이후 전철우는 가족들과 한 자리에 모여 과거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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