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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TV는 사랑을 싣고' 이외수가 힘들었던 대학 시절, 삶에 대한 의지를 일깨워준 은인 한진수 교수과 20년만에 재회했다.
이날 이외수는 처절한 가난 속에 대학 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던 뼈아픈 가정사를 공개했다. 교사 부모님 사이에 태어난 이외수는 2살 때 중금속 중독으로 어머니를 잃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가 집을 나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이외수는 "어린 시절 기억이라곤 할머니와 이삭을 줍고 젖동냥 다녔던 것뿐"이라고 털어놨다.
이후 10살이 되던 해, 집 나갔던 아버지와 8년 만에 재회했지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재혼했던 아버지로 인해 새엄마에게 이외수는 눈엣가시였다고. 설움 속에 유년 시절을 보내고 대학 생활 동안에도 아버지에게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금전적으로 힘겨웠던 학창시절을 보냈다며, '춘천 거지'로 불리던 시절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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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이었던 하숙집 월세를 밥 먹듯 밀려, 학교 앞 하숙집이란 하숙집은 다 살아봤을 정도로 고달픈 생활을 했던 이외수. 그는 "친구와 자취를 했었는데 15일을 굶은적 있다. 교수님께서 제자가 굶고 있다는걸 알고 밀가루 한 포대를 사오셔서 '수제비라도 먹고 살아라'라고 하셨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 교수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외수는 생활고 때문에 그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춘문예에 도전해 1972년 강원일보 신인 작가로 등단하며 소설가로 전향하게 됐다.
이후 20년 한 교수가 돌연 한국을 떠나면서 두 사람은 연락이 끊겼다. 이외수는 "교수님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주변 제자들을 통해 수소문했으나 결국 소식을 알 수 없었고, 그 이후엔 2014년 위암 3기 판정, 2016년 남성 유방암 발병 등 건강의 적신호가 켜지며 더욱 교수님을 찾아뵐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암 투병 후 교수님을 찾아뵙기 위해 더 나은 때만을 기다려왔던 순간들이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혹시 '편찮으시진 않을까?' '과연 살아는 계실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뵙고 싶다"고 한 교수를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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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40년만에 춘천교대를 찾아 추억의 미술실을 찾아갔다. 그 곳에서 제작진은 현재 캐나다에 계시는 교수님의 모습이 담긴 태플릿 PC를 이외수에게 건넸다. 74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교수님은 정정하신 모습으로 아직도 왕성히 작품 활동 중이셨다. 이를 본 이외수는 반가워하며 "대단하시다. 옛날 그대로시다"고 눈물을 훔쳤다.
교수님은 "항상 외수 생각을 했는데, 이상하게 연락이 안됐다. 나를 찾는 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다. 외수의 건강이 걱정된다. 보고싶었다"면서 이외수에게 "마음속으로 '언젠가 만날 수 있겠다' 생각하면서 지내는게 좋을것 같다. 건강하게 잘 있어라"고 영상편지를 남겼다.
그런데 그 순간, 거짓말처럼 교수님이 "외수야!"라고 부르며 미술실로 들어와 이외수를 꼭 품에 안았다. 제자 이외수를 만나기 위해 캐나다에서 귀국한 것. 교수님은 "앞으로 그림도 계속 그리고 좋은 글도 계속 썼으면 좋겠다. 너를 믿는다"고 이외수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후 이외수는 화천의 집으로 교수님을 모시고 가 식사를 대접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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