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일부 네티즌들의 '마녀사냥'이 EBS 13년차 개그맨의 생계를 끊어버렸다. 거듭되는 비극에도 '불편러'들의 생사람 잡기는 계속되고 있다.
최영수는 2003년 SBS 7기 개그맨으로 데뷔, 한때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에서 '그런 거야' 코너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이후 EBS에 꾸준히 출연하며 어린이들의 친구로 활약해왔다. 주무대는 EBS의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다.
하지만 13년간 조용히 살아온 최영수의 방송 인생은 갑작스런 논란이 생긴지 단 하루만에 어이없이 끝장났다. '보니하니'의 하니를 맡은 버스터즈 채연을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 폭행했다는 이유다. EBS 측은 "심한 장난일 뿐 폭행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이날 오후 9시경 "시청자 여러분께 심한 불쾌감과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 EBS의 프로그램 관리 책임이 크다"며 최영수의 방송 출연 정지(하차) 소식을 전했다. 최영수로선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다.
|
최영수는 문제의 상황에 대해 "주철이형에 가려져서 더 이상해졌는데, 어깨를 잡고 밀었다. 맹세코 때리지 않았다. 그 소리는 우연히 삽입된 다른 소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연 측이 밝힌 "장난이었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채연 본인도 당황하고 있다"는 입장과도 통한다.
"채연이가 절 붙잡고, 제가 뿌리치고, 밀고, 채연이가 절 바라보는 상황극이었어요. 보니하니에선 자주 있는 상황이에요. 어쩌다 오해살만하게, 카메라에 그렇게 잡혀가지고…내가 음주운전을 했거나 도박을 했거나, 진짜 죄를 지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죠. 정말 사람 무서워서 방송하겠나…이렇게 될 일인가 싶어요."
최영수는 "방송한지 17년 됐다. EBS에서만 13년"이라며 "어른답지 못한 행동,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해서 '보니하니'에 폐를 끼친게 마음이 아프다. 나쁜 사람 아니고, 채연이 때리지 않았다.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이에 대해 '보니하니' 측은 "방송 전 채연이 대기실에서 리스테린(구강청결제)을 해서 그걸로 말장난을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물며 성적인 은어로 사용된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입장이다. 스포츠조선은 박동근과도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EBS 측은 이날 오후 9시쯤 최영수와 박동근의 출연 정지 및 하차 소식을 담은 공식 사과문을 공개했다. 김명중 사장 명의의 사과문에서 EBS 측은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 없이 방송돼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시청자 여러분께 심한 불쾌감과 상처를 드렸다"며 "충격과 함께 큰 책임을 느낀다. 출연자 2명을 즉각 출연 정지시키고, 유튜브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 프로그램 관련자 책임을 철저히 묻고,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엄격히 진행해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BS '보니하니' 최영수 박동근 출연정지 공식입장
EBS를 항상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BS 인기 프로그램인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최근 유튜브 인터넷 방송에서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 없이 방송되어 주요 시청자인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심한 불쾌감과 상처를 드렸습니다. EBS는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EBS는 사고를 인지한 즉시,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전사적 차원의 대책 및 이행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우선 문제의 출연자 2명을 즉각 출연 정지시키고, 관련 콘텐츠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삭제 조치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출연자 개인의 문제이기에 앞서 EBS 프로그램 관리 책임이 큽니다. EBS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데 충격과 함께 큰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EBS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프로그램의 출연자 선정 과정을 전면 재검토하겠습니다. 프로그램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고,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엄격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제작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엄중히 점검하고 개선할 방침입니다.
EBS는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엄격하고 주의 깊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겠습니다. EBS를 믿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