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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현욱 "'타인은 지옥이다' 속 유기혁, 가스라이팅 당한 것 아닐까"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0-17 13:17


사진=OCN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현욱(34)이 '타인은 지옥이다'와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이현욱은 2010년 영화 '가시심장'으로 데뷔한 후 '어?틂せ?, '표적' 등에서 열연했다. 또 2014년에는 브라운관으로 무대를 넓혔고 SBS '쓰리데이즈'부터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 SBS '미세스캅2'(2016) 등에서도 활약했다. 최근 종영한 OCN '타인은 지옥이다'(정이도 극본, 이창희 연출)에서는 유기혁 역을 맡아 짧지만 눈부신 활약을 보여줘 시선을 모았다.

이현욱이 출연한 '타인은 지옥이다'는 김용키 작가의 인기 웹툰을 모티브로 하는 작품으로,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이현욱은 고시원 속의 파격적인 살인마들 중 한 명인 유기혁 역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극 초반 '진짜 왕눈이'로 지목됐던 그는 서문조(이동욱)의 손에 숨을 거두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로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으나, '잔혹성'과 '공포'라는 뚝심을 그대로 밀고 나가며 시청률을 회복세로 돌렸다. 특히 '드라마틱 시네마'라는 OCN의 독보적인 장르물을 영화 제작진들과 함께 완성했고, 10부작이라는 짧은 회차 속에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더해내며 마니아층에게 호평을 받아낼 수 있었다.

이현욱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현욱은 "너무 재미있게 촬영한 작품이다. 분량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 좋기도 하고 고민거리도 생긴 느낌"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숙제가 저에게 생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현욱은 약 3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배우. 그동안 많은 고민 속에서 연극 무대에 매진해왔으나, '타인은 지옥이다'를 통해 방송 연기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는 오랜만에 하는 거였고, 케이블 작품은 처음이기도 했다. 그래서 저에게 더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며 "사실 드라마가 제작되기 전부터 저는 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다. 드라마로 제작이 된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오디션을 보고 싶어서 회사에 부탁을 드렸다. 누구의 캐스팅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프로필을 넣었고, 오디션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합류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사진=OCN 제공
이현욱은 유기혁 캐릭터에 대해 "유기혁이라는 인물로 오디션을 봤는데, 사실 연극을 하는 중이라 미팅에도 참여하지 못할 뻔 했지만 결국에는 이 역할을 하게 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랑 인연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고, 심지어 미팅을 했을 때 감기에 걸려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자책도 했고 샤워를 하면서 분노의 양치질까지 했는데 나중에 최종 2인 명단에 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결국 됐다는 얘기들 듣게 됐다"고 말했다.

짧은 활약 이후 2회 만에 퇴장하는 배역이기에 아쉬움이 있을 법 했지만, 이현욱은 "그래도 많이 배려해주셔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생갭다 더 빨리 죽었다. 제가 너무 빨리 죽어서 아쉽다는 것보다는 긴장감을 조금 더 줘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너무 빨리 진짜 왕눈이의 정체가 나온 것 아닌가 싶다"며 "사실 주변 분들이 저에게 '진짜 죽었느냐'고 물었는데 극의 재미를 위해 '모른다'고 하고 다녔다. 친누나도 저에게 '나는 네가 가족도 속이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제작발표회나 티저영상을 보면, 저는 끝까지 나오는 것처럼 보여졌고 제 이름이 메인에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 생각들을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속사정을 공개했다.


또 그는 자신의 '가짜 왕눈이' 배역에 대한 부담감도 갖고 있었다고. 이현욱은 "아무래도 동욱이 형에게 피해가 가면 어쩌나 걱정도 하고 부담감도 있었다. 유기혁과 서문조는 원작의 왕눈이를 나눠 가진 두 명의 인물인데, 아무래도 의상이나 머리 등 왕눈이의 오리지널리티를 저에게 줬기 때문에 더 비슷하다고 느끼신 것 같다. 그렇게 많이 배려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 또 동욱이 형이나 제작진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괜히 나 때문에 분란이 일어난 것 같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현욱은 "시청자들의 관심은 너무나 감사하다. 언제 내가 이런 관심을 받아보겠나. 그러나 그 관심이 심해지다 보니 OCN도 당황을 한 것 같았고, 저희 팀 내에서도 감독님도 놀라셨다. '이정도 반응일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특히 그가 '진짜 왕눈이'로 느껴졌던 이유는 머리와 눈빛 연기 등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기 때문. 이현욱은 이에 대해 "일단 가발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눈은 웹툰대로 표현하면 사람이 아니지 않나. 그래서 제가 눈을 크게도 떠봤지만, 그건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희한하게 제 눈꼬리가 왕눈이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굳이 그러지 말자'고 했었다. 그래서 몸을 움직이는 것을 더 신경을 썼다. 물건을 집거나 의자에 앉을 때에도 비현실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티저에 등장한 모습도 마치 무빙워크를 탄 것처럼 나왔더라. 그 움직임이 재미있어서 저도 저장을 해놨다"고 말했다.

이현욱이 연기한 유기혁은 후반부 회상신을 통해 재등장했다. 이에 대해 "작가님이 '유기혁은 어떤 인물인 것 같냐'고 물으셔서, 저는 '윤종우처럼 희망을 갖고 고시원을 찾아왔는데,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었다"며 "10회 분량이다 보니 인물의 서사를 압축해야 해 아쉬움이 좀 남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회상 신에 등장했던 유기혁의 모습에 대해 공감했다.


사진=OCN 제공
이 때문에 '유기혁 외전'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도 빗발쳤다. 이에 대해 이현욱은 "외전을 만들어주시면 너무나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지는 않다.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다. 각자 캐릭터들의 서사를 풀어서 연결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웹툰이 열어둔 부분이 많고 방대해서 그런 것들이 좋았고, 한정적이지 않은 작품이라 좋았다"고 밝혔다.

이현욱은 '타인은 지옥이다'의 의미에 대해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것이 인간인데, 그렇기에 감정도 있고 감정 싸움도 하는 것 같다"며 "한번쯤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 봤을 듯 한데, 인간은 이성을 갖고 있고 동물과 다른 점은 본능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인은 지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있는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지옥이라고 생각을 하면, 가족까지도 다 지옥이 될 수 있고 좋게 생각하면 다 천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드라마가 왜 나왔느냐는 댓글도 봤는데,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적인 장면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통해서 사람들이 자신이 누군가에게 저런 사람이지는 않았는지, 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메시지를 받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10부작의 짧은 회차 속에서도 3.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이현욱은 차기작으로 영화 '#ALONE'(가제)를 확정 지은 상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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