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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기태영 "연기인생 20년, 슬럼프 두 번 극복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9-19 12:07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의 배우 기태영이 19일 서울 을지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9.1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기태영(41)이 연기인생 20년을 돌아봤다.

기태영은 지구용사 벡터민 1기의 벡터맨 이글로 데뷔해 1997년 KBS2 '어른들은 몰라요', KBS2 '학교2'(1999), MBC '하얀거탑'(2007), KBS2 '엄마가 뿔났다'(2008), SBS '떼루아'(2006) 등에 출연했다. 또 2009년 방영됐던 MBC '인연만들기'로 아내 유진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MBC '사랑을 가르쳐드립니다'(2010), SBS '폼나게 살거야'(2011),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 MBC '스캔들'(2013) 등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했다. 최근에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아내, 로희와의 일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조정선 극본, 김종창 연출)로 KBS2 '별난 며느리'(2015) 이후 5년 만에 TV드라마에 복귀, 강미혜 역의 김하경과 로맨스를 그려냈다. '세젤예'는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박선자(김해숙)의 시한부 설정과 강미리(김소연)의 출생의 비밀 등을 담으며 '막장 논란'에 휩싸인 바 있지만, 30%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기태영이 연기한 김우진은 출판사 돌담길의 대표이자 편집장으로, 아버지가 60년 살 동안 하나 남기고 간 공간 출판사를 운영하기 위해 미국에서 승승장구 중에던 일도 쉬고 한국에 들어와 강미혜를 만나게 되는 인물이다.

기태영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세젤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엄마가 뿔났다' 후 오랜만에 주말드라마로 돌아온 그는 "제가 이 일을 한지 20년이다. 그래서인지 설렘은 있어도 긴장은 없다. KBS 별관 세트가 고향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KBS 별관과 본관을 어릴 šœ 너무 많이 다녀서 그런 것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20년 연기생활 중 슬럼프는 없었을까. 기태영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아내를 만나는 '인연만나기'를 하기 전에 심한 슬럼프가 있었다. 남들의 인정을 못 받고 '왜 그러고 있느냐'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힘든 시기였다. 저는 제 인생에서 연기는 전부가 아니다. 연기는 제일 좋아하는 일일 뿐이다. 인생 전체를 봤을 때 내가 걸어온 길을 봤을 때 길 자체가 저는 좀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평생 절제를 하면서 살았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생긴 것 같다. 몸에 안좋은 것은 안 하고 오해의 소지는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있는데, 이세상에서 그게 중요하지 않아지고 가족도 이해 못할 때 삶에서 힘든 시기가 왔다. 그때 '막 살아볼까'하면서 뛰어든 연기가 '인연만들기'였는데 거기서 아내를 만나서 결혼했고, '슈돌' 전에 마지막 작품을 하고 나서 또 한 번 연기에 대한 회의 감이 들기도 했고 여러 계기가 있었다. 제가 생각하는 비전이나 연기에 대한 길을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의 배우 기태영이 19일 서울 을지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9.19/
이어 "스타가 되는게 아니라, 제가 하고픈 연기를 하려면 어느정도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힘들어진 시기가 있었다. 그때가 슬럼프였는데 일을 안하고 쉬어 보니 모든 것들이 배 부른 소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너무 나태해지고 편했던 것 같다. 이제는 더더욱 현장이 즐겁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슬럼프는 없을 수 없다. 똑같은 일을 반복해서 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슬럼프가 없겠나"라고 털어놓았다.

기태영은 "저는 자기가 가장 잘 하는 일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저는 옛날 사람인가 보다. 예능과 연기는 다른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희 때에는 예능과 드라마가 다른 거였는데, 장르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예능을 하면서 그 시간도 재미있었고 지금은 너무 연기가 더 재미있어지고 더 하고 싶고 그렇다. 연기와 직접적으로 연결하긴 힘들지만 아이들을 보면 정말 책임감 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겄터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는 다 그렇다. 자리를 잡고 아이도 낳고 싶지만, 그게 언제 올지는 모른다. 아이를 낳으니 이때부터 인생이 있더라"고 말했다.


또 기태영은 자신의 신념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분명 있지만, 보는 시각이 다를 뿐이다. 뭘 하든 캐릭터가 조금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좋다. 이유와 개연성이 잘 표현될 수 있는 것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신인이라면,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게 맞지만, 지금은 제가 여러가지를 다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열어두고 이것도 저것도 소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기태영은 "이미지를 완전히 반전시킬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센 드라마도 해보고 싶고 시트콤처럼 가벼운 것도 해보고 싶다. 제 안에 다 있다. 그거에 대한 폭이 제가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고, 기회가 온다면 다 하고 싶다. 제가 벡터맨을 할 때의 히어로물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의 영화나 드라마는 웬만한 걸로는 어필하기가 힘들 것 같다. 이제는 드라마에서 어린이의 초능력이 아니라 이상의 것들의 내용이 대세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한다. 외국은 많이 그랬고, 우리나라도 초인적 부분에 대한 것을 다루는 작품이 많이 나올 텐데 그런거 해보고 싶기도 하다. 앞으로 그런 것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대리만족이 가능하지 않나. 마블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거다. 너무 통쾌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기태영은 지난 2011년 7월 결혼식을 올리고 유진과 부부가 됐으며, 슬하에 로희와 로린 두 딸을 뒀다. '세젤예'는 22일 종영하며 기태영은 종영 후 휴식과 함께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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