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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캠핑클럽' 쉽게 이뤄지지 않았던 핑클의 재결합처럼, 이효리의 연은 좀처럼 시원스레 하늘을 날지 못했다.
다시 모인 1세대 걸그룹 핑클(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 멤버들을 담은 JTBC '캠핑클럽'은 오는 29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네 사람의 추억 여행은 마무리됐고, 이제 특별한 팬 이벤트와 에필로그를 담은 2회만 남았다. 스포츠조선은 연출을 맡은 마건영, 정승일 PD를 만나 '캠핑클럽'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마건영, 정승일 PD는 앞서 '효리네민박'과 '같이걸을까' 등을 연출해 JTBC의 이른바 '힐링 예능'을 대표하는 PD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힐링 예능이란 표현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는 한편, 눈물 연출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편집하기에 따라 가볍게 눈가를 훔치는 장면도 울컥하며 오열하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지만, '캠핑클럽'에는 그런 장면이 없다는 것.
"'캠핑클럽'에서는 감정과잉이나 신파를 최대한 빼려고 노력했어요. 드라이하게, 찍은 그대로를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시청자들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이 좋은 풍광 보고 힐링해라' 같은 건 크리에이터로선 가장 피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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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왕년의 예능 1인자답게 '캠핑클럽'에서도 다양한 이벤트를 연출한다. 이진과 함께 모닝 커플 케미를 형성하고, 재결합을 꿈꾸는 마음을 담아 수차례 연을 날린다. 물이 부족하거나 오수가 넘치는 등의 긴급 상황에도 유머러스하게 대처하고, 본인의 키보다 더 큰 보트를 가누지 못해 웃음을 주는가 하면, 미리 준비해온 물총으로 마지막 캠핑의 감상에 젖은 멤버들의 우울함도 날려버린다.
정승일 PD는 8회에 담긴 '이효리의 연 날리기'를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으며 "독립영화로 출품해도 손색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리가 캠핑 마지막날 성유리와 함께 좀처럼 날지 않는 연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당시 이효리는 "기약할 수 없음에 대한 아쉬움이 든다. 핑클에 미련이 있었나보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성유리도 "언니들이 부럽고 질투났다. 나만 제일 못하고 있다는 컴플렉스가 들어 핑클을 외면했었다"는 고백으로 화답했다.
정승일 PD는 "연을 날리려는 장면인데, 캠핑 마지막날의 감정, 공연 실현 여부에 대한 속내, 연날리기가 잘 안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까지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명장면이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이효리의 행동에 대해 "너무 연극적이다. 인위적으로 연출됐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마건영 PD는 "그렇게 프로그램의 포인트를 살려내는 게 예능인 이효리의 최대 강점이다. 예능 PD들이 앞다투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가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원래 제주도의 자택에 있을 때도 이상순과 함께 연을 자주 날린다고 한다. 해당 장면에 인위적인 연출은 전혀 없었다"면서 "방송은 점점 착해지는데, 꼬투리를 잡기 위한 사회의 분노는 점점 커져가는 것 같다. 10년 전, 5년 전보다 방송 만들기가 더 힘들다. 말도 행동도 하나하나 조심해야하는 시대"라며 씁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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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클과 팬들의 특별한 이벤트가 담긴 '캠핑클럽' 10회는 오는 22일 방송될 예정이다. '캠핑클럽'은 아쉽게 본방에서 빠진 에피소드들과 후일담을 담은 감독판 편집본을 더해 29일 총 11회로 종영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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