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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타짜3' 감독 "한국 떠나 깊어진 류승범, 자유롭지만 연기할땐 독보적 아우라"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9-04 08:54


'타짜: 원 아이드 잭'의 권오광 감독이 2일 삼청동의 한 카페엇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타짜'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이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9.01/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권오광 감독이 '타짜3-원 아이드 잭' 주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올 추석 극장가를 들썩이게 할 오락 영화 '타짜3-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 싸이더스 제작). 연출을 맡은 권오광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데뷔작 '돌연변이'(2015)로 신선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능력, 탁월한 연출력까지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권오광 감독. 그가 '돌연변이' 이후 4년 만에 판을 확 키운 충무로를 대표하는 대형 오락 영화 시리즈인 '타짜'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 시리즈는 2006년 개봉해 568만 명을 모은 첫 번째 시리즈 '타짜'(최동훈 감독)를 시작으로 2014년 401만 명을 모은 '타짜-신의 손'(강형철 감독)까지 추석을 화려하게 장식한 바 있다. 다시 한 번 추석 흥행을 노리는 권오광 표 '타짜3'는 화투장이 아닌 포커 카드를 들고 다시 관객들 찾아왔다.

'타짜3'는 우연히 만난 미스터리한 여자 마돈나(최유화)를 만난 후 도박 빚에 목숨까지 잃을 뻔한 전설적인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박정민)이 애꾸(류승범)의 제안을 받고, '원 아이드 잭' 팀에 합류, 까치(이광수), 영미(임지연), 권원장(권해효)와 함께 '큰 판'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권오광 감독의 인터뷰에 앞서 "감독님께서 '잘 생겨져라'고 주문하셨다"고 인터뷰를 한 도일출 역의 박정민. 이에 대해 언급하자 권오광 감독은 "진지하게 말한 의도 반, 장난 반이었다"고 입을 뗐다.

"박정민 배우의 연기력과 표현력은 당연히 의심의 여지가 없지 않나. 다만 도일출이라는 캐릭터가 극중에서 성장하고 변화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변화했으면 했다. 기존에 박정민 배우가 보여줬던 역할이 유약하고 고민이 많고 친근한 청춘의 모습이었는데, 초반 도일출의 모습에서는 그런 박정민의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후반에는 달라진 도일출을 통해 다른 박정민 배우의 모습이 보여 졌으면 했다. 그래서 정민 배우에게 '후반에는 좀 멋있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정민 배우가 '멋있어 지려면 어떻게 하냐'라는 묻기에 '잘 생겨졌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웃었다.

이어 박정민 배우가 연기한 도일출은 1편과 2편의 주인공과는 결을 달리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타짜' 시리즈의 주인공과 도일출은 결이 달랐으면 했다. 이전 '타짜'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도박에 빨려 들어갔던 치기 어린 인물이라면, 도일출은 고민과 생각이 더 강조되는 인물이었으면 했다. 물론 도일출도 사건에 휘말리는 치기어린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도일출은 보다 복잡하고 고민이 많은, 현시대의 청춘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공시생이라는 설정을 집어 넣은 것도 현시대의 청춘을 대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청춘보다 과거의 청춘들은 보다 선명한 미래를 살았던 같다. 자연스럽게 사회에 나오고 사회에 나오면 직장을 얻고 그 이후에는 가정을 꾸리고 또 아이를 낳으면서 사는 게 당연한 시대에 살았다. 하지만 지금 청춘들은 어떤가. 그 한 단계 한 단계 밟아나가는 것 자체가 힘이 든다. 자연스러웠던 그 단계들을 밟아 가는 것 자체가 힘이 들고 이에 따라 고민도 갈등도 많은 시대다. 도일출 또한 그런 인물이다.
극중 애꾸 그 자체인 듯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준 류승범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류승범이 캐스팅 되기 전 류승범 배우를 희망하면서 캐릭터를 썼다는 권오광 감독. 그는 "류승범 배우가 작품을 하기로 한 다음에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후 그가 상황, 말하는 방식, 걷는 방식 같은 걸 애꾸 캐릭터에 차용했다. 애초부터 애꾸는 미스터리하면서도 스모키한, 언뜻보면 우리나라 사람 같지 않은 인물이길 바랐다. 그런 이미지가 류승범 배우와 딱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류승범 배우가 지금 한국을 떠나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살고 있지 않나. 뭐랄까 인간적으로 굉장히 깊어진 사람 같더라.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에 대한 이야기, 특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도 정말 많이 해주셨다. 박정민 배우에게 뿐 아니라 류승범 배우는 제게도 멘토 같은 사람이다. 배우로서의 아우라도 정말 남다르다.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모든 스태프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아우라가 있다. 현장에 오셔서 '연기를 오랜만에 하니까 처음에 버벅 거릴지도 몰라요'라고 웃으면서 말했는데, 막상 연기를 시작하니까 버벅은 커녕, 정말 아우라가 대단했다. 한달동안 저와 함께 애꾸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제가 예전에 작품에서 보았던 류승범 특유의 가벼운 연기부터 지금의 류승범이 가지고 있는 깊어지고 짙어진 모습까지 자유자재로 선보이는데 정말 놀라웠다."


소속사도 개인 휴대폰도 없이 외국에 살며 영화 관계자들과 메일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살고 있는 류승범. 그는 앞서 시사회를 비롯한 홍보활동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가 언론 시사회 당일 오전 시사회 참석을 알리며 무려 4년 만에 공식석상에 선 바 있다. 노메이크업에 긴 머리, 새하얀 의상은 네티즌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권 감독은 "언론 시사회 전날 저와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제가 '시사회 뭐 입고 가실 거에요?'라고 물으니까 '지금 입은 거 그대로요'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진짜 그렇게 오셨다"며 "지금 그게 류승범이라는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편안하고 자유로우면서, 그러면서 대체불가능한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박정민과 류승범 외에 가장 관객을 시선을 사로잡는 캐릭터는 단연 까치 역의 이광수와 영미 역의 임지연. 두 사람은 쿵짝 케미를 선보이며 유머 부분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특히 임지연은 '임지연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에 대해 권오광 감독은 "저도 임지연 배우도 한예종을 나왔는데, 임지연 배우는 그때부터 굉장히 유명했다. 연기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걸로 정말 유명인 이었다. 그때 임 배우가 출연했던 단편 영화를 본 적 있는데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훌륭했다. 임지연 배우가 상업 영화로 넘어와서 뭔가 신비로운 캐릭터를 많이 하셨는데, 사실 실제 임지연 배우의 성격은 영미 그 자체다. 임지연이라는 배우의 매력이 그대로 묻어난 것 같다"며 웃었다.

전작 '돌연변이'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이광수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특히 등장부터 파격적인 전신 노출을 선보이는 이광수. 쉽지 않은 노출 장면은 서로가 서로를 깊이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광수 씨 캐스팅에 걱정했던 분들이 많다. 아무래도 광수 배우가 가진 예능 이미지 때문인 것 같더라. 그런데 저는 '돌연변이' 때 광수 배우와 함께 해보고 이 배우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고 연기를 대하는 자세와 열정이 큰지 알고 있었다. 정말 훌륭한 이 배우의 진가를 '타짜3'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다. 극중 거의 등장과 동시에 나오는 나체신을 보고 관객분들이 일종의 선언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등장부터 배우로서 모든 걸 보여줄 자세가 된 이광의 모습을 봐주시길 바란다."

한편, '타짜: 원 아이드 잭'에는 박정민, 류승범, 최유화, 우현, 윤제문, 이광수, 임지연,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추석 연휴 시즌인 오는 9월 11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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