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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호텔 델루나' 장만월(이지은)에게 삶이란 어쩌지 못해 존재하고 있는 것뿐이었다. 월령수에 묶여 생과 사의 흐름이 멈춘 채 천 년 넘게 살아온 그녀에게 유일한 낙은 사치와 맛집뿐이었다. 그러나 델루나에 들어온 인간 지배인 구찬성(여진구)을 통해 그녀는 변화했다. 자신도 모르는 새 스며든 만월의 미세한 변화 과정을 짚어봤다.
#2. 자신을 들여다보는, 신경 쓰이는 0순위.
원귀가 휘두른 흉기에 주저앉았던 만월은 찬성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 "도망가고 싶으면 가"라고. 그러나 찬성은 도망가지 않았다. 어쩌면 그가 만월을 구하겠다고 리어카를 끌고 돌아온 순간부터 모든 것은 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찬성은 꿈을 통해 만월의 과거를 보기 시작했고, "당신을 보게 되면서 나는 무척 당신을 생각합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렇게 월령수에 잎이 돋아났다. 천 년 넘게 고목처럼 굳어있던 만월의 마음에도 변화의 싹을 틔운 순간이었다.
마른 나무에 잎이 났으니, 꽃도 피도록 "돌봐 보려구요"라던 찬성은 놔준다는 말에도 "당신 옆에 잘 붙어있을게요"라며 더 다가왔다. 악의 없이 진심으로 다가오는 찬성에게 나뭇잎 하나 만큼이었던 마음은 금세 두 개 만큼이 됐다. 무엇보다 그로 인해 지난 천 년 동안 묻어뒀던 누군가와 함께이길 기대하고 기다리는 마음을 알게 된 만월. 창피한데도 부탁해서 김준현의 싸인을 받아왔다는 찬성의 "좋아할 것 같아서"라는 한 마디는 그 무엇보다 크고 강하게 만월의 마음에 박혔다.
#4. "안녕, 구찬성."
천 년 넘게 말라비틀어진 월령수가 푸르게 변한 것도 모자라, 꽃망울 하나를 틔웠다. 찬성은 델루나와 만월에게 온기를 남기고 있었다. 그러나 송화와 같은 얼굴을 한 미라(박유나)의 존재로 인해 모든 게 달라졌다. 여러 생의 윤회를 거쳐 인간으로 돌아와 전생을 기억도 못했지만, 만월은 미라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그녀에게 천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은 깊은 원한이 있기 때문. 그런데 미라를 해치려는 순간, 찬성은 자신의 몸을 던져 만월을 막아 그 살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찬성은 만월을 구했지만, 만월은 찬성을 다치게 했다. 결국 자신이 가진 것이 지옥이며, 지옥을 찬성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그녀는 "안녕, 구찬성"이라며 혼자만의 작별인사를 남긴 채 떠났다.
tvN '호텔 델루나' 매주 토, 일 밤 9시 방송.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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