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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보이콧재팬? 영화 국경無"…'안녕,티라노' 亞프로젝트에 담긴 진심(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8-05 16:4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안녕, 티라노'는 전 세계 스태프가 참여했지만 엄연히 한국영화다. 일본 감독이긴 하지만 일본이라는 잣대로 평가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가슴 아픈 비밀과 소중한 약속을 간직한 티라노와 프논이 그들만의 천국을 찾아 떠나면서 펼쳐지는 우정, 사랑 그리고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이하 '안녕, 티라노', 시즈노 코분 감독, 미디어캐슬 제작).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안녕, 티라노' 언론 시사회 및 기획 발표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기획 발표회에는 제작, 기획, 투자에 참여한 미디어캐슬 강상욱 총괄 프로듀서와 강민하 프로듀서, 그리고 시즈노 코분 감독이 참석했다.

'안녕, 티라노'는 '너의 이름은.'(17,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수입사인 미디어캐슬이 기획부터 제작, 투자까지 총괄한 작품이며 여기에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 시즈노 코분 감독이 참여한 아시아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한국을 주축으로 아시아의 우수한 스태프가 모여 아시아는 물론 세계 시장을 공략할 애니메이션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제외 국가로 지정하는 등 아베 정권의 무역 보복 조치가 계속되고 있고 국내 또한 이런 이유로 반일 감정이 높아지며 '보이콧 재팬' 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일본 스태프가 참여한 프로젝트 '안녕, 티라노' 개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개봉한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나가오카 치카 감독)은 일본 측의 거부로 한국어 더빙판을 만들지 않아 관객에게 반감을 샀고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야쿠와 신노스케 감독) 역시 14일 개봉을 앞두고 반일 정서를 고려해 국내 개봉을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안녕, 티라노' 또한 이런 국내 정서를 의식, 한국이 제작한 토종 애니메이션이라고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연출자인 시즈노 코분 감독과 음악에 참여한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으로 인해 대중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상태다.


극장가 역시 일본 영화 보이콧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 속 기획 발표회를 위해 내한한 시즈노 코분 감독은 "한국 작품을 연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가가 서로 가까운 지역이라 이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일본에서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연출한 경험이 있다. 한국, 중국과 함께 같이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이 작품에 대한 흥행을 예상했다. 내가 생각했던 테마는 넓고 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랑은 너무 큰 주제라 작품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의 프로듀서의 조언으로 균형을 잘 맞춘 것 같다"고 흥행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부산행'(16, 연상호 감독) '터널'(16, 김성훈 감독)을 인상적이게 봤다.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여겼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기도 하다. 엔터테인먼트적으로 잘만들고 사회에 대한 메시지도 담고 있는 작품이라 생각하고 있다. 나도 이런 작품을 만듣고 싶고, 또 이런 작품을 만들지 못해 배가 아프기도 하다. 한국영화를 정말 사랑한다"고 밝혔다.


강상욱 총괄 프로듀서는 "'안녕, 티라노'의 기획, 개발은 2015년 8월부터 시작됐다. 원작은 한국에서 많이 알려진 동화 '고녀석 맛있겠다'였다.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고 그 작품을 우리가 배급했다. 서로 다른 종류의 공룡이 어떻게 공존하는지에 대해 영화화 판권을 구매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준비해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그게 '고녀석 맛나겠다2: 함께라서 행복해'(15, 최경석·노나카 카즈미 감독)였다. 하지만 역량이 부족해 흥행으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다시 심기일전해 2015년 8월부터 2년간 개발 기간을 가지고 '안녕, 티라노'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능한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공을 들였다. 이후 감독을 찾기 시작했다. 동화가 원작이라고 해서, 교훈이 있는 작품이라고 해서 재미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적, 연령을 정하지 않고 가장 이 이야기를 잘 해낼 수 있는 감독을 찾게 ?磯? 때마침 시즈노 코분 감독이 같이 할 수 있게 됐다. 시즈노 코분 감독은 '명탐정 코난' 시리즈를 대중에게 더 많이 알린 감독이었다. 우리 제작 의도와 딱 맞았고 그래서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특히 시즈노 코분 감독은 동물 친화적인 작품을 많이 만든 연출자였다. 전 세계 관객에게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는 걸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쉽지 않았지만 확신은 있었다. 모두가 힘을 합쳐 글로벌 프로젝트로 만든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감독의 참여에 대해 김상욱 총괄 프로듀서는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음악을 이 작품에 넣고 싶었다. 평소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을 정말 존경했는데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국내 음악감독도 찾아?H지만 여의치 않았고 일본 쪽에서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과 함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의 인품과 그분이 가진 생각이 정말 좋았다.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과 작품을 함께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무엇보다 김상욱 총괄 프로듀서는 국내 반일 감정 속 개봉에 대해 "'안녕, 티라노'는 순제작비는 49억원이 투입됐다.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예상했던 제작비보다 더 많은 제작비가 증액됐다"며 "정치적 이슈와 문화적 소비와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든 사람에겐 국적이 있지만 영화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고 이런 글로벌 프로젝트를 보다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분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안녕, 티라노'는 전 세계 스태프가 참여했지만 엄연히 한국영화다. 일본 감독이긴 하지만 일본이라는 잣대로 평가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작품 자체에 대한 비평은 감내할 수 있지만 하지만 외부 환경적인 요인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당당하게 한국영화임을 밝힐 수 있다. 영화는 많은 사람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이 싸우기도 했고 투자를 받지 못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만들어진 작품인데 그런 노력이 무시당하지 않길 바란다. 이 영화가 작품으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국적으로 사랑받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좋은 감독이 연출한 좋은 작품이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는 시영준, 정혜원, 이세은, 이현, 김지혜, 박영진, 김준현 등이 더빙에 참여했고 '명탐정 코난' '시도니아의 기사' 시리즈를 연출한 시즈노 코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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