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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건축학'때와 같은 느낌"…조정석, '엑시트' 향한 역대급 자신감(ft.임윤아)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7-29 13:24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모두가 즐거워 하면서 관람할 수 있는 '엑시트', '건축학개론' 때의 느낌이 와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 '엑시트'(이상근 감독, 외유내강 제작). 극중 퍽퍽한 현실을 견디고 있는 회사원 의주 역의 임윤아가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국영화사에 남을 전무후무한 코믹 캐릭터인 '건축학개론'(2012)의 납뜩이로 얼굴을 알린 후 영화 '관상'(2013), '역린'(2014),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특종: 량첸살인기'(2015), '형'(2016), '마약왕'(2018) 등 영화와 '더킹 투 하츠'(2012), '최고다 이순신'(2013), '오 나의 귀신님'(2015), '질투의 화신'(2016), '녹두꽃'(2019) 등 드라마를 오가며 '믿보배' 배우로 자리 잡은 조정석. 코미디와 로맨스, 사극을 오가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선보여온 그가 재난탈출영화 '엑시트'를 통해 납뜩이 이후 가장 잘 어울리는 최고의 캐릭터를 만났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용남은 대학 시절에는 산악부를 휘어잡는 에이스였지만 현실은 취업에 실패한 짠대 폭발 청년 백수다. 어미니 칠순 잔치에서 우연히 대학 후배이자 짝사랑했던 의주를 만났지만 서로의 안부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건물에 유독가스가 피어오르고 용남은 일생일대의 결심을 하게 된다.

이날 조정석은 "반응이 좋은 것 같아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된다. 시사회 끝나고 나서도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고 저희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저도 놀랐다. 원래 기자 시사를 보게 되면 긴장을 많이 하게 되는데, 다들 굉장히 재미있게 보시는 것 같아서 긴장도 많이 풀렸다. '건축학개론' 때가 생각이 나더라. 저에게 첫 영화였는데 제가 나올 때 마다 웃어주시니까 몸둘 바 몰랐었다. 주변 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영화를 보는데 '건축학개론'때의 반응을 보는 것 같았다"고 영화에 대해 만족하면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생각이 난다. 그때 제가 시력 수술을 했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 끝나고 시간이 있어서 시력 수술을 했었다. 그런데 류승완 감독님('엑시트' 제작사 '외유내강' 소속)이 '엑시트' 시나리오 책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하셨다. 제가 눈이 잘 안보여서 시나리오를 못 본다고 했는데, 그때 감독님이 '딱 좋다! 그때 봐야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실눈을 뜨면서도 봤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영화 초반 그려지는 칠순 잔치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었고 중간 중간 소품을 이용해서 탈출해 나가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외벽을 타고 올라가고 이런 걸 무서워하긴 해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거부하기에는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었다. 에필로그가 없는 심플한 이야기라는 것도 참 좋았고 신선했다. 가스라는 소재도 유니크하게 다가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파, 고구마 캐릭터, 민폐 캐릭터를 부재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자아내는 '엑시트'. 배우입장에서는 클리셰가 부재한다는 게 어쩌면 불담감이나 불안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바, 조정석은 "그런 면이 시나리오를 볼 때 걱정되진 않았냐"는 질문에 "시나리오를 보고 클리셰라는 단어조차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구마 캐릭터, 신파 이런 것 자체도 떠오르지 않았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극중 청년 백수로 등장하는 조정석은 "저 또한 용남처럼 앞이 안보였던 상황은 참 많았다. 저도 삼수를 했었다. 클래식 기타 연주자가 되고 싶어서 삼수를 했다. 친구들은 다 대학가서 축제도 즐기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었다. 그러다가 친구들끼리 만나면 저를 토닥토닥 했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저는 '왜 날 토닥이지?' 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그냥 제 성격이 그런 것 같다. 그러다가 제가 연기를 전공한다고 해서 연기과를 가고 나서는 친척들이나 가족들에게 '너 TV 언제 나오니?'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그냥 언젠가 나오겠죠?'라고 이야기를 하고 넘겼다. 워낙 낙천적이다"며 "제가 오로지 악착같이 했던 건 대학교 다닐 때 연기 밖에 없었다. 연습이나 트레이닝은 누구한테도 자부할 수 있을 만큼 자부했다"고 말했다.


낙천적인 조정석조차 과거 공연을 할 때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2004년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를 했는데 2005년 '그리스'를 하면서 많은 한계를 느낀 바 있다는 조정석은 "공연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큰 일이었다. 대학을 다니면서 대출을 받아가면서 갚아가면서 학교를 다녔다. 휴학을 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돈을 벌고 다시 학교를 다니고 그랬었다. 그렇다보니 저에게 돈이 저에게 굉장히 중요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연기인데 모든 걸 돈을 벌벌 스스로 충당해야 되는 거였다"며 "그런데 그런 내가 공연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게 광장한 일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연기하면서 돈을 정말 번다는 게 의미가 컸는데, '그리스'를 할 때 한계가 오기 시작하더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면서 "9개월 동안 원캐스팅으로 하는데 체력적으로 많은 한계가 왔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이걸 즐거워서 하고 있는 게 맞나 싶더라. 그런데 그걸 그냥 스스로 잘 극복을 했다. 극복이라는 건 책임감 덕분이었던 것 같다. 프로라는 타이틀로 돈을 받으면서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책임감이 컸다. 그게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때도 책임감을 생각하며 깰려고 많이 노력을 했다. 그때가 제가 스물 여섯이었는데 그때의 생각고 경험이 아직까지도 제가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날 조정석은 배우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수차례 강조했다. 체력적 소모가 큰 '엑시트'를 찍으면서도 지칠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책임감 때문이었다는 조정석은 "현장에서 개인적인 책임감이 분명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며 "그런데도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자유 낙하하는 와이어는 정말 무섭더라. 정말 높은 데서 찍은 거다"며 "블루스크린 앞에서 찍은 거라도 어느 정도 높이가 있어야 풀샷으로 찍을 수 있기 때문에 10m가 넘는 곳에 찍는데, 너무 아찔하더라. 그때가 앞이 안보였다. 다리도 후들거리더라. 그런데 윤아씨도 있으니 티도 안내고 '괜찮다'고 말은 했는데 제 심경은 많이 복잡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야외 촬영 보다는 실내 블루스크린 촬영이 많았던 영화. 그는 "블루스크린만 보니까 꿈에 블루스크린까지 나왔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하지만 일반 촬영과 블루스크린 촬영이 저에게 큰 차이는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리얼하게 구현한 부분이 정말 놀랍게 나오긴 했다. 다만 블루스크린이 너무 지겨웠다"며 웃었다.

재난 상황을 맞딱뜨리는 영화 '엑시트', 조정석은 '실제 재난 상황을 만나게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저의 직업은 몸이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내 몸을 얼마만큼 관리하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재난이라는 상황이 행여나 닥쳤을 때,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싶다. 우리 모두 건강관리에 힘써야 하나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정석은 영화 속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임윤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을 반짝이며 극찬을 이어갔다. 아이돌 출신에 배우에 대한 그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이 전혀 없다는 조정석은 "전 선입견이나 편견이 전혀 없다. 그건 확실하게 말하고 싶다. 그 배우가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 어떤 앙상블을 가지고 시너지를 내느냐만 집중 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제가 윤아씨와 호흡을 하면서 놀라웠던 건 명석하고 영민하고 똑똑한 배우인이기도 한데 연기와 캐릭터를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걸 정말 잘한다는 것이었다. 제가 후배들이 많아졌는데, 동생들과 연기를 하다보면 너무나 똑똑하고 잘하는 친구인데 자기 걸로 만드는 걸 어려워하는 게 보인다. 연기는 자기 걸로 표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윤아 씨는 그걸 정말 잘한다"며 "그래서 윤아씨는 정말 놀랍고 이 작품 이후의 작품도 기대가 된다. 임윤아라는 배우의 놀라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운동 신경도 좋고 운동신경도 좋다. 춤을 잘 춰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한편, '엑시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이상근 감독의 데뷔작이다. 조정석, 윤아,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등이 출연한다. 오는 7월 31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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