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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6월 22일, 동아일보 3면에 실린 기사 하나에 온 경성이 떠들썩해졌다. 다름 아닌 조선 최초의 단발 기생에 관한 기사였다. 한 여성이 머리를 남자처럼 짧게 자르고, 남성 양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내용의 주인공은 기생 강향란(姜香蘭). 14세에 권번에 입적하여 기생이 되었고, 실력이 출중해 당시 인기 높은 기생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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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뜨거운 여름', '시련'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김주연이 주인공 강향란 역을 맡아 소녀에서 당당한 예인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수많은 창작뮤지컬 탄생의 순간을 만들어 온 섬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홍륜희는 권번장 차순화 역을 맡아 어린 권번 예인들을 길러내는 선생이자, 향란의 멘토로 활약한다. 이예지, 박찬양, 이지해, 노희찬, 윤성원 등이 하께 한다.
조은 작가는 "이미 많은 서사에서 다룬 개화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웅이 아닌 소소한 인물들의 역사에도 주목하고 싶었다"면서 "특히 기록에조차 단편적으로만 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여성들이 함께함으로써 더 강해지는 연대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오늘날의 시대와 맞물리는 지점을 관객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다"고 작품의도를 밝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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