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1열', 파격적인 女 캐릭터 변주 '차이나타운'vs'델마와 루이스' [종합]

[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방구석 1열' 한준희 감독이 '차이나타운' 김혜수 캐스팅에 대한 비화를 밝혔다.

28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고정관념을 깬 여성 캐릭터를 그린 '차이나타운'과 '델마와 루이스'를 다뤘다. 홍지영 감독과 이원석 감독 그리고 '차이나타운' 연출을 맡은 한준희 감독이 함께했다.

'차이나타운'은 범죄조직의 대모인 '마우희'와 지하철역에 버려진 아이 '일영'의 생존법칙을 그린 작품이다. 한준희 감독은 이 영화로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제54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이날 한준희 감독은 '차이나타운'의 주인공 김혜수의 캐스팅에 대해 "처음부터 김혜수 배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운 좋게 김혜수에게 시나리오를 전할 기회가 생겼고, 이후 '저는 첫 연출작을 준비하고 있는 한준희'라고 소개하며 '왜 김혜수 여야 하는지', '작품을 어떤 방식으로 그려낼 건지' 등 마음을 담은 손 편지를 전했다"라며 비화를 전했다.

이어 한준희 감독은 "김혜수는 배역을 위해 많은 것을 연구하는 편이다. '마우희'의 이미지를 위해 스스로 연출부보다 더 많은 레퍼런스를 찾았고, 100장이 넘는 사진을 공유하며 스타일을 함께 완성했다"며 "김혜수가 가장 중요하게 요구했던 것은 마우희 캐릭터가 멋있게 그려지지 않는 것이었다"고 말해 배우 김혜수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에 MC 윤종신은 "김혜수를 멋있지 않게 그리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지영 감독은 "'멋있다'는 포인트가 다르게 느껴졌다. 또한 배우 입장에서 '마우희 역에 김혜수 배우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말을 듣는 건 최고의 칭찬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준희 감독은 '일영'역의 김고은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생각한 배우였고, 김고은이 단번에 섭외에 응했다"고 전했다. 홍지영 감독은 "김고은 배우가 이 영화에서 연기가 참 좋았다. 김고은 배우의 중성적인 매력이 잘 드러났다"고 호평했다. 당시 신인배우였던 박보검이 맡았던 석현 역에 대해서 한 감독은 "실제로 존재했던 지인이 모델이다. 수많은 사채업자를 상대해야 했던 친구다. 그 또한 그 사람의 생존의 방식이다. 갚을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석현에 반한 일영에 공감한 윤종신은 "처음으로 자신을 부드럽게 대해준 사람이라서 반한 거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델마와 루이스'는 남성의 전유물 혹은 소유물로서 취급받던 두 여성,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루이스(수잔 서랜든)가 남성 중심적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깨닫고 진정한 자아와 자유 의지를 찾아 나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리들리 스캇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주 편집장은 "9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고정관념을 깬 영화다. 근육질 남자가 주름잡던 하드 바디 영화가 유행하던 시기였다. 그 시기에 폭탄처럼 던져진 여성 주인공 영화"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과거 영화 속 캐릭터에서는 성적 대상이나 보호 대상으로만 나왔다. 관계를 주도하고 사건을 주체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8년만에 봐도 너무 완벽한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한준희 감독은 '델마와 루이스'에 대해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시나리오 작법의 교과서 같은 영화다. 이런 명작과 함께 '차이나타운'이 소개된다는 것은 솔직히 부담스러울 만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수잔 서랜든은 폭넓은 장르를 소화하는 할리우드 대표 연기자다. 지나 데이비스는 180cm의 장신으로 '몸매 좋은 배우'로 유행했다. 많은 관객들이 노출신을 기대했다. 이에 대해 주 편집장은 "수잔 서랜든이 지나 데이비스의 노출신을 선배로서 많이 보호해줬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브래드 피트의 실질적인 할리우드 대뷔작으로 그의 연기 인생을 받치는 든든한 발판이다. 극중 20대의 브래드 피트는 카우보이 '제이디' 역을 맡아 평범한 가정주부인 '델마'가 넋을 놓고 빠져들 만한 풋풋한 매력과 꽃미모를 마음껏 뽐낸다.

델마는 어리고 젊은 남성 제이디(브래드 피트)를 통해 '결혼'과 완전히 분리되며, 자신이 저지른 실수는 책임지는 주체적 개인으로 거듭난다. 홍 감독은 "제이디는 델마가 확실하게 변화하게 된 방아쇠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델마의 성장은 마지막까지 빛을 발했다. "우리 잡히지 말자...계속 가는 거야!"

이 영화의 백미는 라스트 신이다. 델마와 루이스는 남성 중심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을 뚫고 절벽으로 차를 몰아 비상을 시도했다. 마지막 장면에 대해 홍 감독은 "결국 중력으로 추락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인공들이 안전하게 탈출해서 진정한 자유를 얻은 느낌이 들었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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