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유명세가 버거웠을까. 인터넷 방송과 지상파 사이에서 허우적대던 감스트(김인직)가 결국 도를 넘었다.
첫번째로 언급된 여성 BJ는 미모로 유명하며, 20만명에 가까운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두번째 여성 BJ는 성인 전용 인터넷 방송국에서 수위높은 19금 방송을 전문으로 진행하는 BJ다.
이날 방송은 새벽임에도 무려 4만여명의 시청자가 지켜보고 있었고, '여성 BJ 성희롱 논란'으로 발전했다. 감스트는 "멘탈이 터졌다. 시청자 분들께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외질혜도 "생각 없는 질문으로 피해를 드려 죄송하다. 여성 BJ들 연락처를 받아놨다.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
하지만 다른 두 사람이 비교적 음지인 인터넷 방송계에 머물고 있는 반면, 감스트는 이미 주요 지상파 및 JTBC 등 종편 예능 출연 경험이 있는 객관적 유명인이다. 외질혜는 유명 BJ 철구(이예준, 군복무중)의 아내로 더 주목받는 파워 유튜버다. 감스트와 외질혜의 이름은 하루종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최상단을 뒤덮었다. 반면 보이는라디오와 여성 게스트 초대 방송을 주 콘텐츠로 하는 NS남순은 네티즌들의 관심에서 한발짝 벗어나있다.
감스트에겐 엎친데 덮친격으로 탈세 혐의까지 포착됐다. 한 매체는 19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이 지난 4월 유튜버와 대형 연예기획사 등 고소득사업자 176명에 대해 비정기 세무조사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탈세 혐의가 포착된 감스트는 약 6000만원에 달하는 추가 세금을 추징당해 납부했다는 것.
감스트는 대표적인 '스타 크리에이터(BJ, 유튜버)' 중 한 명이다. 2012년 아프리카TV를 통해 처음 개인방송을 시작한 감스트는 2016년 아프리카TV 대상을 받으며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주요 컨텐츠는 축구 중계(같이 보기)와 축구 게임 실황중계였다. 초창기만 해도 K리그보다는 해외 축구에 치우쳤고, 축구 기초 지식도 부족했다. 걸걸한 목소리와 욕설 때문에 호불호도 심하게 갈렸다.
하지만 감스트의 인생 대역전은 그 자신도 예상치 못한 계기로 이뤄졌다. 축구 게임 도중 유명 축구선수 김병지 카드가 4장 연속으로 나오자 진심어린 분노를 토해내는 감스트의 모습이 일명 '포병지(4병지) 사건'이라는 유머 자료(meme)가 됐고, 유튜브의 가능성에 주목한 김병지가 그를 용서하는 대신 자신의 인터넷 진출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
|
양지로 올라온 감스트는 승승장구했다. K리그는 감스트를 2018년 2월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감스트는 자신의 유명세를 K리그 저변 확대에 힘쓰면서 이미지를 개선했고, 이후 MBC의 아시안게임과 러시아월드컵 축구 디지털 해설위원까지 꿰찼다. 다수의 라디오 방송은 물론 지상파 예능에도 진출,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랜선라이프', '진짜 사나이-300', '호구의 연애'까지 입지를 넓혔다. 2018년 MBC 연예대상 신인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맞지 않는 옷이었을까. 감스트는 올해 3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의 A매치 해설위원으로 나섰다가 부정확한 지식과 새된 발성, 이상한 발음으로 강도높은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지상파 해설을 하지 않겠다며 사과했다.
이 일을 계기로 감스트는 주요 방송계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고민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감스트는 자신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 방송에 보다 전념하기 시작했다. NS남순, 외질혜와 '나락즈'를 결성하고, 축구 관련 방송 뿐 아니라 '보이는라디오' 형식의 방송도 시작한 것.
그 과정에서 TV와 인터넷 방송 사이의 줄타기에 실패한 모양새다. 연예인도, 공인도 아닌 인터넷 방송인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요구할 수 있는지는 논란거리다. 하지만 감스트는 적어도 '연예인'의 입지에는 올라섰다. 폴 포그바(맨유)의 내한 행사에도 참석해 함께 '관제탑 댄스'를 추는 등 이미 축구계 유명인사다.
앞서 감스트는 자신의 아버지가 보낸 문자를 공개해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낸 적도 있다. 논란에 앞서 그의 아버지가 "사람답게 정상적으로 살려면 지금이라도 공장 다녀라. 그런 쓰레기들하고 같이 놀지 마라. 부모 얼굴에 똥칠하지 마라"는 문자를 보냈던 것.
감스트는 이번 성희롱 논란을 딛고 예전처럼 유명 방송인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 적어도 그 입지가 '불시착'급으로 흔들린 것은 분명해보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Copyr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