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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모델이자 방송인 한혜진이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놔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함께 출연한 전현무와 열애 후 결별이 알려지며 자연스럽게 '나혼자 산다'에서 하차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 그가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다시 한면 본인만의 매력을 보여준 것.
한혜진은 1999년 모델이 돼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긴 다리를 쭉 뻗으며 아름답게 카리스마있게 런웨이를 휩쓴 한혜진이지만 큰 키는 어린 시절 한혜진에게 숨기고 싶은 콤플렉스였다. 한혜진은 학창시절에 대해 "키 크고 못생긴 아이였다. 제발 작아지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라며 "큰 키로 놀림을 받고 주목을 받는 게 죽을 만큼 싫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마주한 모델의 세계는 어린 한혜진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겼다. 모델 일과 학업을 함께 한다는 것은 힘들었고, 속옷을 못 벗는다고 말해 난리가 나는 등 선배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다.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 앞에서 속옷을 못 입는 게 너무 고통이었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는 한혜진은 "쇼에서 디자이너가 개인 속옷을 입게 해주겠나. 비치기 때문에 절대 허용이 안 된다. 그냥 벗어야한다.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안 벗는다고 했다가 난리가 났다. 회사 직원까지 소환됐다. '너 미쳤어? 너 거기가 어떤 자리인줄 알아? 벗으라면 벗지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아무도 너 거기 안 쳐다봐! 관심도 없어'라고 하더라.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하고 맞는 얘기다"고 말했다.
이어 서 "하루에 수십 수천 번 모델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살면서 누구도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혼나본 적이 없었고 맞아 본적도 없었다. 그런데 모델 세계에서는 나를 혼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뭐라고 하는 사람들 밖에 없었다. 매일 혼나는 게 일이었다. '도시락 왜 늦었냐', '끝나고 왜 인사 안 하냐', '선배들보다 먼저 퇴근하냐', '메이크업 두 번 받았냐', '눈썹 하나 더 붙였냐' 등을 지적받았다. 그래서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래도 모델일을 계속한 이유가 있다. 그는 "만약 언젠가 죽는 날이 온다면, '여기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무대 위에서 짜릿함과 행복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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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혜진은 함께 활동한 모델 혜박에 대해 "혜박은 경쟁자가 아닌 동지였다. 전쟁터에서 이미 라이벌의 수준을 뛰어넘은 동지였다. 네가 되든 내가 되든 중국, 일본 모델은 이기자는 마음이었다"며 "거의 국가 대표 마인드였다. 어떤 쇼에 동양 모델을 딱 두 명을 세웠는데 혜박과 나더라. 금메달 두 개딴 기분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동양인 모델이 세계 무대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 모든 영광을 뒤로한 채 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한혜진은 "미친 듯이 외로웠다. 매 순간 가족들과 헤어지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오래 활동하면서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한혜진은 멋진 선배, 선구자로 존재했다. 또 시니어 모델, 빅 사이즈 모델 등 다양성이 존중받는 모델계의 변화에 대해서도 "그냥 마르기만 한 몸보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 어떤 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되지만, 몸은 제 의지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17살에 데뷔해 37살까지 모델을 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는 한혜진은 "80살까지 모델 일을 해보자"는 MC 유희열의 말에 "월드 레코드를 기록해 볼 생각이다. 90살까지 할 거다. 모델 생명 연장의 꿈, 제가 바로 이뤄드리겠다"고 마무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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