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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작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듯 보이지만 사회 전체에 만연하고 있는 계급간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비범한 작품. 봉준호 감독의 탁월하고 섬세한 연출력에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이 더해져 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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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근데 폐막식에 그 형님이 와이프와 함께 입장을 하시더라. 그래서 '어떻게 된거지?' 싶었다. 시상을 하러 오신건가 싶었는데, 후보군인데 시상을 하러 오실리는 없으니까 의아했다. 시상식에서 작은 상에서부터 큰 상을 향해 발표를 하고 참석한 팀은 허들을 넘는 기분으로 기다렸다. 만약에 타란티노 부부가 오지 않았더라면 저희가 상을 수상했을 때 서스펜스가 없었을 거다. 그 형님이 없었다면 심사위원 대상을 발표한 후에는 저희만 남는 거니까. 그런데 그 형님이 오셔서 마지막까지 누가 받냐에 대한 최후의 서스펜스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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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그런데 그런 설정이 우리 살갗에 느끼면서 보아온 강자와 약자, 빈자와 부자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 극중 부자인 이선균 조여정씨의 모습이 조금더 결이 섬세하고 다층적으로 그려졌으면 했다. 나름 순진한 구석도 있고 세련되고 매너도 있다. 하지만 카메라가 그 속에 더 다가갈수록 묘한 히스테릭한 부분이 잇지 않나. 그런 걸 표현하고 싶었다"며 "가난한 송강호 가족도 우리 흔한 서민의 모습으로 정감이 가기도 하지만 냉철하게 따져보면 다른 사람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구성하는 게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믿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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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영화마다 큰 화제를 모으고 엄청난 성과를 거두는 봉준호 감독. 이에 매번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냐고 질문을 건네자 "이 일이 힘들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감독이 최신작이 최고작이 되길 원하지 않나. '점점 별로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당연히 괴로울 거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지 않나. 그럼에도 계속 시도해야 하고 모험해야 한다. 사실 권하고 싶은 직업은 아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벌써부터 아카데미 후보에 한국영화 최초로 '기생충'이 노미네이트 될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질문하자 "뉴욕 타임즈에서 기사가 난것 같더라. 사실 오스카에 노미되는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다. 물론 작품도 중요하지만 스튜디오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무튼 설레발을 너무 과하게 하면 네티즌들이 과하게 채찍질하지 않나. 물론 노미네이트 되면 좋지만 노미네이트가 안됐다고 섭섭하지 않다. 우리가 집착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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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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