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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장혜진(44)이 "칸영화제에서 우아하려 노력했지만 복도에서 무너졌다"고 답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디가 잘 살려있으며 한국 사회 현실의 문제를 꿰뚫는 날카로운 메시지 또한 신랄하게 담겨있는 '기생충'. 영화가 시작된 초반부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단 1초도 흔들리지 무섭게 몰아쳤다. 관객은 봉준호 감독이 던진 위트에 박장대소했고 또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서는 숨을 죽였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는 손에 땀을 졌고 마지막엔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모두가 '기생충'이 상영되는 내내 웃고 울으며 온전히 영화 속에 매료된 칸의 뜨거운 밤이었다.
실제로 '기생충'은 상영관 불이 켜지기 전부터 1분 여간 박수가 지속됐고 이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불이 켜진 뒤에는 7분간의 기립 박수로 폭발적인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봉준호 감독은 환한 미소와 함께 관객석을 향해 양팔을 들어 올려 손 인사를 하는 등 감사한 마음을 전했고 배우들 역시 박수가 이어진 약 8분여 시간 동안 벅차오르는 감동에 눈시울을 붉히며 연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박수가 계속 이어지자 봉준호 감독은 "감사하다. 이제 밤이 늦었으니 집에 가자. 렛츠 고 홈(Let's go home)!"이라는 코멘트로 재치있게 자리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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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는 처음 방문하는 칸영화제라 행사 진행에 대해 잘 몰랐다. 봉준호 감독이 하나하나 설명해줘서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내게 너무 울지 말라고 하더라. 편안한 감정에 우는건 좋지만 내가 너무 울어버릴까 걱정했던 것 같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지는데 봉준호 감독의 조언으로 최대한 우아하게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극장 밖을 나가자마자 모두가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웃었다.
이어 "'기생충'은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부담이 컸던 작품이었다. 내 출연이 공식화된 뒤엔 오히려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마음을 놓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부담감이 오락가락한다. 좋은 배우, 좋은 감독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순간이다. 연기를 중간에 쉬었는데 이번 '기생충'이 내겐 모든게 처음인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모두가 잘 도와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올해 칸영화제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리며 개막작으로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가, 마지막 상영작(올해부터 폐막작 대신 마지막 상영작으로 표기)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가 선정됐다. 한국영화 진출작으로는 경쟁 부문에 '기생충',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 등이 칸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칸(프랑스)=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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