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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 감독이 10년 만에 한국 신작으로 컴백한 소회를 전했다.
2000년 개봉한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해 '살인의 추억'(03) '괴물'(06) '마더' '설국열차'(13) '옥자' 등 매 작품 통념을 깨는 동시에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들과 언론·평단을 사로잡은 봉준호 감독은 꺼내는 신작마다 큰 화제를 일으켰고 또한 흥행까지 성공하며 명실상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거듭났다. 올해 칸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는 '기생충' 또한 일찌감치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특히 '기생충'은 한국 팬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반가운 봉준호 감독의 10년만의 한국 컴백작이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할리우드 진출을 선언했다. '설국열차'의 경우 한국의 제작사 모호필름이 제작을 맡았지만 송강호, 고아성을 제외한 출연진 대부분 해외 유명 스타들을 캐스팅해 안정적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두 번째 할리우드 진출인 '옥자'를 통해 할리우드에 입지를 굳혔다. '옥자'는 브래드 피트 제작사로 유명한 플랜 B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투자(600억원)해 만든 완벽한 미국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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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 시장에 '설국열차'와 '옥자'라는 두 편의 블록버스터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은 해외 감독으로서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며 "보통 해외 감독이 할리우드에 진출하면 영화의 전반적인 연출에 제한이 주어진다. 최종 편집 권한을 잃기도 하고 실제로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현장을 통제하는 권력이 더 높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나에겐 내 영화의 현장 통솔권이 전부 주어졌다. 보통 해외 진출 감독들이 '영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유를 누릴 수 없어 한국 영화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고충을 느끼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 원하고 보고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장인정신을 가진 감독일뿐이다. 그게 내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소신을 전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2017년 열린 제70회 칸영화제 당시 '옥자'로 경쟁부문에 초청, 넷플릭스와 칸영화제의 갈등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좋았다. 또 다른 기회에 넷플릭스를 통해 전통 한국 영화를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감독들은 일종의 모든 기회를 환영한다. 동시에 '옥자'때 겪은 극장과 넷플릭스의 갈등을 이해한다. 다만 우리는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할 때인 것 같다. 나는 지금도 내 작품의 창조적인 자유를 가질 수 있다면 넷플릭스는 물론 아마존, 애플, 그리고 전통적인 스튜디오 등 모든 영화를 만들 기회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칸영화제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리며 개막작으로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가, 마지막 상영작(올해부터 폐막작 대신 마지막 상영작으로 표기)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가 선정됐다. 한국영화 진출작으로는 경쟁 부문에 '기생충',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 등이 칸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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