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직격인터뷰] "옷 예쁘게 입고 나오라고"..이매리, 9년째 이어온 '미투 폭로'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3-28 11:2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방송인 이매리(47)가 정재계 인사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매리는 28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응어리가 많이 풀어졌다.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언론에 마치 제가 원해서 술자리와 식사자리에 나간 것처럼 포장되는데 이를 바로잡고 싶다. 당시에는 식사자리에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압적 분위기가 있었고, 당시 제가 있던 자리에서도 저에 대해 아무렇게나 떠드는데 제가 나가지 않은 자리에서는 어떤 말을 할지 몰라 불안했다"며 "평소에도 제가 억울함을 호소하면 '떽떽거리지 말라', '시끄럽다'고 하고, '웃으라'고 하던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는 더했다"며 자신이 느낀 압박감에 대해 토로했다.

이매리는 17일 자신의 SNS 를 통해 각계 인사들로부터 술시중을 강요받은 경험이 있고, 성적인 추행을 여러 차례 당해왔다고 폭로했다. 특히 방송인 출신의 정치인 A씨, 대기업 임원 B씨, 모 대학 교수 C씨 등을 언급해 파장을 예고했다. 이매리는 "죄의식 없는 악마, 출세를 위해 드라마 불공정행위로 피해본 사람에게 손님 내쫓지 말라며 내 불이익에 대해 침묵을 강요, 압박했고 회식 자리 술 시중을 들라 했다"며 "부모님 임종까지 모독했다. 상 치르고 온 사람에게 한마디 위로의 말 없이 오히려 '네가 돈 없고 TV도 안 나오면 여기에 잘해야지'라고 웃으며 말했던 당신. 악마의 미소를 잊을 수 없다. 방송에서 그런 불공정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분노했다.

그는 지난 9년간 이 같은 외침을 계속해서 이어왔다. 2011년 방영됐던 SBS 드라마 '신기생뎐' 출연 중 당한 사고로 인해 연예 활동을 중단했던 이매리는 이후 보상을 받기 위해 목소리를 냈지만 각종 압박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1월 기자와 처음 만났던 이매리는 자신의 억울함이 빼곡히 적힌 종이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이 심경을 지난해 6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매리는 지난해 방송됐던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도 해당 내용을 고백했다. 그는 "(2011년 신기생뎐에서) 오고무를 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비로 배워야 한대서 열심히 했다. 두 달 뒤에 찍는다더니 일정이 계속 밀려 8개월 동안 다른 걸 못했다. 중요 장면이라 열심히 하다 보니 무릎에 물이 찼다. 쉬어야 하는데 보호대를 하고 연습할 수 밖에 없었다. 다리가 안 나았다"고 했다. 당시 이매리는 레슨비에만 600만원을 들였고 재활 치료비 등으로 수천만원을 지불했지만 방송국과 제작사 등에서 적절한 보상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매리는 제작진으로부터 설치지 말라는 말과 함께 보상 대신 출연료만 주면 안되겠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으며 사고 발생 2년 뒤 방송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치료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들어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폭언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사고 이후 도움을 요청한 자리에서 이매리를 향한 성추행이 이어졌다고. 이매리는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과정 모임 자리에서 K씨가 '방송사 보도국장 모임에 잘 나오게 하면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고 했다. 아빠 돌아가신 후 7월 모임에서 보도국장 옆에 K가 앉았고, 저는 그 맞은편에 앉게 했다. 보도국장은 저한테 '얘가 우리를 아주 개X로 안다'고 하면서 사고와 관련된 말은 하지도 말라고 했다. K는 '네가 돈이 없고 TV도 안나오면 잘 해야지'했었다"며 "당시 최고위과정에 제 상황을 계속 얘기했는데 '말하지 말아라. 우리도 아프다'면서 '웃어라, 옷을 예쁘게 입고 나와라'고 했었다"고 폭로했다.

이매리는 9년째 '보상'을 받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9년 동안 은폐시키기 바빴지 확실한 보상과 보장도 받지 못했다. 내가 왜 더 참아야 하느냐. 아직 '너네 아빠 왜 안 죽냐', '너랑 엄마랑 다 정신병원에 가두겠다'고 했던 사람들에게 사과도 못 받았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지금까지 봐주고 참아왔다. 사과를 꼭 받고, 어떤 형태로든, 꼭 금전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다.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은 압박을 당하고 은폐를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제는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예정이다. 시민단체 정의연대는 이매리의 기자회견과 진실규명을 위해 동행할 예정이다. 정의연대 측은 "이매리씨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사회 고위층의 술자리에 불려 가 술시중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성추행까지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카타르에서 거주하는 것도 연예계 생활에서 느꼈던 염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생활을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정의연대 관계자는 블로그를 통해 "4월 초 카타르에서 귀국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앞둔 이매리씨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 만약 이매리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현 정부와 한 대기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매리는 지난 1994년 MBC 3기 공채 전문 MC로 데뷔했으며 연기자로 전향한 뒤에는 '내조의 여왕', '신기생뎐' 등에 출연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이후 2011년부터 활동을 중단했다. 1월에는 아시안컵 대한민국-카타르전에서 카타르를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주목을 받았다.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명품 커플 궁합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