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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천재 못되면 노력이라도 해야죠"…황우슬혜, 노력이 가져온 변화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3-21 11:5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데뷔 15년차이지만 지금도 일주일에 5일, 6시간씩 연기 연습해요."

휴먼 코미디 영화 '썬키스 패밀리'(김지혜 감독, 영화사 두둥 제작)에서 어느 날 갑자기 준호(박희순) 가족의 옆집에 이사 온, 준호의 여사친 미희를 연기한 배우 황우슬혜(40). 그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썬키스 패밀리'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전했다.

여느 가족과는 다르게 솔직하고 발칙하게,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뜨겁게 사랑하는 한 가족과 사랑이 넘치는 또 다른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뻔한 감동이 아닌, 진짜 웃음과 사랑을 전하는 신개념 가족 코미디 '썬키스 패밀리'.

믿고 보는 배우 박희순, 진경을 필두로 장성범, 윤보라, 이고은이 뭉쳐 어디서도 보지 못한 발칙한 가족을 완성해 보는 이들의 배꼽을 잡게 만든다. 여기에 개성 넘치는 배우 황우슬혜, 정상훈의 완벽한 코믹 연기까지 더한 '썬키스 패밀리'는 올해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미디 장르의 신기원을 연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에 이어 또 한 번 극장가 코미디 신드롬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극 중 예쁜 외모와 감출 수 없는 뛰어난 예술적 감각, 뜻밖의 허당미까지, 도무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 미희로 완벽하게 변신한 황우슬혜는 색다른 매력의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썬키스 패밀리' 속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날 황우슬혜는 "영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이가 보는 시선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지 않나? 그런 시선이 독특했고 가족끼리 성에 대해 이야기를 잘 못 하는 문화인데 영화 속에서는 가족끼리 성(性)에 대해 오픈됐다. 실제로 나는 부모님이랑 드라마를 볼 때 키스 신만 봐도 얼굴 뜨거워지고 부끄러워서 방으로 들어가는데 영화 속에서는 개방적인 부분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내 캐릭터는 얄미울 수 있겠지만 언제 이렇게 연기해볼까 욕심나기도 했다. 잘 만들면 재미있고 잘 못 만들면 욕먹겠다 싶었다"고 웃었다.

그는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 우리 모두 걱정했던 부분이고 시사회 하기 전에 배우들이 바들바들 떨었다. 자칫하면 관객이 보기에 너무 현실과 다른 이야기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걱정했던 부분이 많았다. 나 또한 보수적으로 살았기 때문에 걱정된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잘못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예쁘고 샤방샤방하게 보이더라. 공개되기 전까지 걱정했는데 오히려 보고 나니 당당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썬키스 패밀리'와 같이 가족끼리 성에 있어 개방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황우슬혜는 "나중에 내 아이가 생기면 자녀와도 성에 있어서 오픈하고 싶다. 어렸을 때 전 여자가 생리하는 것도 부끄러워했다. 처음 생리할 때 당황하기도 했고 그걸 숨기기도 했다. 생리대조차도 감춰야 했고 남자친구들이 생리하는 여자친구를 놀리기도 했던 문화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부모님이 먼저 알려줬다면 생리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아쉬움이 남는데 그런 아쉬움을 내 자녀들에게 남기고 싶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썬키스 패밀리'에서 그림에 빠진 화가 미희를 소화한 황우슬혜. 실제로 캐릭터를 위해 1년 넘게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고. 그는 "이 캐릭터를 준비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화가라는 설정 때문에 1년 반 정도 그림 연습을 했다. 수준급 실력은 아니지만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인물화를 그리기도 했고 누드화를 배우기도 했다. 김지혜 감독이 소개해준 화가 선생님이 계시는데 그분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던 그림이 지금은 재미가 있더라. 그림을 그리면서 힐링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그림을 그리는 연예인들처럼 전시회를 할 정도는 아니다. 스스로 만족하는 정도만 그리고 있다"고 겸손을 보였다.

또한 황우슬혜는 '썬키스 패밀리'에서 준호의 여사친이라는 설정에 대해 적극 이해한다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여사친, 남사친 사이를 이해하게 됐다. 미희는 준호에게 사심이 있거나 그런 게 아니라 예전부터 친했던 여사친이다. 나쁜 마음을 품었으면 관객에게 정말 욕먹을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실제로 남사친, 여사친에 대해 어느 부분은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내 주변에도 남사친이 많다. 동생 남사친들과 밥도 자주 먹고 서로 연애상담도 많이 한다. 나는 보수적이기보다는 개방적인 것 같다. 다만 누군가의 여사친으로서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할 것 같다. 친한 남사친이 있는데 그 남사친이 여자친구가 생기면 연락을 끊더라. 한번 같이 만난 적도 있는데 여자친구 표정이 좋지 않더라. 친해질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다가가도 여자친구로서는 부담스러운 것 같다. 아무래도 여자친구들이 신경을 쓰는 편이기는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서로 상황에 대해 이해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이어 "반대로 남자친구의 여사친을 본 적도 있고 남자친구의 전 소개팅녀를 만나기도 했다. 물론 어렸을 때는 나는 그런 부분에 있어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상황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기더라"고 밝혔다.

올해 만 40세, 결혼 적령기에 대한 자신만의 플랜도 밝혔다. 황우슬혜는 "미혼을 끝내고 싶기도 하다. 미혼으로 사는 삶은 생각할 게 너무 많다. 아버지도 결혼을 계속 이야기를 하고 친구들도 다 결혼을 한 상태다. 현재까지는 연기자 핑계로 버티고 있지만 이게 언제까지 핑계 댈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비혼주의자는 아닌데 결혼을 진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한 번 결혼하면 헤어질 수 없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 지금은 나이가 드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더라. 배우로서 삶도 이해해주는 남자를 찾게 되고 소통할 수 있는 남자를 찾게 된다. 그렇다고 결혼이 급한 건 아니다. 연기에 이제 막 재미를 느꼈고 여러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좋은 사람 만나면 결혼을 하고 싶지만 아직은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황우슬혜는 "사실 이제 막 연기가 재미있기 시작한 것 같다. 이전에는 연기를 할 때 고통이 있었다. '장수상회'(15, 강제규 감독) 할 때도 너무 떨어서 밥도 못 먹고 그랬다. 연기로 경력만 있지 근육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에는 캐릭터에 접근하고 슛 들어가면 정말 재미있더라. '이래서 연기하는구나' 싶다. 이렇게 바뀐 계기가 2년 전tvN 드라마 '혼술남녀'를 할 때 느낀 재미다. 물론 아직도 많이 떨지만 최선을 다하면 재미있구나 싶다"고 고백했다.

2004년 KBS2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으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5년 차가 된 황우슬혜. 그는 지금도 연기 연습실을 다니며 꾸준히 연기를 배우는 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예전부터 연기 연습실을 다니고 있다. 일주일에 5일씩 6시간 연습실에서 연기 연습을 한다. 연습실에서 돌아온 뒤 집에서도 한 시간씩 따로 연기 연습을 한다. 사실 나는 3년간 긴장을 푸는 연습만 한 것 같다. 그 정도로 연기를 시작할 때 긴장을 많이 한다. 평소에 연기를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는데도 바보처럼 잘 몰랐던 것 같다. 내가 더 알고 싶고 재미를 느끼고 싶어 연기 연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하는데 고통스럽기보다는 준비 상태에서 긴장을 많이 한다. 그래서 힘들었다. '미쓰 홍당무'(08, 이경미 감독)로 영화에 데뷔했을 때 오디션을 3차까지 봤다. 그때도 3~4년간 연기 연습만 하다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 기회를 잡고 합격을 했는데 그때 준비를 안 했으면 아마 합격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에 한 '혼술남녀'도 오디션을 봤다. 거의 대부분 오디션을 보고 작품에 합격했다. '혼술남녀'도 내 캐릭터와 먼 캐릭터였는데 노력으로 만든 결과다"며 "나는 천재가 아니다. 천재가 될 수 없어서 노력이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연기 연습으로 실제로 효과를 봤고 그래서 연습을 계속하게 됐다. 긴장도 되고 힘들지만 연기 끝나고 재미를 느끼니까 더 재미있어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전보다 더 많이 준비하려고 한다. 옛날에는 작품을 받으면 걱정부터 했는데 지금은 의욕이 먼저다. 이제 스타트업인 것 같다. 작은 역할이나, 좋은 역할이 있으면 쉬지 않고 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황우슬혜는 "스스로 연기에 대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늘 자책했고 그걸 줄이고자 연기 연습을 시작했다. 한때는 내가 연습하고 준비하는 것에 비해 대중이 못 알아주는 것 같아 서운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스스로 연기가 재밌어져서 그런 외적인 부분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전작 '레슬러'(18, 김대웅 감독) 때도 정작 내가 나온 신은 4~5신 밖에 없었는데 칭찬을 많이 받았다. 어떤 감독은 내게 '연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인생의 변화를 겪었냐?'라며 놀라기도 하더라. 변화를 겪기보다는 노력을 좀 더 하게 된 것 같다. 내 부족함을 채우면 언젠가 대중도 '황우슬혜 연기가 좀 괜찮네' 정도 알아주지 않을까 싶다. 자칫 상투적일 수 있지만 노력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한편, '썬키스 패밀리'는 아빠의 예쁜 여사친 등장으로 엄마의 오해가 시작된 후 가족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막내딸의 발칙하고 유쾌한 대작전을 그린 영화다. 박희순, 진경, 황우슬폐, 장성범, 보라, 이고은이 가세했고 김지혜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사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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