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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만나는 브레히트의 걸작 '갈릴레이의 생애', 4월 명동예술극장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9-03-21 16:08


◇국립극단이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갈릴레이의 생애'를 공연한다. 갈릴레이 역의 김명수(오른쪽)과 재판장 역의 이호재. 사진제공=국립극단

독일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의 대표작 중 하나인 '갈릴레이의 생애'(연출 이성열)를 국립극단이 무대에 올린다. 오는 4월 5일부터 4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격동의 20세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브레히트는 서사극 이론과 소외 효과로 현대 연극사에 큰 획을 그었다. '서푼짜리 오페라'를 비롯해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코카서스의 백묵원(白墨圓)', '사천의 선인(善人)' 등 계급주의적 시각에 예리한 사회비판은 물론 휴머니즘과 위트를 가미한 걸작들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갈릴레이의 생애'는 2차 대전 발발 직전인 1938년 초판이 나온 뒤 두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 희곡이다. 이번 공연에 사용한 세 번째 판본은 숭고한 과학자 갈릴레이의 모습을 다룬 초판에 비해 과학자로 대표되는 지식인의 도덕적 책무에 관한 고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혼란스러운 현실 앞에서 투쟁보다는 망명을 선택했던 브레히트 자신의 모습이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 표면적으로 신념을 꺾었던 갈릴레이의 모습에 투영되어 자전적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17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수학 교수이자 유명한 과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본격적인 천체 탐구를 시작한다.

'달의 표면에 산맥이 있다', '태양에 흑점이 존재한다' 등 갈릴레이의 연구결과는 그동안 가설로 남아있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그의 연구는 신성한 로마 교회의 교리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게 되고, 결국 갈릴레이는 종교 재판정에 서게 된다. 학자의 양심과 빠져나갈 길 없는 불합리한 현실 사이에서 갈릴레이는 고민에 빠지는데….

무대와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김명수가 일상을 살아가며 고민하는, 친근미 넘치는 갈릴레이로 변신한다. 강한 존재감을 지닌 원로배우 이호재가 재판장을 맡고, 12명의 배우들이 최소 2개 이상의 배역을 소화하며 갈릴레이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을 연기한다.

연출을 맡은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위대한 과학자 갈릴레이'를 넘어 새로운 진실을 증명해나가는 '인간 갈릴레이'의 고뇌에 집중할 것"이라며 "브레히트 특유의 유쾌한 대중성을 살려 활기차고 입체적인 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원작 희곡을 살짝 윤색했고, 장면과 장면을 윤활유처럼 이어주는 다양한 음악과 안무, 우주를 담은 영상 등 시청각적 요소들도 삽입했다.

이성열 연출을 비롯해 무대 이태섭, 조명 김창기, 의상 이수원 등 지난해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수상한 화제작 '오슬로'의 창작진이 대거 함께 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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