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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스물다섯 영혼을 가진 김혜자의 70대 적응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알면 알수록 준하의 낯선 얼굴은 충격을 남겼다. 미국에 사는 아들에게 보내달라는 샤넬 할머니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는 척했던 준하는 실상 약과 돈을 부친 적이 없었다. "약 파는 거랑 죄질이 다르다"는 혜자의 실망에도 "그 할머니는 아드님 생각에 행복하고 난 돈 벌어서 좋은 것 아니냐. 앞으로 할머니나 이런 곳에 오지 말라"고 선을 긋는 준하는 냉정했다. 혼자 술을 마시는 준하 앞에 앉은 혜자는 "보고 싶대. 혜자가"라고 간접적으로 마음을 전하지만, "독일에 있는 혜자한테 전해주세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라고 인연을 잘라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혜자와 준하의 엇갈린 시간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외로움과 아픔을 나눴던 혜자와 준하였지만, 갑자기 늙어버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오해는 쌓여만 갔다. 늘 만났던 장소에 함께 있지만 그곳에는 스물다섯 혜자도, 빛나던 시간 속의 준하도 없었다. 변한 것은 잃어버린 시간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혜자도 달라지고 있었다. 늙어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 그런 혜자에게 친구들의 말들은 상처였다. "너희들한텐 당연한 거겠지만 잘 보고 잘 걷고 잘 숨 쉬는 거 우리한텐 그게 당연한 게 아니야. 되게 감사한 거야"라는 혜자의 말은 가슴 먹먹하게 심장을 울렸다.
혜자의 유쾌한 일상에 찾아든 '연기神'들의 시너지는 활력을 불어넣었다. 능청스러운 직진남으로 깨알 웃음을 선사한 우현,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로 혜자와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 정영숙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혜자의 홍보관 생활을 예측불허로 이끌 '노(老)벤저스'의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 독보적인 코믹 연기를 선보인 보이스피싱 사장 역의 임창정, 디테일 다른 계란 장수 최무성, 어리바리 차력사로 변신한 김병만 등 특별출연한 배우들의 빈틈없는 시너지는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눈이 부시게' 6회는 오늘(26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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