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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역대 흥행 2위 '극한직업'의 경제학..."28일간 435억+α 벌었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2-21 08:0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8일간 벌어들인 순수익만 435억원!"

영화 '극한직업'의 천하가 19일 막을 내렸다. 개봉 후 무려 27일 동안 1위를 질주하던 '극한직업'이 이날 휴먼 영화 '증인'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20일에는 개봉작 '사바하'에 밀렸다.

지나 온 길이 역사였다. 한국 영화 역대 흥행 2위 자리를 꿰차며 누적 관객수 1476만4932명(19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코미디 영화로는 이미 최고의 위치에 우뚝섰다. '극한직업'은 개봉 5주 차인 이번 주말 15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쯤에서 '극한직업의 경제학'이 궁금하다. 역대급 흥행과 동시에 전무후무한 가성비 수익까지 거둬들여 영화계의 관심도 뜨겁다. 미들급 예산이 들어간 중형급 영화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흥행 수익을 내 '돈잔치'가 기다리고 있다.
그럼 '극한직업'이 개봉 이후 28일간 벌어들인 흥행 수익은 얼마나 될까

'극한직업'은 순제작비 약 65억원(손익분기점 260만명)이 투입된 중형급 영화다. 1476만명을 동원한 기준으로, 극장 누적 매출액은 1272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통 영화 한 편당 순이익은 마케팅 비용을 더한 총제작비로 계산하지만 계속해서 극장에 상영되고 있는 상황이라 순 제작비만로 순이익을 들여다봤다.

1272억원의 누적 매출에 부가가치세 10%, 영화발전기금 3%를 빼고 여기에 한국영화 부율 50%(서울 CGV·롯데시네마 55% 적용, 전국 극장을 감안할 때 통상 50% 적용)를 적용하고 배급수수료 10%와 순제작비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약 435억원이다. 65억원을 들여 만든 '극한직업'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무려 435억을 번 셈. 7배 가까운 수익을 얻었다. 여기에 앞으로 집계될 극장 매출과 기타 부가판권 수익까지 더한다면 적어도 500억원 가까운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병헌 감독과 배우 류승룡, 진선규, 공명, 이동휘'등 극한직업'의 주역들이 14일 용산 CGV에서 열린 관객감사 행사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수사극으로 약 1300만 누적 관객수를 돌파하며 흥행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2.14/
배우들의 수익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통 주연 배우들은 출연 전 캐스팅 출연료를 계약함과 동시에 러닝 개런티(영화에 참여하는 감독이나 배우, 스태프들이 출연료 외에 흥행 결과에 따라 개런티를 지급받는 방식)도 함께 계약 사항에 넣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로 흥행성이 보장된 대규모 블록버스터 작품에 참여한 주연급 배우들이 러닝 개런티를 계약하지만 '극한직업'의 경우엔 중형급 영화인 데다 흥행성이 보장되지 않은 코미디 장르로 모든 주연 배우들이 러닝 개런티를 계약하지 않고 일부 배우와 스태프만 러닝 개런티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런티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극한직업'의 류승룡만 러닝 개런티를 계약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대략 10억원 안팎의 러닝 개런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배우들 역시 이례적인 흥행을 얻은 만큼 러닝 개런티 계약을 하지 않아도 1~2억원 안팎의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극한직업' 내에서 가장 큰 수익을 가져가는 주인공은 누굴까. 일반적인 경우 대게 투자사와 제작사의 수익 비율은 6:4다. 러닝 개런티 등 배우들의 몫을 차치하고 순이익만 놓고 이 공식을 대입했을 때 '극한직업'의 투자·배급을 맡은 CJ ENM은 261억원, 제작사인 어바웃필름은 174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영화계에서는 CJ ENM이 사실상 '극한직업'의 메인 제작사라는 소문이 심상치 않게 들리면서 수익 구조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크레딧에는 '극한직업'의 메인 제작사로 어바웃필름이 이름을 올렸고, 공동 제작으로 영화사 해그림과 CJ ENM이 뒤를 따랐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극한직업'의 제작 95% 이상 CJ ENM이 총괄을 맡았다는 것. 어바웃필름은 제작을 돕는 제작 에이전시 역할에 불과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당연히 '극한직업'의 수익도 순수 수익 중 95%인 약 413억원을 CJ ENM이 독식하게 되고 제작사 어바웃필름은 수익의 5%인 약 22억원만 통장에 입금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CJ ENM이 한국 영화계에서 오랫동안 문제시되고 있는 논란 중 하나인 수직계열화(대기업이 제작 및 투자·배급, 여기에 상영까지 겸영하는 독과점 논란)를 의식해 슬그머니 메인 제작에서 이름을 뺐다. '극한직업'은 비교적 저예산으로 큰 흥행 수익을 얻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제작 업계의 질서를 위협하는 사례로 제작자들 사이에서 말이 많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 제작자는 "한동안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제작 업계가 침체했는데 '극한직업'을 통해 미들급 영화의 저력을 보이며 다시금 제작에 활기가 돌았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대기업의 독과점의 성공을 여실히 드러낸 작품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작품이다.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영화계 수직계열화가 만연하게 될까 우려되는 부분도 크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극한직업'의 입장은 업계의 분위기와 전혀 다르다. CJ ENM 측 관계자는 "CJ ENM은 '극한직업'의 공동 제작자이자 투자·배급사다. 메인 제작사가 절대 아니다. CJ ENM과 어바웃필름, 해그림 모두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다만 CJ ENM은 현장 제작이 아닌 전체적인 제작에 참여했다. 수익 비율도 다른 영화 제작 시스템과 비슷한 6대 4로 진행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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