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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악마캐 태민호가 태어나기까지…김지훈의 변천史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9-01-30 11:27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TV CHOSUN '바벨'이 27일 드디어 베일을 벗은 가운데, 피투성이 시체로 첫 장면부터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지훈의 변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지훈은 이 작품을 통해 스스로 "'나는 악마다'라고 되뇌이며 연기했다"고 했을 만큼 파격적인 악역 변신을 예고했다. 배우 김지훈이 '나쁜 캐릭터'를 소화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선한 인상, 누가 봐도 준수한 외모, 아무렇게나 입어도 저절로 흐르는 귀티까지 '잘생긴 배우'의 모든 요소를 갖춘 만큼 그에게는 주로 '완벽한 남자주인공'의 역할이 주어졌다.

그러나 '바벨'의 태민호가 있기까지 김지훈은 '완벽남' 외에도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통해 역대급 악역을 위한 연기력을 쌓아왔다. 배우 김지훈의 연기 스펙트럼을 만든 그 변천사를 들여다본다.

#고려의 왕부터 조선판 'X파일'까지…사극도 '만능'

배우 김지훈의 출연작 중에서는 현대극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사극에서도 그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다. 첫 사극 도전이었던 2009년 KBS2 '천추태후'에서는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고려의 제 8대 왕이 되는 현종 역할을 맡아 드라마의 엔딩을 감동적으로 장식하며 '사극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후 2010년 tvN '조선 X파일 기찰비록'은 김지훈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눈에 확 띄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조선판 멀더'로 불린 김지훈은 조선시대의 초자연적 현상을 추적하는 사헌부 감찰관 역할을 맡아 실험적인 소재의 사극에서도 훌륭한 소화력을 보였다.

또한 김지훈은 2017년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에서는 조선의 왕좌를 노리는 이인좌 역할로 서늘한 카리스마는 물론 거침없는 액션까지 선보이며 만능 배우임을 입증했다.

#웹툰 작가-바람 피운 남친…기억하시나요?


김지훈이 소화한 배역 중에선 독특한 것들도 종종 있었다. 최근작인 MBC '부잣집 아들'에서는 철 모르고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며 살다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거액의 빚을 상속받는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직업 자체가 '부잣집 아들'이지만, 닥쳐온 역경을 자신의 힘으로 헤쳐나가는 성장형 캐릭터를 드라마틱한 변화 속에 소화했다. .

전형적인 '완벽 남주'에서 벗어난 역할은 이외에도 많았다. 2013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에서는 까칠하지만 재능이 부족한, '어둠의 하이에나'로 불리는 초보 웹툰 작가 역할을 맡았고, 2016년작인 '우리 집에 사는 남자'에서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를 두고 바람을 피우면서도 소심하고 자기 합리화에 능한 남자로 출연해 '주먹을 부르는' 역할을 선보여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데뷔 초기에 해당하는 드라마 '위대한 유산'(2006)에서 역시 완벽한 엘리트지만,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상대를 이용하는 '나쁜 남자'로 악역을 경험한 바 있다.

#완벽한 재벌남과 명석한 검사 '제 전공이죠'

하지만 김지훈은 역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재벌남'이나 명석한 전문직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많이 맡았다. SBS '결혼의 여신'(2013년), MBC '왔다 장보리'(2014년), '도둑놈, 도둑님'(2017년) 등은 모두 김지훈이 검사로 출연하는 작품들이다. 반듯한 이미지 탓인지 김지훈의 극중 직업은 유독 검사가 많았다.

특히 이 중 '결혼의 여신'에서는 재벌 2세이면서도 사랑하는 여자에게 그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고, 아내가 과거 다른 남자에게 끌린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용서하는 흔치 않은 캐릭터를 소화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한 여자에게만 진심을 다한 멜로 연기 덕분에 '폭풍 매력 엘리트 검사'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새롭게 시작된 TV CHOSUN '바벨'은 김지훈에게 지금까지 소화한 어떤 배역과도 다른 '태민호'를 안겼다. 겉은 '완벽한 재벌남'이지만, 그 안에 알 수 없는 이중성을 감추고 있는 태민호는 27일 1회에서부터 어머니 신현숙(김해숙)과 팽팽한 긴장 구도를 형성하는가 하면, 아름다운 아내 한정원(장희진)의 불륜을 알고도 알 수 없는 무표정을 보이는 기이한 캐릭터로 첫 회부터 시선을 강탈했다.

조각 같은 외모와 고급스러운 정장 스타일, 차가운 미소를 장착한 김지훈의 태민호를 만나볼 수 있는 '바벨'은 TV CHOSUN에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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