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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었던 게임주, 2019년에는 다시 일어설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8-12-24 10:34


넷마블게임즈가 2019년에 선보일 'BTS월드'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e스포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월 열린 'SWC 2018' 결승전 장면

'내년엔 다시 일어설까?'

2018년 주식시장도 이제 한 주밖에 남지 않으며 마감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코스피나 코스닥 모두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모양새를 보여줬다. 21일 기준으로 두 시장 모두 올해 첫 날 종가보다 17% 정도 하락했으며, 특히 코스닥벤처펀드의 도입으로 이상 급등세를 보였던 코스닥의 경우 연 고점과 비교해서 27% 이상 주가가 추락하며 전형적인 베어마켓으로 돌입한 상황이다. 이는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게임주의 주가 변동과도 비슷한 추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게임주는 전형적인 흥행산업이라 기존 인기 게임은 물론이고 앞으로 나올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먼저 반영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대표적인 수출 콘텐츠이기에, 글로벌 신작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이겨나갈지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면에서 올해 흥행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대부분의 상장 게임사들은 연말 우울한 주가와 줄어든 시가총액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신규 상장 게임사는 1개에 불과한 반면 상장폐지에 몰린 게임사도 나오는 등 투자자들로부터도 외면을 받았다. 2019년에는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신작이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은 흥행작

2018년 게임주의 추이를 보면 위아래로 심하게 '롤러코스터'를 타기 보다는 하반기 들어서면서부터 꾸준히 하락하는 모양새를 띈 경우가 더 많았다.

그나마 연초와 비교해 선방한 주요 게임사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컴투스 정도였다. 대부분 인기 IP를 활용해 국내 혹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하게 매출을 거둔 덕분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6월 출시한 '리니지M'이 숱한 경쟁작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현재까지 국내 마켓 1위를 지켜낸 영향이 컸다. 출시 1주년을 맞아 원작 온라인게임과의 연계를 넘어서 새로운 클래스를 선보이고 조만간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하는 등 주도권을 놓치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월 2일 44만6500원이었던 주가는 '리니지M'의 매출 하락이 완연한 5월 33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달 초 '리니지'뿐 아니라 '블레이드&소울' IP를 활용한 내년 신작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51만원을 상회,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2월 출시한 올해 최고 흥행작 '검은사막 모바일' 덕분에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 후 최고가인 28만7100원까지 오르기도 했던 주가는 이달 초 17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중국 시장에서 판호(게임 서비스 권한) 발급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21일 20만원대에 다시 복귀했다. 지난해 대비 10배 가까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 연초보다 떨어진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선 내년 중국과 북미, 유럽 등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함께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출시가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컴투스도 글로벌 히트작 '서머너즈워'의 존재감 덕분에 연초와 비슷한 13만원대의 연말 주가 추이를 보여줬다. 다만 5월에 19만원대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지만, 11월에 11만7000원대까지 추락하는 롤러코스터를 경험해야 했다. '서머너즈워'의 인기를 뛰어넘는 신작을 좀처럼 배출하지 못한 가운데, 최근 콘텐츠브랜드실을 신설해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e스포츠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IP를 활용한 MMORPG 등 신작을 내년에 성공시켜야 펄어비스와 함께 코스닥 게임주 2강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넷마블, 웹젠, 위메이드와 더불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넥슨 등은 하반기 심한 부침을 겪어야 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던 넷마블은 가장 큰 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지난해 12월 20만원의 장중 최고가를 찍기도 했던 넷마블은 올해 '리니지2 레볼루션'을 이를만한 대형 히트작의 부재로 고전을 하며 10월30일 연초 대비 반토막인 9만원대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나마 이번달 초 기대작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출시하고 중국 판호 발급 재개 기대감에 대한 호재로 21일 11만원대를 다시 회복했지만 시가총액은 여전히 10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했고, 엔씨소프트에 대장주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방탄소년단 IP를 활용한 'BTS 월드', 그리고 '세븐나이츠2'와 'A3:STILL ALIVE' 등 신작들의 성과가 게임 대장주 자리에 다시 복귀하는데 관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웹젠과 위메이드 역시 연초 대비해 연말 주가가 반토막에 불과하다. 웹젠은 '뮤' IP를 활용한 신작 '뮤 오리진2'의 국내와 중국 흥행이 금세 사그라들었고, 위메이드는 신작 '이카루스 모바일'의 흥행 부진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르의 전설' IP의 중국 라이선스 사업이 중국 당국의 게임 규제 강화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중국에서 흥행하고 있는 IP가 절대적인 두 회사로선 중국에서의 규제 완화와 판호 발급 재개가 내년 주가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올해 2월 2005엔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역시 중국에서의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에 8월부터 크게 떨어졌고 21일 1398엔대로 마감하며 고점 대비 30% 이상 추락한 상황이다. 모바일과 온라인에서 두루 걸쳐 신작을 꾸준하게 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 등 예전 IP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FIFA 온라인 4'가 기대 이하의 흥행을 보이면서 고전을 하고 있다. 매출이 정체되고 있고 신규 매출원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내부 구조조정설까지 나오는 등 위기 상황이라 역시 내년 신작 파이프라인에 기대감을 걸 수 밖에 없다.

새로운 동력이 필요

지난해는 넷마블이 삼성생명에 이어 역대 공모금액 2위의 규모로 상장하면서 시장에서 게임주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신규 게임사 상장이 베스타 1곳에 그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IPO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들긴 했지만 이를 뛰어넘을만한 실적을 보여준 게임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베스파도 지난 3일 상장 이후 15일 중 나흘을 제외하곤 전일 대비 주가가 떨어지며 실망감을 줬다. 3만5000원에 상장을 했지만 첫날부터 10% 이상 추락해 21일에는 2만3850원으로 30% 넘게 떨어진 상황이다. '킹스레이드'라는 1개의 게임만을 성공시키고 있는 '원 히트 원더'로서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가장 아쉬운 회사는 카카오게임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게임사였지만 감리 절차가 길어지면서 9월 코스닥 상장 절차를 스스로 취소했다. 다만 내년 재추진을 예고하고 있다. 그나마 9월 이후 코스닥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킹 오브 파이터즈' 등의 유명 IP를 보유한 일본의 SNK도 이번달 상장이 예정됐지만, 기관 공모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역시 상장을 철회했다. 당초 공모가액이 너무 높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그만큼 코스닥 시장, 그리고 게임주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게임 전문가들은 "게임주 시장에 활력을 위해서라도 신규 상장사가 계속 등장해야 한다.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한 신규 상장사들이 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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