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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단독인터뷰②] 김윤석 "김혜수, 청룡영화상의 품격을 높여준다 생각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12-19 13:49


제39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김윤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2.1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쉽지 않았던 영화 '1987', 이 영화가 여전히 관객들을 울리는 이유는 영화에서 오롯이 느껴지는 정성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해 12월 말 개봉해 관객들의 심장을 들끓게 한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에서 대공수사처 박처원 처장 역을 맡아 그야말로 '명품 연기'를 펼친 배우 김윤석(50). 관객 뿐 아니라 자신의 심장까지 뜨겁게 한 '1987'은 김윤석에게 절대 잊지 못할 마스터피스로 남게 됐다.

수많은 연극 무대를 거쳐 지난 2004년 개봉한 '범죄의 재구성'(최동훈 감독)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김윤석은 '타짜'(2006, 최동훈 감독)에서 한국 영화사에 남을 역대급 악역 아귀 역을 맡아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추격자'(2008, 나홍진 감독)로 주연배우로 올라선 후 수많은 작품에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 대표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잡았다. 그런 그가 2008년 청룡영화상에서 '추격자'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10년만에 다시 한번 청룡영화상에서 주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제39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김윤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2.13/
김윤석에게 두 번째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긴 '1987'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의 뼈 아픈, 그러나 잊을 수 없는 민주화운동을 사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개봉 1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관객들에게 여전히 긴 여운을 남기고 있는 것은 물론, 해외 영화인과 전 세계 관객들에게도 극찬을 받았다.

"감사하게도 '1987'이 작년 겨울에 개봉해 올해 초까지 많은 호평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 관객들에게도 굉장히 많은 호평과 상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감독님과 함께 해외 영화에제 참 많이 참석하는 기회를 갖게 됐죠. 그런 영화제에서 관객과의 대화나 GV를 진행할 때 마다 놀랐던 건 한국인이나 교포가 아닌, 외국 관객분들이 이 영화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해주신다는 것이었죠. '1987'에 담긴 역사, 그러니까 이념이 변질 돼 사람들을 억압했던 그 역사가 단순히 우리나라에 국한된 일들이 아니라 전 세계 나라에서 벌어져 왔던 일이었기 때문에 세계 각국 관객들이 큰 관심을 가져주셨던 것 같아요."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올해 청룡영화상 MC는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맡았으며 총 18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윤석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2018.11.23/
예고편에서부터 단숨에 관객들을 영화에 끌어당겼던 박처원 서장의 대사. "탁! 치니, 억!". 청룡영화상 심사위원들은 "어쩌면 이 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대사, '탁! 치니, 억!'. 그 대사 사이, 김윤석은 한줄의 대사 사이에 존재하는 찰나의 공백까지 연기했다"고 극찬한 바 있다. 김윤석도 이 대사가 담고 있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여전히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 장면과 대사는 정말 중요했습니다. 그 장면이야 말로 그 시대가 가진 아이러니의 집약체이기 때문이죠. 굉장히 중요하고 강한 이미지를 줘야하는 신이었는데, 촬영 당시에는 의외로 무겁지 않은 분위기에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촬영하면서 함께하는 배우들 끼리도 많이 웃었죠. 테이크도 두, 세 테이크 정도에 찍을 수 있었습니다."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마친 후 '미쓰백'(이지원 감독)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지민은 자신의 SNS에 수상의 기쁨을 전함과 동시에 "'암수살인' 무대인사를 하시면서 함께 상영중인 '미쓰백'을 응원해주셨던 김윤석 선배님은 감동이었습니다. 선배님과 함께 저 자리에 설 수 있어서 더 영광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조선과 진행한 수상 인터뷰에서도 김윤석에 대한 깊은 감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윤석은 '암수살인' 무대인사 중에서 경쟁작일 수도 있는 '미쓰백'을 응원했던 이유의 시작도 '1987'로 얻은 기억에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3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올해 청룡영화상 MC는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맡았으며 총 18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한지민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김윤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2018.11.23/
"사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시작에도 '1987'이 있었습니다. 작년 '1987'과 '신과함께' 1편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고, 무대인사도 같이 다녔어요. 무대인사를 위한 대절 버스가 앞뒤로 같이 다녔죠. 무대인사 버스에 해당 영화의 포스터가 크게 붙어있는데, '신과함께' 버스에서는 '1987'팀이 사진을 찍고 '1987' 버스에서는 '신과함께'팀이 사진을 찍으면서 서로의 영화를 진심으로 응원해줬어요. 두 영화 모두 한국 영화잖아요. 어느 한 영화가 다른 영화를 눌러야 한다는 생각이 아닌 함께 좋은 성과를 얻는 '윈윈 게임'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죠.

'암수살인' 무대인사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비슷한 시기에 함께 개봉한 '미쓰백'도 비슷하게 무대인사를 다녔습니다. '미쓰백'이라는 영화가 적은 예산으로 찍었음에도 굉장히 좋은 메시지와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우리 '암수살인'에 출연했던 권소현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도 알았기 때문에 더욱 응원하고 싶었어요. 사실 과거 한지민 씨와 미니시리즈에 함께 출연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앳된 얼굴의 배우었는데, 이렇게 멋지게 한 영화를 끌고가는 타이틀롤이 됐죠. 그렇기 때문에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김윤석은 지난 해 12월 개봉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1987', 그리고 한국 수사영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호평받은 '암수살인'(김태균 감독)까지, 올 한해 특별한 두 영화로 잊을 수 없는 한해를 보낸 김윤석. 그는 "올해 선보인 두 영화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사실 만들기 쉬운 영화가 어디 있겠냐만은, '1987'과 '암수살인'은 정말 쉽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1987'이 역사적 사실이 주는 메시지와 웰메이드 상업 영화로서 가지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가기 위해 고민했던 작품이라면 '암수살인'은 장르적인 수사극이라는 틀을 깬 의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전형적인 수사극이라는 장르에서 가장 중용한 동력은 '법인을 잡으려고 하는 것'인데, 이미 범인이 잡인 채 시작하는 '암수살인' 시나리오는 도전이었습니다. 액션이 없는. 정말 발로 머리로 수사하는 수사 과정과 한번도 한국 수사영화에서는 그려진 적 없는 경찰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제게도 또 한번의 도전이었죠. '암수살인'이 앞으로 나올 한국 수사극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김윤석은 청룡영화상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힘줘 말했다. 그는 "청룡영화상은 영화인들이 다 같이 모여 서로 고생했다 격려하고 함께 응원하는 한해를 마무리 하는 축제 같은 행복한 자리다. 그런 소중한 자리에서 큰 상까지 받게 돼 뜻깊고 감사할 뿐이다"며 미소 지었다.

"청룡영화상은 영화인들의 한해를 마감해주는 최대의 축제입니다. 또한 후보에 오른 모든 배우들이 수상에 관계없이 서로 축하해주고 또 감사해하는 장을 마련해 주시는 것도 감사하죠.동료 배우인 김혜수 씨가 본인만이 가진 굉장한 아우리와 카리스마를 가지고 영화상의 품격을 보여주면서 계속 진행을 맡고 계신다는 것도 정말 보기 좋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이런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도 즐겁고 행복하게 영화를 만들고 함께 하도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

'제39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김윤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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