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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태원석을 만났다.
태원석은 '플레이어'로 바빠진 지금에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오히려 집에 있는 게 힘들었고 쉬는 게 어려웠다고. '플레이어'를 끝낸 소감을 묻자 태원석은 "솔직히 제대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믿기 싫은 건지 믿어지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언제든지 촬영장에 가야 할 거 같고, 형들(송승헌, 이시언)과 수정 씨가 보고 싶다고 느껴질 때, 그런 생각도 들더라. 처음엔 이런 긴 호흡을 처음 해보고 큰 롤도 처음 맡아서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아마 '플레이어'는 죽을 때까지 못 잊을 작품"이라고 말했다.
시청률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플레이어'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5.8%를 기록하며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태원석은 "저는 시청률에 대한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개념 자체가 없기도 했고, 제가 시청률을 신경 쓸 정도의 배우도, 그럴 때도 아니었기도 하다. 많이 사랑 받았다고도 해주시고 알아봐주시니 '많이 사랑받았구나'를 느낀다. 앞으로 저도 배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시청률이 좋으니 촬영장의 기분도 좋더라. 그러나 저는 어떤 작품이든 항상 즐겁게 열심히 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잘 나왔다고 해서 감사했다. 저로서는 그냥 다 좋았다"고 말했다.
합격소식을 들은 뒤에는 35kg을 찌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 태원석 본인의 선택이었고 노력이었다. 태원석은 "저도 솔직히 될줄 몰랐다. 합격이 되고 나서 기쁨과 동시에 불안감이 오더라.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이 커졌다. 그래도 저를 믿어준 감독님께 신뢰와 믿음을 드리고 싶어서 죽을 만큼 먹었고 죽을 만큼 운동했다. 그랬더니 한 달 뒤에 35kg을 증량했더라. 닭가슴살 쉐이크를 매일 1.2kg씩 마시고 항상 식도염에 시달렸다. 음식을 계속해서 집어넣었다. 누가 뭘 먹기만 해도 바로 같이 먹었다. 운동도 정말 많이 했고, 웨이트도 무겁고 강하게 했다. 그러니 진짜 몸이 성장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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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석에게 8년은 일명 '득도의 시간'이었다. 무엇을 묻든 상상 그 이상의 경지에 오른 답변이 들려온 무명시절이었다. 태원석은 "8년이라는 시간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 그러나 저에겐 절대 짧게 느껴지지가 않더라. 단역을 하면서도 몇 년은 단역도 못하던 시절도 있었고, 그 시절에 불안한 생각, 조급함, 그리고 주변의 질타도 들려왔다. '언제까지 연기 하냐'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래도 제 안에 믿음이 생기더라. '무조건 된다'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그런 믿음이 생긴 것이 사실 제가 저를 안 믿으면 남들도 저를 안 믿으니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불안할 때였는데, 그때 박성웅 선배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너는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성장했다. 지금 생각하면 앞의 시간들은 아마 계속해서 소중한 시간들이 될 거 같다"고 회상했다.
그래서인지 '플레이어'는 태원석에게 고마운 작품, 행복한 작품이었다. 태원석은 "힘든 것도 하나도 없는 촬영장이었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도 네 다섯 달이 너무 좋았다. 인생에 있어서 처음으로 행복하고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그래서 너무 뜻 깊었고, 글ㄴ 기분과 생각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를 하는 시간도 행복했다. 누구 하나 차에 들어가서 쉬는 것 없이, 다같이 둘러 앉아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도 즐거웠다. 잠을 못 자더라도 느껴지는 행복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기 드라마 주연으로 활약했던 덕일까. 태원석은 드라마 초반 존재감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후에는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실감하는 중이다. 그는 "댓글을 찾아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기사를 보다가 스쳐보거나 '플레이어'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실시간 톡을 봤다. 저한테 질타도 좋은 글도 써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일단은 제 존재를 아신다는 것이 신기했고 행복했다. 처음엔 외적인 부분이나, '쟤는 뭔가 저기서 혼자 따로 노네, 케미가 안 산다'는 부분을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아마 제가 생소하기도 하셨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댓글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사라졌다. 초반에 제가 그런 부분들을 채우지 못했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댓글이 달리면 이제는 노력해서 채워드리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 감사한 피드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원석은 "아무래도 전에는 저라는 사람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았을 거다. 그런데 '플레이어'를 하고,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사인이나 악수요청도 해주시고 사진도 찍자고 해주셨다. 태원석이란 사람을 이렇게 알아주고 좋아해준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신기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사진을 찍어드리려고 노력했다. 몇 장의 사진을 찍었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다. 인생에 처음으로 누구에게 사진을 찍어줄 수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너무 좋았다. 저로 인해 기쁨을 느끼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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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석의 목표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 태원석은 "사람들에게 좋은 배우 태원석으로 불리고 싶다. 연기는 당연하고 여러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 사람으로서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귀감이 될 수 있는,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 꿈이다. 그것이 바로 태원석의 매력인 거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의 수련도 해야 하고, 항상 채찍질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플레이어'는 지난 11일 마지막까지 유쾌하고 통쾌한 응징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인 5.8%를 기록하고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이날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5.8% 최고 6.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OCN 타깃인 남녀 2549 시청률에서도 평균 4.6%, 최고 5.4%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은 달성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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