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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터키 3인방이 한국과 더욱 가까워졌다.
알파고는 친구들을 위해 터키 음식과 한식을 곁들인 한 상을 차렸다. 특히 친구들은 알파고의 아들 아룬을 보고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알파고는 아들을 데리고 나왔고, 미카일, 메르트, 지핫은 아룬을 안아 들고 '삼촌미소'를 지었다.
미카일과 지핫은 한국의 첫 인상에 대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좋은 곳 같다. 일상생활의 인프라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다"라며 서로 극찬하기 바빴다.
이어 터키 차와 함께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됐다. 알파고와 친구들은 한국의 기술력, 역사, 교육, 대기업 재산세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밤새 이야기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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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둘째 날 첫 여행지는 파주 출판단지다. 이는 감성 시인 지핫이 선택한 곳으로 "파주에는 도시와 관련된 책이 있고 책과 관련된 도시가 있어", "우리가 터키에서 보지 못한 시각적인 향연이 있어"라는 감각적인 말과 함께 파주 출판단지 방문에 대한 큰 기대감을 밝혔다.
파주 출판단지에 도착한 지핫은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였다. 터키는 한국 보다 인쇄술 발달이 늦다. 이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출판 문화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핫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시집을 찾아 본격적인 탐구에 돌입했다. 시집의 표지디자인부터 책의 두께, 종이의 재질, 디자인, 심지어 냄새까지 맡으며 꼼꼼하게 살폈다. 지핫은 "책 재료가 진짜 좋아", "내 책의 표지 디자인을 작업 중인데 이거를 참고할 거야"라고 말하며 사진, 동영상 등을 남기며 한국 책의 우수성을 인정했다. 캐릭터가 분명한 친구들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시집, 요리책, 스타크래프트 책을 구매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활판 인쇄 체험까지 즐긴 지핫은 "가장 흥미로운 건 하이델베르크를 본 것이다", "여기온 걸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많은 영감을 받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터키 3인방은 설레는 마음으로 상암 월드컵 경기장 투어에 나섰다. "2002년 월드컵 때 터키가 3위를 했고 한국과의 경기를 추억하며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가고 싶어요"라고 말해 월드컵 경기장 방문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단순히 경기장 외관만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내부까지 자세하게 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특히 메르트는 FC서울 감독을 지낸 터키 감독, 안정환 선수의 월드컵 일화 등을 이야기하며 남다른 축구 지식을 대방출했다.
관중석부터 선수 대기실, 감독실 등 경기장의 내부를 샅샅이 관람한 친구들은 "나 축구장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어", "여긴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곳이야", "우리 지금 엄청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 같아"라고 말해 월드컵 경기장 투어에 대만족했다.
이어 폭우를 뚫고 한우 고기집에 도착했다. 막걸리를 맛 본 친구들은 "터키의 크므즈와 비슷하다"라고 감탄했다. 또한 한우를 입안으로 넣은 미카일은 "내 입에서 고기가 뛰어놀고 있다"라고 극찬하며 갈빗대를 손으로 잡고 뜯었다.
한편 식사를 하고 나오던 '사극덕후' 미카일은 가게 주인에게 젓가락을 들고 비녀 꽂기에 대해 물었다. 이에 사장님은 직접 미카일의 머리를 비녀 스타일로 꽂아줬고, 마음에 쏙 든 그는 "감축드리옵니다"라고 인사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숙소로 돌아온 지핫은 막걸리와 함께 한국 여행 일기를 써내려갔다.
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