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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최유화를 만났다.
지난 2010년 KBS드라마스페셜 '위대한 계춘빈'으로 데뷔한 최유화는 MBC '마이프린세스'(2011)의 김태희 친구 강선아 역, 여기에 SBS '부탁해요 캡틴'(2012)의 정사랑 역을 맡아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이후 영화 활동에 집중하며 '쎄씨봉'(2015), '비밀은 없다'(2016), '최악의 하루'(2016), '밀정'(2016) 등에서 활약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2018년에는 세 개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KBS2 '슈츠'를 시작으로 OCN '미스트리스', 그리고 JTBC '라이프'까지 마쳤다.
최유화는 처음부터 '라이프', 그리고 그 속의 인물인 최서현에 끌렸단다. 최서현은 오디션 당시 대본에도 등장하지 않던 인물이었지만 시놉시스에 설명된 인물소개 몇 줄 만으로도 최유화의 마음을 끌었다고. 최유화는 "오디션을 보고 가장 늦게 결과를 받은 사람이었다. 최서현은 사실 중요한 배역이었는데, 저는 그렇게 중요한 배역인줄도 모르고 욕심을 냈었다. 동물적으로 알았나 보다. 하하. 오디션에서 최서현이 하고싶다고 강력하게 얘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유화는 "이미지도 그랬고, 뭔가 성격에 케이크를 건넨다든가 하는 모습이 담긴 것처럼 배려하는 캐릭터더라. 저도 오디션을 보거나 할 때 상대가 배고플 거 같으면 신경이 쓰이더라. 그런 부분에서 배려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러브라인이 있는 것도 신기하더라. 그런 부분도 이수연 작가님이기에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다. 보통은 주연끼리 러브라인이 있는 건데, 저 같은 경우에는 예진우가 먼저 반하고 그런 러브라인이 생기게 되는 것이 지금까지 드라마의 틀을 깬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수연 작가님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최유화는 '비밀의 숲'을 통해 이수연 작가의 완전한 팬이 됐다고. 그는 "'비밀의 숲'을 보고 완전 팬이 된 케이스다. 오글거리지도 않았고 모든 캐릭터들에 정당성이 부여된 게 보였다. 주연에게만 정당성이 있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웰메이드 느낌이더라. 그래서 작가님과 꼭 작업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전 제가 고른 작품에 대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서현에게 주어진 숙제는 예진우와의 러브라인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 최유화는 "대본에 충실해서 러브라인을 그렸다. (이)동욱 오빠도 대본에 충실한 타입이었다. 작가님이 써주신 그대로를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 설레는 포인트를 주려고도 했고, 초반엔 여자로서의 어필이 아니라 직업으로서 다가가는 건강한 웃음과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오해의 소지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최유화는 이어 "진우와 서현이 연애 감정이 아니라 일로 만난 사이였기 때문에 취재원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하는 마음도 느껴졌고, 그렇기 때문에 진도도 느리게 나갔다. 두 사람이 나중엔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거 같다"며 "성향이 비슷해서 앞으로도 잘 될 것 같다. 둘 다 전문직에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성격에 용기도 있고 이해도도 있다. 그래서 말도 잘 통하니 끌릴 수 밖에 없고 앞으로도 만날 수 밖에 없는 조합이다"고 러브라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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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연기했던 이동욱은 최유화에게 도움을 주는 선배였다고. 최유화는 "연기적으로도 많이 도와줬고, 상황적으로도 환경을 만들어줬다. (원)진아에게는 장난을 많이 쳤다는데 오히려 저한테는 말 없이 젤리를 주고 가거나 일부러 무뚝뚝하게 대했다. 만약 친구 역할로 만났다면 장난도 쳤겠지만, 저희는 극중 일로 만난 사이였기에 처음 촬영할 때는 분위기를 그렇게 가져갔던 거 같다. 이동욱 오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시작했는데, 예진우로 더 많이 겪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 역할을 소화하면서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는 그다. 최유화는 "많이 어렵더라. 살면서 처음 발음해보는 것들도 너무 많았다. 의료기록도 있었고 의학용어들이 발음이 다 어려웠다. 의사들에게 취재를 가는 친구인데 처음 발음하는 느낌이 나면 안되니 많이 노력했다. 제가 늦게 투입이 돼서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짧은 기간에 수소문해서 전직, 현직 앵커분들을 만나고 사회부와 정치부 기자들도 만나봤다.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했다. 사실 다른 드라마들은 교육을 받고 시작할 수 있는 게 많다는데 저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더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시간이 많다고 늘 많이 준비할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제가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이 주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척'하는 연기가 싫다는 최유화는 "'척'하는 게 싫고 모르고 하는 연기가 싫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촬영 현장에서 적응할 수 있게 도운 이는 조승우였다고. 그는 "첫 회식 때 (조)승우 오빠가 많이 도와줬다. 제가 늦게 투입됐다는 사실을 아셔서 그랬는지 배려도 해주시고 먼저 말도 시켜주시더라. 영화 현장을 많이 다니셨던 분이라 영화쪽 얘기를 하면서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감독님, 배우들 얘기를 나누면서 친해졌고 제가 드라마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칭찬했다.
'라이프'는 지난 11일 5.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에 해당하는 바. 상국대학병원 의료진과 화정그룹의 갈등은 상국대학병원의 의료진이 영리화를 막아내며 마무리됐고, 사장이던 구승효(조승우)가 해고됐으며 새로운 사장인 조남정(이준혁)이 취임하며 열린 결말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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