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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김비서'→'강남미인', 웹툰원작 ♥드라마 성공법칙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9-02 16:1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웹툰 원작 로맨스물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이어 JTBC 금토극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까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박서준 신드롬'을 불러왔던 바 있다. 그 기운을 이어받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또한 지난 1일 방송이 5.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거침 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드라마들이 시청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웹찢남녀'…싱크로율 적중

웹툰 원작 드라마는 시청자는 물론 기존의 웹툰 팬들까지 설득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게 웹툰 속 주인공과 주연 배우 간의 싱크로율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이 싱크로율 면에서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경우 박민영을 필두로 실제 웹툰 속 주인공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도 마찬가지. 제작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네티즌들의 가상 캐스팅 1위로 거론됐던 임수향이 여주인공으로 나섰고 '얼굴천재' 차은우가 남자주인공으로 발탁돼 완벽한 싱크로율을 뽐냈다. 이와 함께 조우리 박주미 등 웹툰 속 캐릭터의 실사화를 가능하게 하는 막강 비주얼의 배우들이 차례로 합류하며 드라마는 웹툰 팬들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을 갖게 됐다.



웹툰 한계 넘는 배우들의 열연

웹툰의 한계를 넘는 배우들의 열연도 큰 몫을 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경우 방송 전까지만 해도 싱크로율 논란이 일었던 박서준의 열연에 안티팬들까지 설득당하며 신드롬을 불러올 수 있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도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며 시청자의 구미를 자극한다. 임수향은 외모 트라우마에 갇힌 스무살 미래 캐릭터에 그대로 몰입해 완벽한 감정 연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자체적 아웃사이더에서 직진 사랑꾼으로 변신한 차은우의 반전은 시청자의 설렘지수를 높이는 요소다. 곽동연은 돌직구였던 원작 캐릭터를 배려의 아이콘으로 재해석, '서브병'을 유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캐릭터에 몰입한 세 배우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면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탄력을 받고 있다. 풋풋한 캠퍼스 라이프로 향수와 설렘을 유발하는 한편, 임수향이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여성팬들의 판타지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맛깔진 각색


사실 웹툰을 드라마화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웹툰의 만화적 요소와 에피소드형 구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맛과 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탁월한 선택과 집중으로 극적 효과를 높였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툰 특유의 병맛미를 바탕으로 남녀주인공의 판타지 로맨스를 강화하고, 대신 비서실 식구들의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사실적이면서도 로맨틱한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도 마찬가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는 조각미남 차은우와 세상 다정하고 따뜻한 곽동연이 로맨스의 양 축을 담당하며 캠퍼스 판타지를 제대로 공략하는 한편, 외모 콤플렉스를 넘어 조금씩 자존감을 회복하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미래의 이야기를 통해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현실감을 더한다. 외모 트라우마를 이겨내고자 성형까지 감행한 미래가 성형 때문에 또다시 상처받는 일련의 과정은 현실 세계에 팽배한 외모지상주의의 폐혜를 담담하게 담아내며 시청자에게 한번 더 내면의 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조향사의 꿈을 위해 일어나고, 차은우와 곽동연의 보살핌 속에 상처를 치유하는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며 잔잔한 힐링과 위로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각색은 웹툰 본연의 컬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스피디하지만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싫어하는, 최근 시청자 트렌드를 정확히 공략하며 드라마의 퀄리티를 높인다.

이렇게 영리한 선택과 집중으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이어 웹툰 원작 드라마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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