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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성민(50)이 "북한 고위직과 완벽한 싱크로율로 '프린스'라는 애칭을 받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작'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당시였던 1997년 12월,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인 흑금성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남북 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장감으로 치달았을 때,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로 불렸던 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 시의적절한 메시지와 빈틈없는 호연으로 스토리를 아우른 '공작'.
특히 이성민은 '흑금성' 박석영(황정민)의 카운터파트인 북 최고위층 인사 리명운으로 변신해 시선을 끈다. 냉철한 판단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채 무엇이 조국을 위한 길인지 깊이 고민하는 인물 리명운을 완벽히 소화한 이성민. 강인한 신념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선보이며 '공작'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리명운과 완벽한 싱크로율에 대해 "특수분장을 한 게 아니라 실제 내 이마다. 넓은 이마를 표현하기 위해 면도를 한 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이마가 유독 넓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비주얼은 굉장히 의도대로 했다.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윤종빈 감독과 그들의 스태프들이 가진 접근 방식은 명확했다. 외모로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재주가 있다. 그 지점에서 '군도: 민란의 시대'(14, 윤종빈 감독) 때도 그렇고 '공작'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중국 촬영을 대만에서 찍었는데 그때 제작진이 나의 옷 핏과 외모를 보고 '대만 프린스'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웃었다.
이어 "우리 현장의 북한 싱크로율은 정말 대단했다. 미술 장치 때문에 신고가 들어와 촬영허가를 못 받기도 했다. 강원도에서 세트를 지어 촬영했는데 당시 보조출연자 300명이 내가 등장하면 일사분란하게 갈라지는 장면이었다. 촬영하러 가는데 입구를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다. 리허설 때문에 보조출연자가 연습하고 있었는데 '뭐지?' 싶을 정도로 완벽했다. 마치 북한에 온 기분이었다. 계속 감탄했다. 북한 사투리를 가르쳐준 선생님은 현장을 보고 욕을 하더라. 당시 북한이 생각나 욕을 하셨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똑같았다고 했다. 300여명의 배우들이 점심 시간에 밥차 앞에서 밥을 기다렸는데 그때 너무 놀라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진만 보면 정말 북한이었다. 강원도 일대 주민들에게 배우들을 보고 신고하지 말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고 곱씹었다.
한편,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에 초청돼 전 세계 관객에게 선 공개된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가세했고 '군도: 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비스티 보이즈'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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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 제작보고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