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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배우 나한일·정은숙 부부가 결혼식 후 근황을 전했다.
나한일은 결혼식을 올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미 혼인신고도 끝났고 교도소에서 결혼식도 올려서 사실 필요는 없었는데, 전처와 이혼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치렀어요. 방송활동을 할지 안 할지는 모르지만, 아직 우리가 부부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정은숙 역시 "흔치 않은 만남이니까 축하해주시고 잘살기를 기도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이젠 남들 앞에 같이 가도 떳떳하고 홀가분해서 좋아요. 떳떳하지 않을 것도 없는데 괜히 혼자 찔리는 기분이 들고 그랬거든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당시 나한일과 정은숙은 비공개로 연애했다. 교제 기간 4년 중 3년은 동거 생활을 했다. 정은숙은 나한일 어머니 환갑잔치에 참석을 할 만큼 그의 가족과 같하게 지냈다. 나한일의 집에서는 정은숙을 '막내며느리'로 불렀다.
나한일은 "나쁜 놈입니다,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한 여인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게 맞아요. 부끄러운 말이지만 그때 제 아이까지 임신했었어요. 제 주장으로 낳진 않았지만 그만큼 진지하게 만난 사이였고, 그래서 더 평생 잊지 못하고 죄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여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큰 상처였겠어요"라고 과거의 행동을 반성했다.
교소도에서 40년 만에 재회한 부부는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된 만남인지라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할 추억이 많다고 한다.
그중 옥중에서 혼인 신고를 하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1년에 한 번, 교도소에 가족이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제도가 있어요. 그 시간을 보내려면 혼인신고를 해야 했어요. 4월 7일에 혼인신고를 하고 교도소 면회를 신청했죠. 교도소 담장 안에 예쁜 주택이 있는데, 거기서 2박 3일간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신혼 첫날밤을 교도소에서 보낸 사람은 우리밖에 없겠죠?" 주택은 탈옥 우려가 있어 밖에서 문을 잠그는 시스템인데, 그럼에도 두 사람은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둘이서만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고 한다.
두 사람은 2년차 신혼부부다. 남들과 다르게 시작한 결혼생활이지만 신혼 풍경은 여느 부부들과 비슷하다. 청소와 설거지, 빨래로 서로 잔소리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고 했다.
"각자 살아온 습관이 있으니까 부딪히기도 하죠. 아직 못 고친 부분도 있고요. 앞으로 남은 세월이 있으니까 심심하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 사람도 저도 이제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아요. 마음 편안한 게 우선이죠. 앞으로 둘이 같이 좋은 일하고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도록 아름답게 늙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나한일은 "40년 전에 결혼해서 살았으면 그사이 헤어졌을지 잘살았을지 모르잖아요. 기쁘게 살아가고 싶어요. 저는 이 사람 만나서 좋아요. 두 어머니가 이어주신 것 같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후회하지 않을 사랑을 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30년 후에 또 "후회합니다"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따뜻하고 짠한 표정으로 나한일을 바라보던 정은숙이 "가여운 남자예요"라면서 손을 잡았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