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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985년 영화 '왜 불러'로 데뷔한 김승환은 이후 드라마 '걸어서 하늘까지', '애인' 등 많은 작품을 소화하며 90년대 청춘 스타로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2007년 김승환의 결혼식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당시 마흔넷 노총각이 17살이나 어린 스물일곱의 신부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장암을 극복한 직후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먼저 프러포즈를 한 것은 김승환이 아닌, 아내 이지연 씨(현재 38세)였다. 암 투병 이후 심신을 추스르기 바빴던 김승환은 스스로 상처받을까 두려워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버렸지만, 김승환이 한 발짝 달아나면 두 발짝 따라붙는 지연 씨였다. 녹록치 않은 결혼생활에도 지연 씨는 만삭의 몸을 이끌고 남편 몰래 옷을 팔며 생활비를 충당하며 긴 시간들을 이겨냈다.
- 50대 중반의 가장 김승환, '살아남아야 한다'
어느덧 쉰다섯의 나이가 된 중년의 김승환은 아직 어리기만 한 아이들과 젊은 아내, 여든을 바라보며 홀로 사시는 어머니 생각으로 잠을 못 이룬다. 나이 많은 아빠를 혹여나 부끄러워 할까봐 아이들에겐 나이도 숨겼다. 젊은 아빠로 보이기 위해 아이들 학교에 갈 때면 더 꽃단장을 하고,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그에게 가장 큰 숙제는 50대 배우로서 살아남는 일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가 맡을 수 있는 배역은 줄어들고 심지어 캐스팅 연락조차 오질 않는다.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해보고자 새로 찍은 프로필 사진을 들고 한 영화사를 찾았지만 예상치 못한 냉담한 반응만 얻게 된다.
칠전팔기,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는 배우 김승환의 생존분투기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오늘(3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